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멸종위기 달팽이, 목에서 알 낳는 장면 첫 촬영… 뉴질랜드서 ‘신비한 생명’ 포착
희귀 멸종위기 달팽이 ‘포웰리판타 아우구스타(Powelliphanta augusta) ©Source: DOC via AP
뉴질랜드에서만 서식하는 희귀 멸종위기 달팽이 ‘포웰리판타 아우구스타(Powelliphanta augusta)’가 목 아래 부분에서 알을 낳는 장면이 사상 처음으로 촬영됐다.
뉴질랜드 보존부(Department of Conservation·DOC)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수년간 관찰했지만 알을 낳는 장면은 처음 목격된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을 보면 마치 작고 둥근 달걀처럼 생긴 알 하나가 달팽이의 머리 아래, 목 부근에 위치한 구멍을 통해 천천히 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일반적인 달팽이의 생식 방식과는 다른 이 이색적인 장면은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에 놓인 이 종의 생태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더해준다.
포웰리판타 아우구스타는 뉴질랜드 서해안의 한 외딴 산악 지대에만 서식하던 대형 육식 달팽이로, 채굴 개발로 인해 주요 서식지를 잃었다. 보존부는 20여 년 전부터 인공 냉장 시설에 이 달팽이들을 보관하며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영상도 그 시설에서 촬영됐다.
보존부 생물학자 리사 플래너건(Lisa Flanagan)은 “이 달팽이와 함께한 12년 동안 한 번도 알을 낳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없다”며 “여전히 이 생물이 가진 신비로움에 놀란다”고 말했다.
이 달팽이는 암수한몸(자웅동체)으로, 짝과 정자를 주고받은 뒤 몸속에 저장해 두었다가 스스로 알을 낳는다. 생식공은 머리 바로 아래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 껍데기에 싸여 있으면서도 짝짓기와 산란이 가능하다.
포웰리판타 아우구스타는 생애 주기도 느리다. 성체가 되기까지 무려 8년이 걸리며, 한 해에 낳는 알은 평균 5개 정도에 불과하다. 알이 부화하는 데에도 1년 이상이 걸린다. DOC의 리사 플래너건은 “우리 시설에서 가장 오래된 개체는 30년에 가까운 나이를 가졌다”며 “매우 빠르게 번식하는 외래종 정원달팽이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 종이 속한 포웰리판타 달팽이류는 모두 뉴질랜드 고유종으로, 수십 가지의 다양한 종과 아종이 확인됐으며 대부분 뉴질랜드의 험준한 산림과 초지에서 발견된다. 독특한 무늬와 대형 껍데기가 특징이며, 지렁이를 빨아먹듯 섭취하는 육식성 달팽이로도 알려져 있다.
포웰리판타 아우구스타는 지난 2000년대 초 석탄 채굴을 둘러싼 논란 속에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당시 광산 개발이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정부는 약 4000마리의 달팽이를 이주시켰고, 2000여 마리는 호키티카(Hokitika)라는 도시의 냉장 시설에 보관해 보존에 나섰다. 그러나 2011년에는 냉장고 온도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약 800마리가 폐사하는 사고도 있었다.
하지만 달팽이의 생명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보존부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해당 시설에는 약 1900마리의 달팽이와 2200개의 알이 남아 있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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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news
https://www.1news.co.nz/2025/05/09/rare-nz-snail-filmed-for-the-first-time-laying-egg-from-its-n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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