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탕이 데이 특집] 와이탕이 조약, 기독교 복음에 뿌리 뒀다
와이탕이 조약 체결 ©Christchurch City Libraries
'와이탕이 조약(Treaty of Waitangi)의 기초가 된 기독교 복음' 오클랜드의 작가 유언 맥퀸(Ewen McQueen)은 말한다.
와이탕이(Waitangi)는 뉴질랜드 국가의 발상지로, 토지와 마오리 부족장의 권리를 보호받는 대신 영국 왕권에 주권을 이양하는 건국 조약이 체결된 곳이다. 즉, 두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탄생한 곳이다. 와이탕이가 뉴질랜드의 정치적 발상지였다면 뉴질랜드의 영적 발상지는 바로 기독교였다.
지난 2014년은 뉴질랜드에 복음이 들어온 지 20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약 200년 전인 1814년 크리스마스 날, 와이탕이 인근 랑이호우아(Rangihoua) 해안에 상륙한 사무엘 마스든(Samuel Marsden) 목사는 뉴질랜드에 첫 기독교 복음을 전파했다. 당시 그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glad tidings of great joy)"을 선포하며 누가복음 말씀을 전했다. - Te Harinui.
뉴질랜드에 첫 복음을 전한 사무엘 마스든 목사 ©NZ History
복음 메시지는 이후 수십 년간 마오리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와이탕이 조약 체결에서도 중대한 역할을 했다. 뉴질랜드에 복음이 들어온 지 200여 년이 된 지금 우리는 기독교가 와이탕이 조약에 어떤 기초적인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독교가 아니었으면 조약 체결이 성사될 수 없었을 것이다.
뉴질랜드 국가의 탄생 과정에서 기독교가 미친 영향은 세 가지이다. 첫째, 조약 제안 뒤에 이루어진 윤리적이고 영적인 보상이다. 당시 영국은 원주민의 입장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식민지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830년대 식민지 사무소에서 두 명의 주요 인사가 끼친 영향으로 인해 뉴질랜드는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었다.
글레넬그 ©NZ History
식민지 비서관이었던 글레넬그(Glenelg)와 사무 차관이었던 제임스 스티븐(James Stephen)은 모두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들의 아버지는 노예제 폐지를 이끈 영국 윌버포스(Wilberforce) 그룹 소속 국회의원이었고, 모두 마스든 목사를 비롯한 여러 선교사들을 뉴질랜드에 파견한 영국 성공회교회선교회(CMS)와 연결되어 있었다.
제임스 스티븐 ©NZ History
글레넬그경과 제임스경은 뉴질랜드의 식민지화 과정에서 마오리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그들은 처음부터 식민지화에 반대했었고 독립적인 마오리 국가를 원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식민지화를 막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대신, 그들은 식민지 개척자들의 토지 횡령을 억제하기 위해 영국의 법을 제정하려고 노력했다. 이로 인해 윌리엄 홉슨(William Hobson) 해군 대령이 뉴질랜드 총독으로 파견되었을 때, 마오리의 "자유롭고 지적인 동의" 하에 주권을 영국 왕권에 양보하고 그들의 토지와 정치적 권리를 보장받는 조건의 조약이 체결될 수 있었다.
1840년 1월 뉴질랜드에 처음 도착한 홉슨 대령은 이미 뉴질랜드에 정착해 있던 성공회 및 웨슬리 선교사들의 도움을 통해 그의 중대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뉴질랜드의 기독교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이 선교사들은 마오리인들과 함께 25년 동안 일해온 만큼 와이탕이 조약의 성공적인 체결에 또 다른 중대한 역할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성공회교회선교회 CMS 리더인 헨리 윌리엄스(Henry Williams) 목사가 핵심 주역이었다.
헨리 윌리엄스 목사 ©NZ History
윌리엄스 목사는 전쟁을 경험한 영국 해군 장교 출신이었지만, 뉴질랜드에서 그는 평화주의자로서의 명성을 크게 쌓았다. 그는 성경책 하나만 들고 마오리 부족 간의 갈등에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로 마오리인들 사이에서 깊은 존경심을 얻고 있었다.
홉슨 대령의 뉴질랜드 도착을 앞두고, 윌리엄스 목사는 오타키(Otaki)에서 서둘러 베이오브아일랜즈(Bay of Islands)로 향했다. 그는 우거진 숲과 늪, 강을 지나 타우포 호수(Lake Taupo)를 건너, 타우랑가(Tauranga)에서 파이히아(Paihia)까지 항해해야 했다.
6주간의 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도착 후 즉시 홉슨 대령을 돕기 위해 나섰다. 아들과 함께 영어로 된 초안을 마오리어로 번역할 뿐 아니라, 조약 집행 과정에서 마오리 부족장들에게 조약을 설명하고 통역하는 중대한 역할을 해냈다. 윌리엄스 목사의 노력과 동료 선교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홉슨 대령은 자신의 첫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와이탕이 조약에 기독교가 미친 세 번째 영향은 바로 마오리인들에게서 나타난다. 조약을 제안하는 것도 일이지만 상대가 그 조약을 수용하게 하는 것 또한 큰 일이다. 마오리 부족장 간에 격렬한 논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5년 동안 마오리인들이 쌓은 신앙을 토대로 결국 최종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초반에는 기독교 확산이 느리게 진행되다가, 1830년대에 뉴질랜드 전역에서 복음 전파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성공회 교회 예배 정규 출석자가 3만 명을 기록했으며, 웨슬리 교회 역시 커다란 성장을 경험했다. 펭귄출판사의 뉴질랜드 역사책에서 저자 마이클 킹(Michael King)은 "테 아투아(Te Atua), 성경의 하나님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라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기록했다.
홉슨 대령이 뉴질랜드에 도착했을 때, 마오리인들은 그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부족 간의 평화, 노예의 자유 그리고 번영을 가져오는 안정감 등을 통해 기독교의 혜택을 이미 경험한 상태였다. 따라서 영국 정부 및 법은 그들에게 더 앞서 나아간 "기독교 사회"를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뉴질랜드 역사가 클라우디아 오렌지(Claudia Orange)가 지적한 것처럼, 당시 많은 부족장들은 조약을 성경적 약속으로 이해했다. 조약을 지지한 선교사들에 대한 부족장들의 절대적인 신뢰가 이러한 여러 요소들과 함께 조약 체결을 성사시키는 핵심 역할을 한 것이다.
그 뒤, 수년간 일어나는 일들은 사실 또 다른 이야기이다. 윌리엄스 목사와 옥타비우스 해드필드(Octavius Hadfield), 토마스 그레이스(Thomas Grace)와 같은 여러 선교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토지를 차지하려는 식민지 개척자들의 압박은 만연했다.
옥타비우스 해드필드 선교사 ©National Library of NZ
토마스 그레이스 선교사 ©Wikipedia
와이탕이 조약은 불명예스럽고, 불평등한 것이었으며 이후 전쟁이 뒤따랐다. 현재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심은 씨앗은 미래에 거두게 되어있다. 이번 와이탕이 데이(Waitangi Day)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라는 국가의 영적 뿌리를 기억하자. Te Harinui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바로 와이탕이 조약의 기초였다는 사실을...
마스든 목사가 뉴질랜드에 첫 복음을 전파한 곳을 표시한 마스든 십자가 ©RNZ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Otago Daily Times
https://www.odt.co.nz/opinion/foundations-treaty-rooted-christia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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