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의 뉴질랜드 중앙은행©Maarten Holl/The Post

 

뉴질랜드 중앙은행, 기준금리 동결 전망… “물가 상승·국제 불확실성 영향”

뉴질랜드 중앙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RBNZ)이 1년 가까이 이어온 기준금리 인하 행진을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식료품 가격 상승과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금리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웨스트팩(Westpac) 수석 이코노미스트 켈리 에크홀드(Kelly Eckhold)는 “중앙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계속해온 완화적 통화 정책을 잠시 멈출 시점”이라며 “이번에는 차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ANZ은행의 샤론 졸너(Sharon Zollner)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3.2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2024년 중반 이후 이어져 온 연속 인하 기조가 처음으로 멈추게 된다.

 

실제로 금융시장도 이미 기준금리 동결을 반영하고 있는 분위기다. 에크홀드는 “시장에서는 몇 주 전부터 기준금리 변경이 없을 것으로 예측해왔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부담…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대출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금융 컨설팅 기업 ‘팩터 파이낸셜(Factor Financial)’의 대표 에이프릴 해스틸로우(April Hastilow)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를 기대한 사람들이 많은 만큼, 동결 발표가 나오면 실망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전망의 배경에는 당분간 물가가 잡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

에크홀드는 “최근 6주 동안 식료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연말까지 연간 물가상승률이 3%에 가까운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는 연간 1~3% 사이다. 현재 물가상승률은 2.5% 수준이다.

특히 유제품 가격의 급등이 두드러진다.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버터 한 통(500g)에 10달러에 이르는 등, 강한 수출 수요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RNZ

 

미국發 불확실성과 고용시장 불안도 변수

국제적인 정치·경제 불안정성도 중앙은행의 신중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90일 간의 대중 무역 관세 유예 조치가 곧 종료를 앞두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스틸로우 대표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뉴질랜드의 도매금리와 시장 안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가 당장은 멈추더라도 완전히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에크홀드는 “노동시장 등 일부 경제 지표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8월에 다시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용정보기관 센트릭스(Centrix)에 따르면, 기업 청산 건수는 전년 대비 27% 증가했고, 통계청 자료에서는 5월 기준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만400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Ministry of Finance)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장관은 “정부가 금리와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려는 이유는 결국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나은 소득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오는 수요일(7월 10일) 기준금리(OCR) 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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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t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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