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침례교회

LIGHT CHURCH 개척

[LIGHT CHURCH 개척 9 ] 기름기 쫙 빠진 들판의 예수님과 함께

by IsraelPark posted Oct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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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CHURCH 개척

 

깨어진 항아리 사이로 비추는 그리스도의 빛

 

"덜어낼수록 선명해지는 복음 이야기"

 

하나님의 말씀중에는 평생을 살아내야 겨우 이해되는 말씀이 있다. 안다고 생각하며 설교까지 했던 과거의 나를 소환해 반성문을 쓰게 하고 싶을 정도이다. 사도의 고백, ‘약한 것들을 자랑하리니…(고후12:9)’는 말씀이 내게 그렇다. 


진짜 약함은 자랑할 수 없다. 단언컨데, 자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약함이 아니다. 살이 베이는 아픔, 숨을 멎게 만드는 무력감, 존재의 의미를 뒤흔들어놓는 절망, 무릎을 꺽어버리는 한숨 - 그것이 진짜 약함이다. 그런 약함은 입술을 깨물어도 새어 나오고, 밤을 삼켜도 사라지지 않는다.


사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육체의 가시’, 즉 약함을 없애달라고 그는 세번이나 애걸했었다. 믿음의 거인에게도 만만치 않았다는 이야기다. 입술을 깨물고 부득부득 어찌어찌 비명으로 견디기는 했겠지만, 수용은 커녕 제거만을 갈구했었던 그런 약함이었다. '그런데, 자랑이라니…' 사역을 방해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자아를 짓밟는 ‘약함’을 사도는 자랑했다는 것이다. '가능한 일인가? 그는 인간을 넘어선 반신(半神 Demigod)이 된 것일까? 감정 따위는 초월한 신화적 존재인가? '

 

아니었다. 그의 자랑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가 밝힌 자랑의 이유는 이것이다. 


고후 12:9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Therefore I will boast all the more gladly about my weaknesses, so that Christ's power may rest on me.)”


약함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즐거이 머무시는 임재의 현장이다. 성령께서 우둔한 자의 틀을 깨시고, 거듭 재촉하신다. 


너도 자랑하라. 나도 할 수 있다. 아니, 너는 반드시 자랑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 자랑하려고 한다. 언감생심 아직도 멀지만, 시간의 스펙트럼 모든 지점에 편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이끄심을 믿으며 미리 자랑한다. 

 


1. 사람이 적어서 오히려 좋다? - 한 몸으로 공명
 

개척교회엔 사람이 적다. 그래서, 우리는 예배를 ‘관람’할 수 없다. 뒷좌석에 숨어 영적 구경꾼이 될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예배에 ‘참여’한다. 관중이 아닌 예배자가 되게 하시는 거룩한 강제가 실행되는 것이다.  나의 목소리는 군중 속에 묻히지 않는다. 한 사람의 찬양은 온 회중의 찬양에 그 자리가 있고, 한 사람의 기도도 교회의 기도에 차분히 내려앉는다. 


또, 우리는 서로의 삶을 모른 척할 수 없다. 개척교회에 무관심한 타자의 자리는 없다. 그의 눈물은 속삭여도 심장을 울리고, 그의 기쁨은 소곤거려도 온 교회에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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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굽쇠 tunning fork 를 가까이 두면 웅 ~~ 하고 공명하듯, 우리 영혼의 진동수는 어느새 하나의 값으로 모아지는 곳, 그곳이 개척교회다. 이것이 바로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엡 4:25)의 살아 있는 현장이다. 


사람이 가까우면 예수님도 가까워진다. 그러므로, 이곳에선 멀리서 응원봉을 흔드는 예수님의 팬 fan이 되기 어렵다. 형제의 눈물과, 자매의 웃음속에서 우리는 ‘두 세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는 약속을 온 몸으로 맛본다. 


개척교회엔 사람이 적다. 그래서, 우리는 공명하며 한 몸이 된다. 그러다, 시나브로, 우리는 제자가 되어간다. 

 


2. 프로그램이 없어서 오히려 좋다 - 본질로 이긴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행 2:42)


화려한 행사도, 세련된 프로그램도, 맞춤형 교육부서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1세기 예루살렘 교회처럼 단순하게 신앙한다. 모여서 예배하고, 흩어져서 복음을 나누고, 삶의 자리에서 함께 기도한다. 
 

현대 교회는 종종 프로그램의 미로가 되지 않는가? A코스, B코스, 초급, 중급, 고급 과정... 어느새 신앙은 이수해야 할 과목이 되고, 때때로 예수님은 과정을 통과해야 만날 수 있는 저 너머로 밀려나기도 한다. 그러나 개척교회의 단순함은 종종 우리를 기가 막힌 곳으로 인도한다. 기름기 쫙 빠진(?) 들판의 에수님이다. 


팔레스타인의 흙먼지 길을 마다 않으시고,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막 10:14) 하시며 우리 자녀를 품에 안으시는 그분께로. 우리는 아이들의 소란한 울음 속에서도 예배하며, 완벽하지 않은 순서 가운데서도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다. 


본질은 더함에 있지 않고, 덜어냄에 있을 것이다. 복잡함을 벗어던진 자리에서, 우리는 "순전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향하는"(고후 11:3) 신앙의 원형을 되찾는다. 여기에 프로그램이 주는 짧은 흥분은 없지만, 영원을 바꾸는 말씀이 살아 움직임을 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참 좋다. 

 


3. 화려함이 없어서 오히려 좋다: 신령과 진정의 예배를 배운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


개척교회엔 눈을 사로잡는 조명도, 귀를 압도하는 사운드도 없다. 웅장한 음향도, 완벽한 하모니도,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연출도 없다. 물론, 멱살을 잡고 은혜받을때까지 끌고 가는 탁월한 인도자도 찾아보기 어렵다. 때로 반주는 실종되고, 마이크는 잡음을 내며, 누군가의 - 아니, 거의 모두의 - 음정이 흔들린다. 그러나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예배의 본질을 배운다.


이곳에 비평가의 자리는 없다. 팔짱을 끼고 예배의 품질을 평가하거나, 고상한 감상자로 남기는 어렵다. 이곳에서 우리는 부족한 악기와 갈라진 목소리 사이로 스며드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예배자가 된다. 우리는 서툰 손가락과 음정 틀린 찬양이 성령의 손길로 하나로 엮이는 순간, 기교가 사라진 자리에 은혜가 피어나고, 인간의 연출이 빠진 자리에 하나님의 영광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깊다. 부족하기에 진실하다. 세례 요한이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 고백했듯, 우리의 '없음'이 그리스도의 '모든 것 되심'을 증명한다.


개척교회의 예배는 그렇게 '신령과 진정'의 자리를 우리에게 가르친다.

 


4. 거리가 없어서 오히려 좋다: 오직 그리스도만 주인되신다.


멀리 앉아 카리스마 넘치는 ‘영적 거인’, 범접할 수 없는 신비의 오라로 옷 입은 목사는 여기에 없다. 개척교회에서 목사의 수염은 어린이의 장난감이고, 목사의 어깨는 올라타기 좋은 목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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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인가? 4K카메라가 모공의 잡티까지 드러내듯이 목사의 연약함은 은폐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의 찢어진 삶,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는 연약한 목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마주하는 곳이 개척교회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아닌 오직 그리스도만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사도는 말한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 4:7) 


모든 시선이 연약한 목회자를 넘어 살아계신 주님께로 향할 때, 그분의 능력이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자 힘이 되신다. '이 어찌 축복이 아닌가?' 

 


5. 안정감이 없어서 오히려 좋다: 날마다의 만나를 먹으니…


다음 달 월세를 걱정하고, 한 가정의 부재에 교회가 휘청인다. 거대한 조직의 안정감 대신, 매일 광야를 걷는 듯한 위기감이 우리를 감싼다. '그러나 바로 그 위기감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기도의 자리로, 의존의 자리로, 우리의 힘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손만 붙드는 훈련의 자리다. 


만나, 내일을 위해 저축할 수 없었던 하늘의 음식, 매일 아침 새로운 공급을 구해야 했던, 하나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공급자이심을 매일 아침 가르쳐주었던 신비를 여기 개척교회에서 배운다. 


"광야에서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네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함이 사람의 생명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신 8:3)


‘없음’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것 되심’을 증명하는 통로가 된다. 은행계좌가 아닌 하나님의 손을, 인간의 계획이 아닌 성령의 인도하심을, 우리의 능력이 아닌 그리스도의 능력을 의지하는 법을 날마다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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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는 작다. 그리고 없다. 사람도, 프로그램도, 화려함도, 안정감도 없다. 그러나,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가장 성경적인 교회의 모습이 될 수 있다. 초대교회가 그러했듯, 우리는 다락방에서 떨며 기도하고, 매일의 떡을 나누며, 결핍의 순간에도 기쁨으로 찬양하리라. 항아리가 깨져야 그 속의 불빛이 드러나듯, 우리의 깨어진 연약함이 그리스도의 빛을 환하게 비추리라 기대한다. 


이것이 우리의 약함이다. 이것이 우리의 자랑이다. 이것이 개척교회의 영광이다. 주께서 주시는 은혜로 더 많이 자랑하며 본질로 이겨내기를 소망한다. 주님, 이미 주신 은혜가 흘러 넘칩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후 12:9)

 

 

원처치 칼럼은 저자의 주장이 담긴 글입니다. 정치적, 신학적 의도나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처치 저자 박성훈 목사

profile

박성훈 목사는 CCC 간사로 사역하며 예배 사역자로 살다가, Bible College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었다. 2023년 LIGHT CHURCH를 개척하여 멋진 사람들과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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