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간판에 예배의 끝을 알리는 테이프가 붙었다. ©STUFF

 

뉴질랜드 남섬 북부의 인기 관광 도시이자 와인의 도시 말버러(Marlborough)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인 교회가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곳에서는 교회들이 연이어 매각되고 있다.

 

포도원으로 둘러싸인 라파우라 감리교회(Rapaura Methodist Church)는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예배에도 참석자 수가 적어 지난해 3월 마지막 예배를 드렸다.

 

블레넘 감리교구(Blenheim Methodist Parish) 대변인 존 사이밍톤(John Symington)은 가까운 미래에 교회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서 있는 땅은 뉴질랜드 감리교단 소유로, 교회 옆 묘지는 분양하고 예배당과 주변 땅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교회 뒤에 있는 작은 묘지는 감리교 공동체 묘지이기 때문에 감리교가 계속해서 보호하고 관리할 것이다.

 

교회의 공동묘지 ©ANTHONY PHELPS/STUFF/MARLBOROUGH EXPRESS

 

교회 옆 공동묘지에 가족이 안치되어 있다는 로빈 기퍼드(Robyn Gifford)는 교회가 매각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다.

 

"봉헌된 땅에 있는 교회이고, 감리교 역사에서 중요한 교회와 땅을 매각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그는 만약 예배당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전시회나 콘서트 등 다른 용도로 만들어 보호했으면 한다.

 

그는 교회가 가정집이나 사업체로 바뀌는 것을 바라지 않고, 사람들이 모이고 회합하는 장소로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 말버러에는 시민들이 구경할 수 있는 역사적 의미가 큰 건물이 거의 없는데 이 교회가 몇 안 되는 그런 건물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교회의 미래를 "최소한 지역사회와 논의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붉은 벽돌로 된 이 라파우라 감리교회는 1939년 5월 27일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역사는 18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3년에 이곳에는 원래의 감리교회가 자리해 있었는데 목재 교회라 심하게 노후되어 £12에 팔려 철거되었고, 이를 대신해 벽돌로 튼튼한 라파우라 교회가 지어진 것이다. 이는 1965년에 출판된 '말버러의 감리교 역사(Methodism in Marlborough)' 책에 기록되어 있다.

 

1873년에 지어진 교회(오른쪽)의 노후로 인해 1939년 바로 옆에 벽돌로 된 라파우라 감리교회(왼쪽)가 지어진 모습 ©MARLBOROUGH MUSEUM

 

한편, 최근 말버러 지역에서는 카톨릭 교회 세 곳이 매각 또는 양도 결정되었다.

 

2019년 말버러 카톨릭 교회 시설 검토에 따라, 픽턴(Picton)에 있는 세인트조셉 교회(St Joseph's Church)는 지진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곧 철거될 예정이다.

 

캔터베리 대지진 이후 뉴질랜드 건축물의 내진설계가 의무화되면서 오랜 역사를 지닌 많은 교회들이 새 건축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매각되거나 철거되고 있다. 새 건축 기준에 부합하려면 거액의 비용을 들여 내진 공사를 해야 하는데, 성도수 감소 또는 교회가 그러한 비용을 부담할 형편이 못 되어 이런 안타까운 운명을 맞는 교회들이 많아졌다.

 

100년 넘게 렌윅(Renwick) 지역 카톨릭 신자들이 예배드려 온 세인트프란시스드살(St Francis de Sales) 교회도 6월 18일 마지막 미사를 드렸다. 당시 미사는 아쉬움에 가득한 교구민들로 꽉 찼었다. 이 교회는 초교파 재단에 기부될 것으로 보인다.

 

해블록(Havelock)의 성심 카톨릭 교회(Sacred Heart Catholic Church)도 마지막 미사를 드리고 현재 부동산 시장에 나와 있다.

 

6월 18일 렌윅(Renwick)에 있는 St Francis de Sales 카톨릭 교회의 마지막 미사 모습. ©CATHIE BELL

 

'목에 닭뼈 걸렸다면 콜라 마셔라' 뉴질랜드 의사 처방 화제

 

지난 관련 기사:

교회들이 호텔, 나이트클럽, 카페로 바뀌고 있다

 

英 교회, 사용률 낮은 예배당 ‘매매’ 대신 ‘임대’ 모색... 출석자 수 급감 대처

 

지나가다 버려진 교회를 보고 '영혼의 소생' 장소로 만든 뉴질랜드 여성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저작권자 ⓒ 원처치 뉴질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를 인용하실 경우 '출처: 원처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stuff.co.nz/marlborough-express/news/132435826/methodists-plan-to-sell-marlborough-country-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