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1등급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교회가 폐쇄 결정되었다. ©123RF
웰링턴의 랜드마크인 세인트 제라드 카톨릭 교회(St Gerard's Church)가 내진 보강 공사에 필요한 자금 마련 실패로 다음 달 문을 닫게 되었다.
웰링턴 오리엔탈 퍼레이드(Oriental Parade) 해안가에 자리한 교회와 수도원은 뉴질랜드 1등급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건물이다.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이후 생긴 법에 따라 지진에 취약한 건물로 분류되면 내진 보강 공사가 실시되어야 하는데 교회 소유주가 결국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폐쇄가 결정되었다.
내진 보강 공사 비용은 천만 달러로 예상되었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차례의 시도가 있었으나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세인트 제라드 교회는 1908년에 구세주 수도회(Redemptorists, 카톨릭 구속주회) 교회로 지어졌으며 1932년에 수도원이 추가 건립되었다.
이후 1990년대에 카톨릭세계복음화선교회(ICPE) 뉴질랜드 지부가 교회를 인수했다.
그동안 교회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미사가 진행되었고, ICPE 선교회는 수련회, 세미나, 주말 청년 모임, 선교회 등을 열어왔다.
5월 말 성령 강림절에 웰링턴 카톨릭 대주교 존 듀(John Dew) 추기경이 이 교회에서의 마지막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세인트 제라드 교회의 미사 모습 ©ICPE
이 교회가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세인트 제라드 교회는 거대한 수도원과 어우러진 해안 절벽의 교회로서 절묘한 풍경 때문에 웰링턴의 유명한 상징물로 자리 잡고 있다.
뉴질랜드 1등급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인트 제라드 교회 ©123RF
20세기 중반에 공식 라디오 방송(National Radio)에서 미사가 생중계되기 시작하면서 교회의 성가대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무려 37년 동안 미사가 라디오에 생중계되었다.
또한 "제라르도 마젤라 성인에게 헌납된 세계 최초의 교회"로서 카톨릭계에서는 국제적인 중요성도 지니고 있다.
웰링턴의 유명 건축가인 존 시드니 스원(John Sydney Swan)이 설계한 건물로서 건축학적 가치도 높다.
웰링턴 유적 보호위원회는 이 교회의 폐쇄가 주민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건물들이 보강 공사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모든 시민들이 모금 활동과 정부 기관인 문화유산부에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도울 책임이 있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1등급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인트 제라드 교회 ©123RF
한편, 한 웰링턴 시의원은 현재 주택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 교회를 주거 시설로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아이오나 패넷(Iona Pannett) 의원은 시의회가 교회를 구매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주택에 적합한 보강 공사를 마친 후 주거 시설로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패넷은 현재의 심각한 주택난을 감안할 때 지금 가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문화유산을 철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보강 공사를 할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