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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누이 교회이야기

[왕가누이 교회이야기] (3) 눈물로 씨를 뿌리다

by ChrisLIM posted Apr 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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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빈센트 반 고흐, 씨 뿌리는 사람 (1850) 

 

 

왕가누이 교회이야기(3)

 

눈물로 씨를 뿌리다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 소산이 풍성하리라"

 

 

 

 

 “무슨 일이든 3년이 고비다”라는 말이 있다. 직장이든, 양육이든, 사랑이든… 어떤 일이든 3년은 견뎌보라는 말이다.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지난 3년간 정말 열심히 사역했다. 한국에서 배운 것들을 이곳 현지에 적용해보려 애썼다. 그 과정에서 하나 깨달은 사실이 있다. 지금까지 필자가 경험해온 사역 환경은 인력과 자원이 비교적 넉넉하게 공급되던 곳이었다는 점이다. 특히 온누리교회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인력은 충분했다. 헌신된 이들이 있었고, 설령 몇 명이 빠져도 티가 나지 않았다. 자원도 풍성했다. 의미 있는 사역을 시도하면 교회든 개인이든 기꺼이 지원해주었다. 그러나 소형교회의 현실은 사뭇 달랐다. 대부분의 성도들은 토요일까지 일하는 자영업자들이었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이민자들이었다. 경제관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한 모임들에 함께했다. 내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제자 양육이었다. 다양한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알고 있었고, 실제로 해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성경적인’ 양육 과정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제자들을 양육하신 방식에 근거해 10주 과정을 구성해 진행했다. 이후 구약과 신약을 1년 반에 걸쳐 공부했고, 교회사와 신학도 함께 다뤘다. 좋은 책을 중심으로 강의도 이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동력을 잃었다. 참여도는 떨어졌고, 나 역시 준비하는 마음이 느슨해졌다. 씨를 뿌리듯 열심히 해왔지만 기대만큼의 열매를 거두지 못하니 지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 가정도 있었고, 성도들 간의 어려움도 생겼다. 코로나 제한이 모두 해제된 이후에는 그 여파로 교회 재정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 감사하게도 올려주신 사례비는 1년 만에 자진 삭감했고, 복리비도 줄였다. 이런 현실들이 무겁게 다가오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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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mk.co.kr/news/culture/10037238

 

‘내가 여기에 있는 게 맞는 걸까?’ ‘너무 이른 나이에 담임목회를 시작한 건 아닐까?’ ‘이 교회에는 연세 많으신 원로목사님이 더 잘 어울리진 않을까?’ 이중직을 고민하기도 했고, 아예 잠시 목회를 쉬는 안식년도 생각했다. 그런 흔들림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새벽기도 덕분이었다.

 

 1편을 읽은 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내가 꿈꾸던 교회는 ‘새벽기도 없는 교회’였다. 과거 나는 새벽기도 신봉자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새벽기도를 좋아하고 강조했다. 새벽기도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들었고, 위로와 격려를 받았고, 오클랜드의 안정된 사역을 내려놓으라는 말씀도 그 시간에 들었다. 하지만 뉴질랜드로 돌아오기 직전 사역했던 교회에서 건강이 크게 무너졌었다. 새벽기도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 영향이 컸다. 집과 교회 간 거리가 멀어 매일 새벽 4시 15분에 일어나 출근해야 했고, 기도회를 마친 뒤에도 교회에 머무르며 밤 11시에야 귀가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병의 원인을 새벽기도에서 찾게 되었고, 심지어는 새벽기도를 시작한 믿음의 선조들을 원망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왕가누이한인교회에는 새벽기도가 없었다.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게 그렇게 달콤할 수 없었다.

그런데 부임 후 약 4개월이 지난 어느 날, 새벽 4시 50분에 눈이 번쩍 떠졌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깼고, 다시 잠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같은 시간에 눈이 떠졌다. 그제야 마음속 확신이 들었다. '아… 하나님께서 새벽기도를 다시 시작하라 하시는구나.' 기도하며 고민한 후 교회 운영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렸다. 상황을 설명하고 새벽기도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위원 중 한 분이 놀란 얼굴로 수첩을 보여주셨다. 그 수첩엔 오늘 회의 안건으로 ‘새벽기도 시작 요청’이 적혀 있었다. 그 순간, 이 일이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일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새벽기도 수첩.jpg

 

 

그 후, 적게는 두 명, 많게는 일곱 명이 모여 기도했다. 한동안은 한 키위 여성분도 동참했다. 그렇게 기도했지만 사역이 갑자기 쉬워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기도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오래전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렇게 새벽기도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나고, 4년째에 접어들 즈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 있다.

“너희가 그 땅에 들어가 각종 과목을 심거든 그 열매는 아직 할례 받지 못한 것으로 여기되 곧 삼 년 동안 너희는 그것을 할례 받지 못한 것으로 여겨 먹지 말 것이요 넷째 해에는 그 모든 과실이 거룩하니 여호와께 드려 찬송할 것이며 다섯째 해에는 그 열매를 먹을지니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 소산이 풍성하리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레 19:23-25)

 

 

 정말 놀랍게도, 넷째 해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건물을 함께 사용하는 키위교회에서 파트타임 사역을 겸하게 되었고, 헌금은 교회 창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교회 합병’이라는 비전도 주셨다. 2021년 5월부터 기도한 이래로 3년을 다 채운 후부터 전세가 역전됐고, 4년을 채운 후 다섯째 해인 올해 6월에 한인교회와 키위교회가 하나되는 합병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하나님의 시간, 하나님의 역사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주님 홀로 영광 받으소서.

 

 

다음 이야기: “새로운 사역, 새로운 환경… 키위교회는 진짜 다르네…”

 

 

 

 

원처치 칼럼은 저자의 주장이 담긴 글입니다. 정치적, 신학적 의도나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처치 저자 임경헌 목사

profile

임경헌 목사는 Laidlaw College(B.Min)와 장신대 신대원(M.Div)을 졸업했다. 오클랜드 온누리교회 및 금호중앙교회 등 부목사를 역임하고, 현재 왕가누이한인교회와 St Andrew's 장로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임경헌 목사는 사랑스런 아내의 남편이자, 네 자녀의 아빠이고, 뉴질랜드 1.5세대 목회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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