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 전문의도 못 찾는 골절 진단(?)…스타십(Starship) 아동병원, 판결까지 논란

스타십 아동병원(Starship Hospital)
오클랜드에서 한 살배기 아동의 ‘다발성 골절’ 판단을 근거로 부친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건이, 핵심 의료 증거를 둘러싼 논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갈비뼈 19개 골절이라는 판단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재판 과정과 판단 구조 전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여도 판단 어려운 영상’…전문가 해석에 기댄 유죄 판단
재판에서는 엑스레이와 CT 촬영 자료가 모두 제시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 내용이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스타십 아동병원(Starship Hospital) 영상의학 전문의 러셀 메트칼프(Russell Metcalfe)는 “갈비뼈 골절은 CT에서만 확인 가능하며 매우 미세해 숙련된 전문가만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확대나 영상 조정 과정을 거쳐야 확인된다고도 증언했다.
이로 인해 배심원단은 영상 자체보다 전문가의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고, 결과적으로 해당 판단이 유죄 인정의 핵심 근거로 작용했다.
국제 전문가들 “골절 증거 없다”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아동병원(Great Ormond Street Children’s Hospital) 소아 방사선과 전문의 오언 아서스(Dr Owen Arthurs)는 Starship 병원이 진단한 19개 갈비뼈 골절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상 혈관 구조를 골절로 과잉 해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정형외과 의사 더그 벤슨(Dr Doug Benson)과 펜스테이트대(Penn State University) 소아 방사선 전문의 줄리 맥(Dr Julie Mack)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메트칼프 박사(Dr Russell Metcalfe)가 지적한 갈비뼈 이상은 혈관 구조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불규칙일 수 있으며, CT나 엑스레이에서도 치유 흔적 등 확실한 골절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재판을 마친 뒤 경찰에 둘러싸여 법정을 나오는 러셀 메트칼프 박사. 그는 이와 같은 사건에서 전문가 증인으로 자주 법정에 서 왔다. ©Newsroom
30년 경력의 전문의도 확인할 수 없는 골절을 진단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뉴질랜드 의료 판단의 신뢰성에 큰 의문을 던지고 있다.
엇갈린 의학 판단…사법 판단 기준 논쟁으로
사건의 출발이 된 고관절 골절 역시 해석이 엇갈린다. 병원 측은 비사고성 손상 가능성을 강조했지만, 해외 법의학 전문가는 “사고 과정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유형”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이 사건은 같은 의료 자료를 두고도 전혀 다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중 어떤 판단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가 재판 결과를 좌우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재판 당시 피고 측은 별도의 의료 전문가 의견을 제시하지 못했고, 배심원단은 의료진의 판단을 중심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현재 가족 측은 해외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항소를 준비 중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형사재판에서 전문적 의학 판단이 어떻게 검증되고 받아들여져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영상이 존재하더라도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법적 판단은 어떤 기준 위에 서야 하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뉴질랜드 언론사 뉴스룸(Newsroom)의 탐사 팟캐스트 팀 델브(Delve)는 지난 3년간 Starship 병원 아동 보호 부서 Te Puaruruhau에서 발생하는 비사고성 부상 과잉 진단 문제를 조사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뉴질랜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뒷받침하는 의료 증거의 신뢰성을 검토하고 있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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