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CHURCH 개척 8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LIGHT CHURCH 개척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LIGHT 교회의 자랑은, 복음이 되어 서로를 밝히는 사람들입니다"
오클랜드의 화요일 밤, 창문에 비친 노을이 마지막 숨결을 거두어갈 때, 온 몸에 차오르는 그리움을 느낀다. 떠오르는 것은 얼굴들이다. 떠났거나 곧 떠날 얼굴들, 아직도 의자 끝에 온기로 남아 있는 이름들. 어느 가수가 불렀던가? ‘아무 말도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이름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오는’ 그 이름들, 주께서 이곳 LIGHT의 몸으로 불러주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렸듯, 우리 교회는 자랑할 만한 건물도, 넘치는 숫자도, 다양한 프로그램도 없다. 그렇다고 초라하거나 부족한 교회는 결코 아니다. '오직 하나 부끄러운 것이 있다면, 목사인 내가 아닐까?' 오늘 나는 주저 없이 자랑한다. 우리 교회의 자랑은 ‘사람’이다. 살아 있는 복음이 서로를 비춰 주는 풍경, 그 사람들의 숨결과 땀, 기도와 눈물이다.
"이민교회에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 코끼리 이야기를 아시는가?"

“코끼리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소.” 그 말을 들은 여러 사람이 나와서 온갖 시도를 했지만, 코끼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한 신사가 나와 코끼리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을 때, 코끼리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 신사는 말했다. “내가 이민교회 개척 목사야.”
이어지는 이야기. “그렇다면, 코끼리의 두 발을 번쩍 들게 하는 사람에게 더 큰 상금을 주겠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그 신사가 다시 나왔고, 이번에는 또 코끼리 귀에 몇 마디를 하자, 코끼리는 더 크게 울며 두 발을 번쩍 들었다. 신사의 대답은 간단했다. “나랑 이민교회 개척 같이 할래?”라고 했지요.
이민교회, 그것도 개척교회의 성도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생각할 때마다 놀랍고 신비롭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 곳에 와서 함께 예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천하보다 귀한 사람들이다.
O 형제, ‘코람데오’라는 이름을 가진 마사지샵을 열었다.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믿음 없는 나는 걱정이 앞섰다. '장사가 잘되어야 할텐데...'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손님들에게 하나님을 대하듯이 정성을 다하고 싶어요. 그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서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코람데오’하고 있다. 손님들의 한결같은 증언처럼 형제의 손길은 단순히 근육을 풀어주는 것을 넘어,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는 예배이다. 그 손길은 신성한 노동이며 회복의 기도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그의 예배를 기쁨으로 받으시리라.
Y 어린이, 예배 시간엔 부끄럼 많은 미소년. 하지만 예배가 끝나면 마이크를 잡고, 내 손을 잡아 끌며, 내가 앉은 자리에 자신이 앉게 한다. 그리고 나를 향해 설교하고 찬양을 인도한다. 오직 한 명을 위한 예배, 얼마나 귀한가? 그 모습이 예쁘고 행복하다. 우리 LIGHT 교회의 귀여운 ‘아이돌’, 지금은 한국에 가 있는 Y가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두 아이의 엄마 J 자매는 복음을 가슴에 품고 걷는다. 그녀가 나타나면 얽히던 관계가 풀리고, 다툼의 공기가 가라앉으며 평화가 찾아온다. 그녀의 특별한 웃음은 방 안의 모든 불을 일시에 켜는 신비로운 힘이다. 존재 그 자체로 화해의 복음인 그녀, 그 사랑스러움은 살아있는 기적이다.
나무의 향기를 가진 H 형제. 예수님과 같은 직업을 가진 형제는 교회의 첫 돌을 함께 놓았던 개척 멤버이다. 코스타 집회의 한복판, 내게로 다가와 ‘함께 교회를 세우고 싶습니다.’ 형제의 담담한 한마디는, 광야를 앞둔 내 마음에 박힌 흔들리지 않는 확신의 못과 같았다.
그는 말보다 몸으로, 화려한 고백보단 정직한 땀으로, 묵직한 나무의 향기로 말하는 사람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는 공동체의 가장 깊은 곳으로 뿌리내리는 나무와 같았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삶으로 예배하며, 공동체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었다. 그 뿌리 깊은 나무가 이제 곧 결혼하여 다른 땅으로 옮겨 심긴다. 기둥 하나가 통째로 뽑혀나가는 이 마음을 어찌할까. 섭섭한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벌써 오클랜드가 텅 빈 것 같다.
지난 주일, 나무향이 흠뻑배인 교회 안내 팻말을 만들어 건네며, ‘오다 주웠다’는 무심한 표정 너머로, 그의 모든 땀과 기도의 온기가 느껴졌다. 그의 믿음이 그런 모양이었다. 그의 정직한 땀방울이 예배당을 세웠고, 그의 굳건한 믿음이 교회의 기둥이 되어주었다.
나는 믿는다. 그가 이제 출석하게 될 그 교회는 가장 튼튼하고 아름다운 나무 한 그루를 선물 받는 것이다. 그는 어디서든 푸른 숲을 이루어낼, 그런 복의 사람이다. 그는 또 그 곳에서 큰 복이 되리라.
닥터 김, 영혼을 향해 밤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퍼주고, 나누고, 섬기며, 새벽 별을 보며 길을 나선다. 나는 ‘목사’라는 직분으로 복음을 말하지만, 그는 ‘삶’으로 복음을 살아낸다. 그의 발걸음이 지나간 자리마다, 절망에 갇혔던 영혼들이 숨 쉴 공간을 얻는다. ‘선한 이웃’이라는 그의 클리닉 이름도 그의 성품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늘도 그는 또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고 있을 것이다.
주중에 갑자기 페이스톡 벨이 울린다. 화면에 비친 것은 초원의 다윗 같은 M 소년과 A 소녀. ‘목사님이 보고 싶어서’라는 그 한마디에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고, 봄날의 햇살이 가득히 퍼진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M 소년은 에너지가 넘치고, 볼 빵빵 A 소녀는 ‘복스러움의 결정체’. 무엇을 먹든 행복을 나누는 존재다. 멀리 있지만, 그들이 찾아오면 언제나 교회에 행복한 소리가 채워진다.
M과 K, 초원의 부부를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겸손은 그들의 모국어이고, 회개는 몸에 밴 향수와 같다. 자신을 과시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낮추고 주님을 높이며 살아간다. 낮은 자리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그들. 하나님은 그들의 어깨 위에 가장 큰 영광을 얹어 주고 계심을 믿는다.
'BTS의 진을 닮았다는, 혹은 정우성이었던가?' J 청년, 대문자 T, 이성으로 단단히 무장한 청년이다. ‘국제시장’을 보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수가???' 그가, 요즘 주님을 알아가고 섬기고 싶어 한다. 감정이 요동치는 대신, 진리를 향한 진지한 갈망은 맑은 호수처럼 깊다. 주일 아침 가장 먼저 예배 세팅을 돕는 J는 LIGHT 교회의 든든한 기둥이다. 그의 기타소리가 아름다운 것처럼 그의 섬김은 그 자체로 최고의 예배다.
호주 땅에도 우리의 사람이 있다. S 자매,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그녀.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 그녀는 나의 비공식 첫째 딸 같은 존재로, 거리는 사랑을 가로막지 않는다. 그녀가 떠나는 날, 뉴질랜드는 잠시 어두워졌다. 그 날 이후, 나는 호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
한국을 사랑하는 K 자매. 한국으로 떠난 LIGHT의 개척 멤버. 눈물 많고 사랑이 넘치는 그녀. 세븐틴을 좋아하는 그녀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학교 선생님이다. 그녀의 따뜻함 덕분에 교회는 Breakfast Club으로 학교와 지역 사회를 섬길 수 있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한국에서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으리라. '주말이면 여전히 응원봉을 흔들며 뛰고 있을까?' 돌아오라, K 자매. 뉴질랜드가 그대를 기다린다.
바람처럼 왔다가 해리포터의 나라로 꿈결처럼 떠난 R 자매, "예배하고 싶어서 왔어요"라며 심장으로 들어와 큰 울림을 남겼던 그녀는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명을 교회로 데려와 복음을 듣게 하고, 영혼을 살리려 마음을 다했다. 씩씩하고 따뜻한 그녀의 특유의 시크함으로 지금도 그 땅 어딘가에서 한 영혼을 구하고 있으리라. 그대여, 템즈강의 매력에 너무 깊이 빠지지 말아요. 언젠가 다시 돌아와 이 땅을 밝혀주오.
마지막으로, 나의 아내 J. '그녀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녀는 주방팀장과 행정팀장, 안내위원장과 여전도회의 심장이다. 셀그룹의 온기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 하지만 그 무엇보다 그녀는 치열한 예배자다. 늘 고맙고, 그래서 자주 미안하다. 내 부족함의 빈자리를 그녀가 채워주는 것이 마치 당연한 일처럼 느껴져서. 그녀는 나의 가장 큰 자랑이자,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하나님께서 그녀의 수고를 기억하시기를, 나는 날마다 기도하다.
지면이 부족하여, 그리고 이미 다른 교회에 귀한 지체가 된 분들이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아득하지만, 이만 줄이려 한다. 어디에 있든 그대들도 여전히 우리의 기도 가운데 있음을 기억해주시기를…
어느새 화요일의 밤이 깊어진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들 사이로 밤은 음습한 암흑이 아니라 목련의 향기처럼 깊어진다. 하나님, 이들을 제게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들이 저의 목회이며, 저의 자랑이며, 저의 상급입니다. 떠나는 이에게는 평안을, 남는 이에게는 위로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다시 만날 소망을 더해 주옵소서.
사랑이 거리를 이기고, 그리움이 신앙이 되는 밤.
오늘도 우리 교회의 자랑은 변함없이 사람입니다.
추신) 이 글을 노을의 고향, 서쪽을 살아가는 K목사에게 바칩니다. 그대 덕분에 쓸 수 있었소. 고맙소. 나의 멘토, 친구 :)
원처치 칼럼은 저자의 주장이 담긴 글입니다. 정치적, 신학적 의도나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처치 저자 박성훈 목사
박성훈 목사는 CCC 간사로 사역하며 예배 사역자로 살다가, Bible College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었다. 2023년 LIGHT CHURCH를 개척하여 멋진 사람들과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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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이 넘치는 교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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