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종교 시설 학대 피해자 25만 명' 충격... 뉴질랜드 진상 조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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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아동 학대 과거사 진상 조사(Royal Commission into Abuse in Care)를 잠정적으로 마쳤다. 지금까지 정부 시설, 종교 시설, 교회 운영 시설 등에서 벌어진 아동 학대 사태를 밝혀내 뉴질랜드의 어두운 과거사를 정리하고 미래의 새 출발을 위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당초 정부 시설(공립 학교)에 초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앞서 호주의 카톨릭 교회 학교 등에서 피해가 밝혀지면서 종교 기관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호주에서는 2년 전 진상 조사를 통해 성폭행 피해 아동 다수가 종교 기관에서 피해를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뉴질랜드도 진상 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위원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지금은 성인이 된 수많은 피해자들이 조사 위원회 공청회에서 피해를 증언했고, 각 피해자들의 끔찍하고 구체적인 진술을 들었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른 잠정 보고서를 오늘 발표했다.
잠정 조사 보고서 내용
1950년부터 2019년까지 뉴질랜드 공립 기관 및 종교 기관 운영 시설에서 보호를 받은 아동, 청소년, 성인 장애인의 최대 40%가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에 시설 보호를 받은 이들은 총 655,000명이며, 이중 40%가 학대를 받은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54,000명은 사회 복지 시설에, 254,000명은 교회(성당 포함) 운영 시설에 보호되어 있었다. 약 31%에 해당한다.
또한, 102,000명(12%)은 학교 시설에, 212,000명(26%)은 의료 및 장애인 시설에 보호되었다.
학대는 70년대에 절정에 달했으며 1970년부터 1980년까지 10년 동안 최대 48,000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자의 인종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아동보호부 보고서에 따르면 시설 보호 중에 학대를 당한 아동의 81%는 마오리였다.
마오리는 전체 시설 보호 아동의 69%를 차지했다.
과거에 시설 보호를 받은 장애인의 수치적 데이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진상 조사를 이끈 코럴 쇼(Coral Shaw) 위원장은 학대 피해 아동 숫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육체적, 정신적 손상, 범죄적 행위, 노숙 생활, 교육 기회 박탈, 실직 등 학대로 인해 나타난 피해를 금전적으로 계산하면 피해자 한 사람 당 85만 7천 달러이며, 전체 합산으로는 960억 달러에서 2,170억 달러다.
쇼 위원장은 그러나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과 아픔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읽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학대
당시 많은 기관들의 데이터 부재로 인해 정확한 피해 아동 수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늘 잠정 보고서를 발표한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공무부 장관(Minister of State Services)은 피해자들이 당한 참혹한 학대와 트라우마가 고스란히 드러난 보고서를 읽어나가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과거 정부 시설 및 종교 기관 시설에서 보호를 받은 사람들이 진상 규명 공청회에서 진술한 것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조사 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 권고할 사항을 최종 보고서에 작성해 전달하게 된다.
11월 초에는 정부 시설,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는 종교 기관 시설에서 보호를 받은 사람들의 공청회가 진행되었다.
학대 피해자 대부분은 극빈층, 지역사회 소외계층, 특히 마오리, 남태평양 출신 가정의 자녀, 장애인, 여성, 여자 어린이들이었다.
정부 시설 보호를 받게 되는 일반적인 경로는 형사 법원과 사회 복지 시스템을 통해서였다.
학대 행위는 가장 일반적으로는 신체적 폭행과 성적 학대에서부터 과도한 신체적 억압, 잔인하고 비인도적, 굴욕적인 대우 등 다양하며, 약물 및 전기자극(ECT) 요법으로 벌을 주기도 했다.
피해 아동에 대한 권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충분히 심사, 교육, 감독하지 못한 것이 학대의 공통된 요인이었다.
또한, 학대를 고발하거나 학대가 고발되었을 때 적절히 대처할 명확하고 안전한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청회 진술에서 피해자들은 다양한 종교 기관, 각 교파의 교회, 성당, 구세군 등을 통해 보호를 받으면서 성적 학대 및 심각한 학대를 당했지만 해당 기관들이 아무런 대응에 나서지 않아 무력함을 느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는 어린 나이에 여러 종류의 시설을 거치면서 각 시설마다 학대를 당해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진술했다.
쇼 위원장은 뉴질랜드 국민 모두가 이 엄청난 숫자에 놀라고 있으며,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전 국민이 교훈을 얻고 개선을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조차 '엄청난 숫자에 충격'
학대 피해자 중 한 명인 키이스 위핀(Keith Wiffin)은 피해자가 이렇게 많다는 것에 충격이며, 이 사실로 인해 또 슬프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 전체가 충격에 빠졌을 것이며 피해자들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만큼 비극적인 일이라고 했다.
에푸니소년보육원(Epuni Boys 'Home)에서 11살 때부터 학대를 받은 위핀은 정부가 아동 복지에 재정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했다면 이러한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시설들이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고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대의 규모를 볼 때 기관들은 조직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그에 대한 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350만 명이었던 뉴질랜드 인구를 고려하면 피해자가 수십만 명이었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R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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