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거리의 목회자, “거리가 그의 강단, 거리의 사람들은 그의 성도”
2년간 해온 크라이스트처치 거리 사역에서 은퇴하는 퍼거슨 목사 ©STUFF
워킹파스터(Walking Pastor)라 불리는 롭 퍼거슨(Rob Ferguson) 목사는 거리를 걸어 다니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목사다.
그는 사람들이 도시의 어디 곳에서 위안을 찾는지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잔잔한 강가에서 편안함을 느끼거나 다리 위에서 강물의 물고기를 바라보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퍼거슨 목사는 지난 2년 동안 하루에 몇 시간씩 크라이스트처치 거리를 걸어 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목사였기에 이런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2011년 지진으로 더럼감리교회(Durham St Methodist Mission church)가 무너지자 2016년부터 거리에서 사역을 해왔다. 도시의 거리가 그의 강단이며, 거리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그의 성도이다. 그는 자신을 사고뭉치라 부른다.
지난 금요일, 퍼거슨 목사는 자신의 마지막 거리 사역을 마쳤다. 그동안 수 킬로미터의 험난한 거리를 걸으면서 고관절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퍼거슨 목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STUFF
그동안 거리에서 스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오면서 그는 어떤 사람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지 발견하는 요령이 생겼다.
"사람들이 놓치는 작은 부분들을 발견하고 소통하는 훈련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은 사우스시티 쇼핑몰에 앉아 있는데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남자가 30분 내내 물만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 가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사람은 배가 고프고 외로운 사람이었어요. 실제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그냥 가서 말을 걸어요. 사람들이 참 흥미로운 것이, 그렇게 다가가면 모두들 할 얘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노숙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눈다.
"저는 '당신이 지금 필요한 게 뭔지 안다. 내가 그것을 주겠다'하는 식의 자선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자선은 거리의 사람들에게 커피를 주고 가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 사람이 마실 커피와 제가 마실 커피를 사서 함께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것이 사람을 살리는 진정한 자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하는 것보다 그들과 함께 있어주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러한 작은 관심과 친절이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퍼거슨 목사는 관광객, 노숙자 등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STUFF
"단지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꼭 어떤 메시지를 주거나 설교를 할 필요는 없어요."
"거리에서 만난 사람과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중에는 그 사람과 정말 잘 아는 사이가 됩니다. 그 사람이 취직이 되면 저에게 알려주기도 하죠."
"이런 것들이 서서히 쌓이면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친절한 행동이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요."
퍼거슨 목사의 길거리 사역이 현실에서 큰 변화를 일으킨 일도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퍼거슨 목사 ©STUFF
"초반에 필리핀 건설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 얼마나 있었고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며 이야기를 나눴죠. 헤어질 때 아무도 우리랑 얘기하려는 사람이 없는데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때 알았습니다. 그들과 얘기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들 없이는 크라이스트처치가 건설되지 못할 텐데요."
퍼거슨 목사는 크라이스트처치시의회(Christchurch City Council)에 이러한 사정을 말했고, 이에 시의회는 필리핀 건설노동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행사를 열었다. 또 그들의 이민 신청을 위해 영어 수업도 개설했다.
그러나 이제 퍼거슨 목사의 이러한 거리 사역은 막을 내렸다.
퍼거슨 목사가 몸담았던 더럼감리교회는 2011년 2월 지진으로 무너졌다 ©STUFF
"끝나니까 좀 슬프네요. 지금까지 좋은 시간이었고 사람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깨달았습니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Stuff
https://www.stuff.co.nz/the-press/news/107447978/end-of-the-road-for-christchurchs-walking-p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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