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가치 지닌 뉴질랜드 판지 교회, 술집으로 팔릴까 우려
크라이스트처치 카드보드 대성당 ©AFP / Stephen Goodenough / Shigeru Ban Architects
크라이스트처치의 성공회 교회인 카드보드(종이 판지) 대성당(Cardboard Cathedral)이 매각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주민들과 대성당 관계자가 안타까움을 표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성공회 교구는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대성당에 대한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회의를 가졌다.
카드보드 대성당은 지난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해 크라이스트처치 성공회 신앙의 본거지였던 150년 된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ChristChurch Cathedral, 성공회 교회)이 붕괴된 후 이를 대신할 임시 교회로 2013년에 문을 열었다. 종이 판지/카드보드를 사용해 지어진 이 임시 교회는 획기적인 건축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크라이스트처치 카드보드/판지 대성당 내부.
판지로 된 수많은 기둥이 지진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획기적인 건축 방식으로 지어졌다.
©AFP / Stephen Goodenough / Shigeru Ban Architects
임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붕괴된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은 복원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복원에 필요한 5천만 달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작년에 모금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The Press에 따르면 성공회 교회 총회 회의에서 1,160만 달러 규모의 카드보드 임시 대성당의 매각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카드보드 대성당 건설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크레이그 딕슨(Craig Dixon) 목사는 성공회 지도자들이 "대성당 복원에 빨리 투입할 수 있게 현금 확보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딕슨 목사는 "카드보드 대성당은 지진 후 건설된 최초의 공공 건물로서 크라이스트처치와 뉴질랜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매각을 서두르다 보면 예를 들어 술집으로도 팔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카드보드 대성당은 2013년 라티머 광장(Latimer Square) 맞은편에 임시 예배 장소로 문을 열었지만 곧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판지로 만든 이 교회는 수상 경력이 있는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Shigeru Ban)가 설계했으며, 2014년 현대 건축계의 최고 권위인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수상했다.
딕슨 목사는 카드보드 대성당만한 건물이 뉴질랜드에 들어서기 힘들다며, 향후 계획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하고 "대성당 복원 예산을 다 써버렸다고 해서 돈 때문에 급하게 매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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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 지진으로 다수의 일본인이 사망했던 CTV 건물 옆에 위치한 이유로 이 카드보드 교회는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해외에서 방문하는 많은 이들에게 추모 장소로서도 의미가 깊다.
딕슨 목사는 카드보드 교회가 매우 다양한 용도로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다면서 절대 철거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훌륭한 가치를 지닌 건물... 올바른 구매자 찾아야
크라이스트처치 하코츠(Christchurch Harcourts) 부동산 중개인인 마크 올롤린(Mark O'Loughlin)은 대성당 건축 모금 활동에도 참여하며 이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 교회가 4000평방미터의 부지와 함께 경기장 옆에 자리해 있어 많은 이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주상 복합이나 호텔로 개발하려는 이들의 매입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카드보드 대성당.
판지로 된 수많은 기둥이 지진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획기적인 건축 방식으로 지어졌다.©AFP
카드보드 대성당, 최소 4년 동안은 안전해
크라이스트처치 카드보드 대성당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토요일 오전 해당 성공회 교구가 대성당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피터 캐럴(Peter Carrell) 주교는 주민들이 카드보드 대성당을 잃을까 불안해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임시 대성당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는 시민들 일부는 우리 회의에 참석해 대성당을 유지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훌륭한 건물이므로 앞으로 어떤 용도로 남을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지만, 우리 교회로는 남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각 우려가 있었지만 적어도 4년 동안은 안전할 것이라고 캐럴 주교는 밝혔다.
그는 현재 복원 공사 중인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이 2027년에 다시 문을 열면 카드보드 대성당 토지를 어떻게 사용할지 여러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토지 매각은 단지 하나의 옵션일 뿐이라고 말했다.
카드보드 교회의 매각이나 철거를 원치 않는다는 많은 시민들의 의견이 최종 결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무 그룹이 Hereford Street 코너에 위치한 카드보드 교회와 토지의 향후 가능성을 조사하여 2024년 총회에 다시 보고할 계획이다.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공사 어디쯤 왔나?
한편,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복원 공사는 현재 두 번째 공사 단계에 들어갔다. 본 예배당을 강화 및 복원하고 무너진 탑을 재건하는 작업이다.
새로 들어서는 대성당 센터와 방문객 센터 건설을 포함한 마지막 공사 단계는 2025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대성당은 2027년 완공이 예정되었다.
설계안에 따르면, 종탑 등을 포함해 지진으로 붕괴되기 이전의 모습과 최대한 유사하게 복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당 북쪽에는 ‘성당 방문자 센터(Cathedral Visitors’ Centre)’가 별도로 세워져, 1층에는 카페, 그 옆에는 정원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들어선다. 박물관과 상점도 세워져 방문자들의 경험을 한 층 더 높여준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중심이자 뉴질랜드 성공회 신앙의 본거지인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은 복원 후에는 지역 사회와 경제, 관광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의 복원 후 예상 모습(설계 이미지).
이 대성당의 복원을 기다리면서 카드보드 교회가 임시 예배당으로 지어졌다. ©CCRL, AGM
새로 들어서는 대성당 방문자 센터 (설계 이미지) ©CCRL, ODT
지난 관련 기사: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복원 후 모습 '최초 공개' [영상]... 박물관, 카페 추가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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