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교회에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무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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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mit and forgive': Church's sickening message to abused wife
'복종하고 용서하라': 매 맞는 아내에 대한 한 교회의 대처
이 기사는 NZ Herald에 보도된 호주 news.com.au 기사 내용이다.
로라(Laura)는 20대 초반 때 뛰어난 드럼 연주 실력을 뽐내는, 키 크고 잘 생긴 유명 목사님 아들 데미언(Damien)을 만났다. 누구나 그녀를 부러워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당시 순진했던 로라는 성격 차이에서 벌어지는 약간의 충돌이라고만 생각하고 걱정하지 않았다.
기독교인 부부인 둘의 결혼식 직후부터 로라는 남편 데미언의 감정 변화가 눈에 띄게 심각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것에서조차 화를 냈어요. 청소기 소리, 식사 때 나는 포크, 나이프 소리도 견디지 못했습니다.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었어요. 그의 무서운 눈빛은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삶이 송두리째 바뀐 그 날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남편 데미언의 감정 기복은 폭력으로 발전했다.
“그 날이 기억나요. 그냥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데미언이 너무 시끄럽다며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어요. 너무 무서웠던 그의 얼굴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저는 겁이 나서 물러섰지만 남편이 와서 저를 때렸어요."
"너무 충격이 커서 멍하니 있었는데 다음날 남편은 미안하다면서 꽃다발을 보냈습니다. 가정 폭력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저는 그의 말을 믿어버렸어요.."
이것은 이후 20년 동안 로라에게 계속된 학대와 폭력의 시작이었다. 남편 데미언의 폭행, 협박, 감시, 벽 곳곳에 난 구멍은 끊이지 않았다.
로라는 교회에 여러 차례 도움을 청했지만 모두 묵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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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침묵
조사에 따르면 호주에서 부인을 폭행하는 남성 5명 중 1명은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교인으로 나타났다.
호주 퀸즐랜드 여성법률서비스의 변호사 레이첼 닐(Rachel Neil)은 로라와 같이 종교를 가진 배우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의뢰인들이 많다고 한다.
“종교 단체의 일원 또는 종교단체 지도자들이 집 안에서는 폭력을 휘두르면서 밖에서는 안정된 '좋은 남편'으로 가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꼭 종교를 믿는 사람만 그런 것은 아니며,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들에게서 보통 이러한 두 가지 얼굴 양상이 나타납니다."
이제는 50대에 접어든 로라는 목사인 시아버지와 교회의 묵살이 20년 동안 당한 가정 폭력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부모님이 오셔서 직접 아들의 분노를 보셨지만 절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어머니는 제게 여자가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을 가져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들며 저보고 목소리를 낮추라고 하셨어요."
"한 번은 교회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남편에게 복종해라, 그리고 용서하라'고 했습니다. 무서워서 그분 이름은 지금 밝힐 수 없어요."
어느 날 로라는 남편의 폭행을 피해 근처 기차역으로 뛰쳐나간 적이 있다. 그러나 기차 요금이 없어 교회에서 아는 부부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부부에게서 받은 것은 "기도" 뿐이었고 그들은 로라를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때 이미 남편 데미언은 아버지에게 연락한 상태였고, 시아버지는 로라에게 즉각 교회 상담을 받게 했다.
로라는 당시 시아버지의 말이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만약 다른 목사에게, 아니면 그 누구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 넌 끝이다"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어
이후로 몇 년간 로라는 점차 고립되고 우울해지기 시작했고 자살 충동도 느꼈다. 필사적으로 교회의 도움을 구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제 얘기를 모두 듣고 나면 사람들은 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결국 저한테 문제가 있다고 말해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로라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병원에서 깨어났고, 이때 역시 시아버지의 협박은 반복되었다.
"심지어 친정 식구들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냥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말하라고 시켰습니다."
"친정에서 사고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저는 울기밖에 할 수 없었어요. 제 삶은 슬픔과 고통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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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수년간 학대를 당하던 로라는 자신과 똑같은 고통을 겪은 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에이미(Amy) 역시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한 가정 폭력 피해자였었다.
에이미는 여러 차례 로라의 남편에 대항하며 로라를 도왔고, 결국 로라는 에이미 덕분에 용기를 내어 심리학자에게 연락했다. 그것은 그녀의 생명을 구했다.
6개월 동안 인지 행동 치료를 받으면서 온전한 자신으로 회복된 로라는 심리학자와 비밀리에 안전한 탈출 계획을 세웠다. 친구의 도움으로 로라는 남편 데미언이 일하는 동안 짐을 싸서 아이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도피했다.
다음 날, 로라는 친구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10페이지에 달하는 '1984~2003년 가정 폭력 고발장'을 접수했다.
"왜 매번 다시 집으로 돌아갔냐고 묻는 여자 경찰관의 말에 '교회에서 집에 돌아가 결혼 생활을 유지하라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더니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어요."
변호사 닐은 종교를 가진 배우자로부터 가정 폭력을 당하는 피해 여성들의 행동을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이혼하면 쫓겨나거나 외면당하는 특정 문화와 종교 때문에 가정을 떠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혼한 여성을 처형하는 문화권에서는 이혼을 두려워하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또한 종교에 관계없이, 만약 자신이 가정을 떠나면 배우자가 복수를 위해 아이들을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없이 관계를 유지합니다."
새 삶
로라는 몇 차례의 시도 끝에 결국 남편 데미언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가장 도움이 된 것은 가정 폭력의 본질을 이해하는 상담사였다고 한다.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하는 대신, 저를 가정 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에 소개해주었습니다. 학대를 정당화하는 대신, 제가 말한 내용들을 검증해주었습니다."
"가정 폭력에 대한 포괄적인 교육은 우리 지역 사회, 특히 학교와 교회에서 절실히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필요하며 이는 교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교회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음으로서 저는 수많은 어려운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종교 지도자들이 피해자들의 학대 사실을 숨기지 않도록 가정 폭력 및 정신 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라의 친구 에이미 역시 교회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폭력이 아니다. 용서하라'고 종용하기만 한 것에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로라와 에이미는 이후 좋은 교회를 만나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교회 내 가정 폭력에 대한 교육에 나서고 있다.
“가정 폭력은 신체적인 것뿐만이 아닙니다. 협박, 고립, 감정 통제, 비난, 정서적/영적/경제적 학대, 자녀를 권력 수단으로 삼기, 강압, 위협도 모두 가정 폭력에 해당합니다."
"가정 폭력에서 해방되기 위해 결단을 내리는데 저처럼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기간이 훨씬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힘든 시기에 든든한 힘이 되어 준 친정 식구들과 친구들에게 영원히 빚진 사람입니다."
뉴질랜드에서 가정 폭력 피해자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
• Lifeline: 0800 543 354 (24시간)
• Suicide Crisis Helpline: 0508 828 865 (0508 TAUTOKO) (24시간)
• Youthline: 0800 376 633
• Kidsline: 0800 543 754 (24시간)
• Whatsup: 0800 942 8787 (오후 1시~밤 11시)
• Depression helpline: 0800 111 757 (24시간)
• Rainbow Youth: (09) 376 4155
• Samaritans 0800 726 666
• 응급 상황에는 전화 111번으로 신고하세요.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NZ Herald
https://www.nzherald.co.nz/lifestyle/news/article.cfm?c_id=6&objectid=12268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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