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문제 드러나, 뉴질랜드는 이미 ‘반대’

미국에서 대마초 합법화의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한때 시대적 진보로 포장됐던 정책이, 실제 사회적 부작용 앞에서 재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매사추세츠주에서는 2016년 통과된 기호용 대마 합법화를 뒤집기 위한 주민투표가 본격화됐다. 젊은 층 사용 증가와 응급실 내원 사례가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합법화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힘을 얻고 있다. 메인, 플로리다,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등 다른 주에서도 관련 주민발의안이 무산됐고, 아이다호주는 규제 강화 투표를 준비 중이다.
연방 차원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의회는 최근 델타‑8, THCA, THC 음료·간식 등 특정 대마 제품을 다시 불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10년간 일부 헴프 제품이 합법으로 허용됐던 범위를 다시 좁히는 조치다. 내년부터 적용되면, 연방 차원에서 이전보다 접근이 제한되는 상품이 생기게 된다.
그동안 미국 내 합법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처럼 보였다. 1996년 캘리포니아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이후, 24개 주와 워싱턴DC에서 기호용 대마가 합법화됐고, 여론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합법화를 “역사의 올바른 편”이라 단정하며, 논쟁 여지를 사실상 닫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공화당 내 지지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고, 전체 여론에서도 이전만큼 확신을 가지지 않는 분위기가 나타난다. 합법화가 현명해서가 아니라, 논쟁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유지돼 왔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상당수 미국인은 대마를 사용하지 않으며, 합법화가 실제 생활에 미칠 영향을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일부 조사에서는 전면 합법화 지지가 38%에 불과했고, 의료용만 허용하거나 소지 비범죄화 정도에 그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지역사회에 실제로 대마가 존재하는 데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반면 뉴질랜드 국민은 2020년 국민투표에서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합법화 압력이 강했음에도, 가족과 아동, 지역사회의 안전을 우선하며 ‘반대’를 선택했다.
이후 해외에서 대마 합법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당시 결정이 점점 더 현명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청소년 노출 증가, 정신 건강 문제, 지역사회 피해 등 현실적 문제들을 뉴질랜드는 미리 고려한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합법화의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을 재평가하는 상황 속에서, 뉴질랜드의 신중한 판단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조건적 자유보다 사회적 책임과 안전을 우선한 국민 선택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올바른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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