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그림)

 

교회와 신앙(9)

 

야! 이 할아버지 쒜끼야~

 

"나의 수많은 부끄러움과 허물들을 용서하신 하나님께 무한 신뢰와 감사를 드린다"

 

요즘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너무 떨어져서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유는 젊은 세대들이 아이 기르기가 돈이 많이 들고 힘들다 생각하여 출산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면 머지않아 국력이 쇠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한데 걱정이다.

 

우리들 시대에는 그 어려운 가난 속에서도 아이들을 몇 명씩 낳고 키웠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출산을 아예 기피하거나 아니면 낳아야 한 명, 많아야 두 명 정도이니 인구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활은 예전에 비하면 엄청 좋아졌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이 너무 이기적으로 변한 것이 더 큰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힘든 일을 피하고 싶은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꼭 해야 할 일을 힘들다고 피한다면 어떻게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겠는가?' 젊었을 때는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는 것이 목적이고 성공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고생했던 기억들, 그리고 그 자라나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 나아가 자녀들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며 훌륭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야말로 큰 보람이고 기쁨인 것을 나이가 들고 나니 자녀들을 잘 키우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목적이고 보람임을 깨닫게 됐다.

 

또한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아이들을 키울 때 아이들의 입장을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키운 것이 많이 후회스러워서 손자 손녀들을 키울 때에는 그 아이들 수준에서 키워보려고 제법 계획적으로 손자 손녀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생활해 보니, 세상에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을 수가 있나 싶고 또 손자 손녀들과 친해지니까 대화가 잘 되어서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어 좋고 또 자라나면서 손자 손녀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음이 너무도 행복하다.

 

그 행복 중 한가지, 손자 손녀들이 다섯 살 그리고 일곱 살 때부터 화투 놀이를 가르치고 함께 했는데 2년 3년이 지나자 놀이 실력이 우리 부부와 비슷해졌을 때, 어느 날 "야! 이 할아버지 쒜끼야!"라는 사건이 터졌다.

 

이날도 손자 손녀와 화투 놀이를 하는데 손자가 이기고 있는 순간에 내가 우연한 패로 판을 뒤집어 이기게 되니까 10살도 안 된 손자 녀석이 화를 참지 못하고 이 할아버지에게 욕을 한다는 것이 바로 "야! 이 할아버지 쒜끼야~"였던 것이었다.

 

당시에 손자 손녀는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기에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서 우리들이 지들에게 가끔씩 써온 "야! 이놈 새끼가~"하는 말의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단지 나쁜 말인 것을 알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예상치 못한 손자의 무례하기 그지없는 고함 소리에 순간 우리 부부는 배를 잡고 한참을 웃었다. 웃으면서 생각하기를 만약에 우리가 아들을 키울 때에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면, '아마 나는 순간적으로 아들의 뺨을 후려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실력과 가치관으로 자녀들을 키운 지난 날이 많이 많이 후회스러웠었기에 지금 아직 철없는 손자에게 듣는 이 황당한 표현이 이렇게 재미있음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아직 10살이 안 된 데다가 한국말도 제대로 모르는 녀석이 화가 나서 뱉어낸 "야! 이 할아버지 쒜끼야"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음은 할아버지의 특권이며 나에게 이런 손자 손녀가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 사건 후 불과 2, 3년이 지나면서 손자 손녀들이 철이 들고 나서는 손자는 자기가 욕한 "야! 이 할아버지 쒜끼야!"를 두고두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또 고마워하며 이 무례한 욕도 이해해 준 할아버지를 신뢰하며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도 이런 철없는 인생들의 투정과 반항들을 즐기며 기다리고 계실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지난 날의 "야! 이 할아버지 쒜끼야~"와 같은 나의 수많은 부끄러움과 허물들을 용서하신 하나님께 무한 신뢰와 감사를 드린다.

 

오클랜드 장로회연합회 4대 회장 장현중장로 (우리들교회)

 

 

원처치 칼럼은 육하원칙에 의거 사실 전달에 충실한 기사와는 달리, 저자 개인의 주장이 담긴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