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부흥한 뉴질랜드 교회, 재정난에 문 닫고 유치원 임대
지난 일요일 마지막 예배가 열렸다. ©Whanganui Chronicle
한 때 최대 규모의 성도들로 부흥하던 뉴질랜드 지역의 역사 깊은 교회가 재정난에 시달려 결국 문을 닫고 건물을 유치원에 임대해 주기로 결정했다.
황가누이(Whanganui)에 있는 세인트앤 카톨릭 교회(St Anne's Catholic Church) 신부는 몬테소리 유치원(Montessori Preschool)에 교회 건물을 임대하기로 한 것이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고백했다.
황가누이 카톨릭 교구에서 18개월을 보낸 크레이그 버틀러(Craig Butler) 신부는 교구에 있는 모든 교회를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려운 재정 상황에 놓이게 된 현재의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다고 말했다.
"교구 재정 상황이 크게 달라져서 예전에 가지고 있던 자원은 더 이상 없으며, 건물 유지 관리 비용이 너무 비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회를 닫고 유치원에 임대해 주는 것은 우리가 원하던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교회를 닫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교회를 유지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결국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교회 건물을 임대한 유치원 관리자 줄리 허드슨(Julie Hudson)은 20년 동안 있었던 기존 건물 임대 기간이 끝난 작년부터 새로 이사할 곳을 적극적으로 찾던 중 교회를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50명의 유치원생을 수용할 만한 큰 건물을 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허드슨은 새로 이전하게 될 교회 건물이 정말 좋은 위치라서 유치원생 학부모 전체가 고대하고 있다고 한다.
교회로 이사오는 유치원 아이들과 유치원 관리자 줄리 허드슨 ©Whanganui Chronicle
유치원 임대로 예배당이 없어진 세인트앤 교회는 앞으로 Guyton St에 있는 세인트매리 교회(St Mary's Church)에서 미사를 드릴 예정이다.
버틀러 신부는 재정난에 있는 많은 교회들이 매각되고 있는데, 황가누이 교구는 매각 대신 임대를 선택해 재정난을 해결해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예 교회를 매각하는 것보다 일정 기간 동안 임대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미래를 여전히 희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마지막 미사가 있었던 지난 일요일, 카톨릭 뉴스 관계자 수 세코니(Sue Seconi)는 마지막 미사가 슬프면서도 교회에서의 예전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황가누이 카톨릭 교구는 1966년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교구였다. 규모가 커서 교구가 4개로 나누어질 정도였고, 세인트앤 교회는 그중 하나였다.
"슬프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겠죠. 누구든 예산에 맞게 꾸려야 하니까요."
버틀러 신부는 세인트앤 교회가 앞으로도 계속 존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지켜줄 신앙이 깊은 신실한 신자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부에 의존해야 하지만... 물가가 매우 높고 사람들이 예전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 교구에 있는 여러 교회들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도전입니다. 지금은 수리가 필요한 응급 사태만 겨우 커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버틀러 신부는 새로 들어올 유치원이 교회를 이용해 다른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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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이티아나 Karaitian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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