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최초의 '걷는 목회' 롭 퍼거슨 목사 소천, 시민들 추도 예배
최초의 '걸어다니는 목회자' 롭 퍼거슨 목사의 생전 모습 ©STUFF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최초로 '걷는 목회'를 실천한 롭 퍼거슨(Rob Ferguson) 목사가 지난 12월 8일 소천해 추도 예배가 열릴 예정이다.
'걸어다니는 목회자: 워킹파스터(Walking Pastor)'로 유명한 퍼거슨 목사는 거리를 걸어 다니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목사였다.
더럼스트리트감리교회(Durham St Methodist Mission)에서 목사로 사역하는 동안 퍼거슨은 일주일에 40시간을 사복 차림으로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를 걸어 다니며 목회했다. 그의 목회는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들어주는 것이었다.
그는 2011년 대지진으로 더럼감리교회가 무너지자 2016년부터 거리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도시의 거리가 그의 강단이며, 거리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그의 성도였다.
그에게는 사무실이 없었고 매일 Hoon Hay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갔다. 그렇게 수 킬로미터의 거리를 걸으면서 고관절이 약해져 2018년에 은퇴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8일 퍼거슨 목사는 자택에서 향년 73세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최초의 '걸어다니는 목회자' 롭 퍼거슨 목사의 생전 모습 ©STUFF
더럼스트리트감리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Aldersgate Centre에서 26일 오후 1시 30분에 추도 예배가 열린다. 퍼거슨 목사를 아는 모든 사람은 참석할 수 있다.
더럼스트리트감리교회는 퍼거슨 목사가 “2년 넘게 크라이스트처치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교회의 존재를 알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성도들이 깊은 애도에 잠겼다고 전했다.
퍼거슨 목사는 더럼스트리트감리교회뿐만 아니라 크라이스트처치의 여러 교회와 타라나키, 파머스턴노스(Palmerston North), 황가누이(Wanganui)의 교회에서도 사역했다.
생전에 그는 "걸어다니는 목회자"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하면서 사회복지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진으로 재건 중인 도시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목회를 건강 때문에 마지못해 그만두었다.
퍼거슨 목사는 크라이스트처치 거리를 걸으며 보낸 시간을 “내 목회 생활에서 가장 성취감이 컸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최초의 '걸어다니는 목회자' 롭 퍼거슨 목사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 ©STUFF
"어느 날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남자가 30분 내내 물만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 가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사람은 배가 고프고 외로운 사람이었어요. 실제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그냥 가서 말을 걸어요. 사람들이 참 흥미로운 것이, 그렇게 다가가면 모두들 할 얘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노숙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눈다.
"저는 '당신이 지금 필요한 게 뭔지 안다. 내가 그것을 주겠다'하는 식의 자선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자선은 거리의 사람들에게 커피를 주고 가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커피를 사서 함께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것이 사람을 살리는 진정한 자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하는 것보다 그들과 함께 있어주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러한 작은 관심과 친절이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꼭 어떤 메시지를 주거나 설교를 할 필요는 없어요."
"거리에서 만난 사람과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중에는 그 사람과 정말 잘 아는 사이가 됩니다. 그 사람이 취직이 되면 저에게 알려주기도 하죠."
"이런 것들이 서서히 쌓이면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친절한 행동이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요."
- 마지막 거리 목회를 하던 퍼거슨 목사의 생전 인터뷰 중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퍼거슨 목사의 생전 거리 목회 모습 ©STUFF
지난 관련 기사:
크라이스트처치 거리의 목회자, “거리가 그의 강단, 거리의 사람들은 그의 성도”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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