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왜 나를 지켜주지 않았나?”…前 데스티니교회 신도, 어린 시절 학대 폭로

©RNZ/Phil Johnson
前 데스티니교회 신도, 16년 만에 침묵 깨고 증언
뉴질랜드 종교단체 데스티니 교회(Destiny Church)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린이아 모르세우-톨(Lynia Morseu-Tol) 은 자신이 겪은 학대와 교회의 책임 회피를 폭로하며 목소리를 냈다.
린이아가 입을 연 계기는 올해 초 열린 프라이드 페스티벌(Pride Festival)이었다. 당시 데스티니 교회 신도들이 어린이 책 읽기 행사장을 찾아와 항의하며 “아이들을 지켜라(Protect the children)”라는 구호를 외쳤다.
교회 측은 성소수자 공동체를 향해 “아이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식의 손가락질을 했지만, 정작 린이아의 기억은 달랐다.
“정말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다면, 교회 안에서 자라던 나 같은 아이부터 지켰어야 했다. 나는 왜 보호받을 자격이 없었나?” 그녀는 교회의 주장이 자신이 겪은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침묵을 깨기로 결심했다.
교회 지도자에 대한 존경과 충격적인 현실
린이아는 무엇보다도 데스티니 교회의 지도자 브라이언 타마키(Brian Tamaki)가 가정이 무너진 아이들에게 ‘영적 아버지’라는 권위를 내세웠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정에서 채워지지 못한 공백을 나에게서 찾을 수 있다. 내가 곧 너희의 영적 아버지이니, 언제든 나에게 와서 인도와 보살핌, 그리고 도움을 구하라”는 메시지를 교회안에서 끊임없이 강조하며 가르쳤다고 한다.

데스티니 교회 지도자 Hannah and Brian Tamak 부부 ©RNZArthur Rasmussen
그녀는 “당시 교회에 발을 들인 이들은 모두가 그렇게 받아들였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그를 진심으로 영적 아버지라 여기며, 깊은 존경과 애정을 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집에서는 지옥 같은 시간이 이어졌다. 그녀는 “매주 매를 맞았다. 나이가 들수록 계부의 폭력은 심해졌다”며, 성폭행 시도까지 당했다고 증언했다.
린이아는 당시 충격적인 성폭행 시도를 어머니와 교회 목사에게 알렸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도, 전문 상담 지원도 뒤따르지 않았다. 그녀는 “교회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산산조각 났다”고 회상했다.
오히려 어머니는 “성경적 가르침에 따라 계부을 용서해야 한다”며, 피해자인 딸에게 참으라고 요구했다. 린이아는 “그 순간 내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타마키 부부의 전담 미용사로 가까이 지냈다.
그는 “정작 아이였던 나조차 교회와 어머니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는데, 지금 와서 교회가 ‘아이들을 지켜라’고 외치는 모습은 위선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다시 한번 지적했다.

법정에 선 계부… 그러나 남은 상처
16세 무렵, 교회 청년부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날 계부의 폭행이 극에 달했다. 그는 딸을 벽난로에 내던지고 끌고 다니다 경찰에 체포됐다. 법원은 계부에게 9개월의 감독 처분과 상담을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 타마키(Hannah Tamaki)가 법정에 나타나 그를 지지하는 듯했지만, 린이아는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였지,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타마키 부부 “터무니없는 주장” 반박
브라이언·한나 타마키 부부는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변호사를 통해 성명을 내고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성명은 “타마키 부부는 성적·폭력적 학대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며 “피해자가 원할 경우 경찰 신고를 돕고, 전문 상담도 연계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돌아가더라도 교회가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교회가 아닌 사이비 집단”
린이아는 지금 데스티니교회를 더 이상 ‘교회’로 부르지 않는다. 그녀는 “사이비종교에 불과했다”며, “내가 겪은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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