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지 않은 다음세대…아이들을 위한 나라 어디에

물질적 풍요 속 '마음의 빈곤'
"모든 어린이는 차별 없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닌다."
1957년 제정된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은 어린이를 보호의 대상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선언했다. 그 선언이 현실에서도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 아동의 삶의 질이 국제 비교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특히 정신건강 지표는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韓 아동 행복도 여전히 하위권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산하 이노첸티연구소가 발표한 '예측 불가능한 세계, 아동의 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종합 복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36개국 중 27위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21위)보다 하락한 수치다. 특히 정신건강 분야는 34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내 지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통계연구원의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물질적 환경은 개선된 반면, 정서적 만족도와 정신건강 지표는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청소년 스트레스 인지율은 2023년 37.3%에서 2024년 42.3%로 상승했고, 범불안장애 경험률도 12.6%에서 14.1%로 증가했다. 특히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9.9%로 남학생(35.2%)보다 높았다. 또래폭력 피해 경험과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김진 국가통계연구원장은 "주거·안전 등 물질적 조건은 나아졌지만 정신건강과 또래 관계 등 삶의 질은 여전히 낮다"며 "아동·청소년기의 경험은 이후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학교급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사진출처=교육부)
이 같은 배경에는 경쟁 중심의 교육 환경이 지목된다.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초·중·고 사교육 참여율은 80.0%에 달했다. 특히 초등학생 참여율이 가장 높았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11.1% 증가했다.
과도한 학습 부담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누적은 정서 불안으로 이어지고, 식생활 불균형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과 질환으로 입원한 19세 미만 환자는 지난해 2,126명으로 4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7~12세 연령대에서 항우울제와 항정신병 약물 처방 증가가 두드러졌다.
정지윤 큰사랑심리상담센터 대표원장은 "경쟁 중심의 교육 구조와 부족한 휴식 시간은 아이들의 행복을 앗아가고 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잘해야 인정받는다'는 압박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인식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노키즈존' 확산과 '주린이' 등 표현의 일상화는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반영한다.
교회, 경쟁 아닌 품는 공간돼야
이런 가운데 교회 공동체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이들을 평가의 대상이 아닌 존엄한 존재로 바라보고, 관계 속에서 수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교회 현장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영유아부터 청년부까지 연령별로 체계화된 신앙 교육 과정을 운영하며 공동체 중심의 양육에 힘쓰고 있다.
오륜교회 역시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를 통해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신앙을 형성하도록 돕고 있다.
각 교단 교육국들도 생애주기에 맞춰 아동과 부모를 세우는 교육을 개발 중이다.
정 원장은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며 "존재 자체로 환영받는 경험이 자존감 회복과 건강한 성장의 기반이 된다. 교회 주일학교와 공동체가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출처: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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