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지 2주 됐는데'… 뉴질랜드 12세 자폐 소년, 골프대회 '우승'

세 번의 경기 만에 우승을 거둔 14살 자폐증 소년 베일리 ©NZ Herald
뉴질랜드의 12살 자폐 소년이 골프를 배운 지 2주 만에 참가한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뉴질랜드인들에게 화제와 감동이 되고 있다.
골프 코스도 없는 뉴질랜드의 작은 시골 마을 타네투아(Tāneatua)에 사는 소년 베일리 테에파 타라우(Bayleigh Teepa-Tarau)가 타우랑가 시에서 열린 제스프리에임스 대회에서 9홀 골프 종목의 챔피언이 됐다. 그가 골프채를 처음 잡은 지 2주 만에 거둔 성과다. 베일리가 치른 경기는 딱 세 경기였다.
2004년부터 매년 개최된 제스프리에임스 대회(Zespri Aims Games)는 오세아니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스포츠 행사 중 하나다. 11살부터 13살까지의 학생만 참여할 수 있다.
대회 관계자인 제이미 트라우튼은 "베일리가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자신 있게 걸어갔다"며 "뛰어난 드라이버 실력에 힘입어 3라운드를 마치고 87점이라는 놀라운 스테이블포드 점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베일리에게 골프를 소개한 사람은 그를 수년간 지도했던 교사 훼투 위레무(Whetu Wiremu)였다.
훼투는 베일리가 평소 골프채를 휘두르는 습관을 지닌 것을 보고 골프를 소개했다. 훼투는 지인들을 수소문해 골프 연습장을 빌렸고, 2주 동안 함께 운동했다.
훼투는 "자폐증을 앓는 베일리는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며 "메달을 딴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베일리가 경기를 끝낸 후 많은 사람과 어울려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정말 가슴이 따뜻하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베일리는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고 책상 밑에서 시간을 보냈었다.
베일리의 아버지는 "아들은 지금 골프에 푹 빠져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 자폐증이 있는 아들이 그렇게 자신감 있게 해내는 걸 보고 놀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베일리와 그의 아버지가 포옹하는 모습. ©NZ Herald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공을 잘못 쳤을 때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골프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실수해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그를 도와주는 보조교사이자 골프 코치인 위레무는 "메달을 딴 것은 보너스일 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큰 승리"라고 했다.
그는 베일리가 학교에서 늘 막대기 같은 걸 휘두르며 노는 것을 보고 골프를 시켜보기로 마음먹고 친구에게 빌린 골프채로 대회 2주 전에 연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베일리는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다"며 "너무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일리의 다음 목표는 발달장애인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인 스페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뉴질랜드 건설회사 와이오타히 컨트랙터스(Waiotahi Contractors)가 골프용품 후원에 나섰다. 회사는 “베일리의 인생 여정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베일리는 정말 모두에게 용기와 감동을 주는 아이예요!”라고 SNS에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베일리의 이야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댓글을 달았다. 12세 자폐증 소년의 골프 활동을 지원하고자 뉴질랜드인들은 Givealittle 크라우드펀딩 페이지도 개설했다. 이들은 "골프는 비용이 많이 드는 운동이니까 베일리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줍시다. 혹시 알아요? 가장 위대한 골프선수가 될지”라며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고 있다.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출처: 뉴시스, NZ Herald, RNZ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914_0002449764&cID=10101&pID=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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