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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누이 교회이야기

[왕가누이 교회이야기] (10)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 

by ChrisLIM posted Nov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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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누이 교회 이야기 (10)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어느덧 이 칼럼의 마지막 글을 쓰게 되었다. 지난 아홉 번의 글을 통해 지난 5년간 왕가누이에서의 목회 여정 가운데 경험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함께 나눌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이번 마지막 글에서는 한 가지 개인적인 간증과 함께 앞으로 우리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나누고자 한다.

 

 지난 11월 16일 주일 오전, 연합예배 후에 공동의회가 열렸다. 주요 안건은 필자를 교회의 위임목사로 부를 것인지에 대한 투표였다. 지난 2년간의 과정을 돌아보면 결과는 순조로울 것이라 예상했다. 이미 교회 합병이라는 큰 여정을 함께 해왔고 교회가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단 한 표의 반대라도 나온다면 그 상징적 의미를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물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충실히 섬기겠다는 마음이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조금의 긴장과 두려움이 공존했다.

 

motion.jpg

 

 예배가 끝나고 회의가 시작되었으며, 절차에 따라 투표가 진행됐다. 개표 후 약 10분 뒤, 결과가 발표되었다. 100% 찬성, 만장일치 통과. 그 순간, 성도님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밀려왔다. 그러나 이 결과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그날 아침 묵상한 말씀이 바로 예레미야 1장이었기 때문이다. 매일 묵상 일정에 따라 그날 본문이 예레미야서였고, 그 안에서 이 말씀이 주어졌다.

 

 예레미야 1:5–7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 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니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고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네게 무엇을 명령하든지 너는 말할지니라

 

 이 구절은 개인적으로 매우 특별한 본문이다. 2007년, 21살의 나이로 전도사 사역을 처음 시작할 때 한 친구를 통해 받은 말씀이기 때문이다. 그날의 상황이 아직도 생생하다. 주일예배 중 담임목사님께서 교회가 나를 전도사로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알리셨고, 나는 회중 앞에서 인사말을 했다. 당시 성도님들의 표정에는 기쁨과 염려가 섞여 있었다. 기쁨은 당연해보였고 염려는 의아하게 느껴졌다. "나를 못 믿나? 내가 전도사가 된게 반갑지 않은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당시에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 그분들의 나이가 되어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을 전도사로 세운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예배가 끝난 뒤, 동갑내기 친구가 축하카드를 건넸다. 그 안에는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너에게 주셨다”는 문구와 함께 적혀 있던 구절이 바로 예레미야 1:5–7이었다. 그 말씀은 성도들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에 당황해하고 있던 내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고, 이후 사역의 방향을 결정짓는 말씀으로 마음 깊이 새겨졌다. 그리고 이 말씀은 지금까지 목회자로서의 초심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18년이 지난 이 시점, 세인트앤드류스 장로교회의 위임목사로 부름을 받는 이 시점에서 하나님께서는 다시금 그 동일한 말씀으로 나를 부르신다.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라.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네게 무엇을 명령하든지 너는 말할지니라.” 18년 전의 나는 정말 어린아이였다. 지금은 나이도 들고 경험도 쌓였지만, 세인트앤드류스의 성도님들 앞에서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다. 성도들에 비해 나이도 어리고 언어도 완벽하지 않으며 경륜도 깊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아시고, 부르시고, 세우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전하는 일에 순종하고자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헐어야 할 것은 허시고, 세워야 할 것은 세우실 줄 믿는다.

 

 향후 2년 간 세인트앤드류스 교회는 다음과 같은 비전을 품고 나아가고자 한다. 2026년은 ‘예배의 해’로,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의 깊은 임재를 경험하는 예배 공동체로 세워질 것이다. 2027년은 교회가 위치한 아라모호 지역의 선교와 전도에 집중하려 한다. 이 지역에는 세인트앤드류스 장로교회가 유일하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추수의 밭이다. 예배를 통해 영적 연료를 공급받아, 복음의 현장으로 나아가려 한다.

 

 또한 우리 교회는 다민족(Multi-Ethnic), 다문화(Multi-Cultural) 교회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자 한다. 키위와 한인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모든 민족이 함께 모여 각기 다른 언어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서로의 문화로 풍성하게 연합하는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3년 후, 또다시 원처치를 통해 10편의 칼럼을 나눌 수 있을 만큼의 새로운 은혜와 기적으로 채워주시기를 기대한다.

 

 

끝.

 

 

원처치 칼럼은 저자의 주장이 담긴 글입니다. 정치적, 신학적 의도나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처치 저자 임경헌 목사

profile

임경헌 목사는 Laidlaw College(B.Min)와 장신대 신대원(M.Div)을 졸업했다. 오클랜드 온누리교회 및 금호중앙교회 등 부목사를 역임하고, 현재 왕가누이한인교회와 St Andrew's 장로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임경헌 목사는 사랑스런 아내의 남편이자, 네 자녀의 아빠이고, 뉴질랜드 1.5세대 목회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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