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영화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시티임팩트처치 웨스트게이트
이벤트 시네마 웨스트게이트 ©ONECHURCH
본 기자는 “영화관에서 드리는 예배”라는 이색적인 교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취재를 위해 해당 교회를 방문했다. 교회는 시티임팩트처치 웨스트게이트점이다. 2주에 걸쳐 예배에 참여했다. 예배는 주일 오전 10시, 장소는 웨스트게이트 이벤트시네마 영화관 내 8번 상영관에서 예배를 드린다. 장소에서 느껴지는 첫 인상은 감사였다. 많은 교회 건물이 영화관, 문화관, 레스토랑, 관광명소 등으로 변해가는데, 시대를 역행하여 영화관을 예배 장소로 쓴다는 것이 감사했다. 설레임과 함께 상영관 8번, 예배를 드리는 장소로 입장했다. 장소에서 느껴지듯, 예상한 대로 대형 스크린, 편안한 의자, 화려한 음향시설, 시원한 에어컨이 있었다. 말 그대로 쾌적하고, 최신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어두운 조명과 창문이 없어 아늑하게 느껴졌다. 의자에 앉고, 어두운 환경이 “오히려 기도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영관 8번 예배장소 입구 ©ONECHURCH
시티임팩트처치의 자랑답게 약 10여분 간 화려한 찬양으로 시작했다. 찬양곡은 서너곡. 본 시티임팩트처치의 찬양 영상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방식이다. 이후 동시 송출된 영상은 가려지고, 웨스트게이트를 담당하는 목회자가 단에 섰다. 광고 및 헌금, 설교, 기도 순서로 예배는 총 1시간 정도 진행됐다. 매우 간단한 예배 형식이였다. 필자는 몇 번의 예배를 드리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 예배를 드리는 자세에 대한 고찰이다.
설교 시간 ©ONECHURCH
첫째, 영화관인 예배장소
왜? 영화관일까? 궁금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요한복음 4장에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에서 사마리아 여인은 예배할 장소로 조상들이 예배를 드린 “이 산”에 집중했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광 진리로 예배할지니라”라고 말씀하셨다. “성령”. 성령은 참된 예배의 요소로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을 때 비로소 참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의미로 말씀하셨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예배 장소인 ‘영화관’에 대해서 비판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필자가 참여한 두 번에 예배는 좀처럼 집중하기 어려웠다. 안락하고 편안해서 잠이 왔다. 어두운 조명은 몽롱한 기분을 안겼다. 한편, 시티임팩트처치의 자랑인 찬양을 큰 스크린으로 체험하니 현장보다 더 현장같은 느낌이였다.
그런데, 몇 가지 영화관이 유익이 되지 않았던 점이 있다.
첫 번째, 앞 의자에 다리를 올려두는 자세로 예배를 드리는 아이들. 그 아이의 부모는 다리를 내리라고 제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편하기 때문에 다리를 올려놓아 반쯤 누운 상태를 연출한다. 이는 설교 시간 내내 이어진다. 편안하다. 두 번째, 편리하게 음료를 보관할 공간. 조금 날씨가 더워서 그랬는지 많은 이들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커피를 가지고 들어와 마시면서 예배를 드린다. 찬양을 부르다 한입. 설교를 듣다 또 한입. 재밌는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오락시설이 있는 영화관. 이벤트 시네마의 구조상 나오는 길에 자연스레 게임기 앞에 마주한다. 인형 뽑기, 자동차 게임, 총 쏘기 등 여전히 어두운 조명아래 형형색색한 게임기의 불빛에 매료된다. 아이들은 저마다 잠시간 지루한 시간을 보상받듯 게임기 앞에 선다. 교제할 시간이 없다. 사실 교제할 장소도 녹록치 않다. 게임기 앞에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주차장으로 가기 바쁘다. 왜 영화관으로 선택했을까?
광고 시간 ©ONECHURCH
둘째, 예배인가 쇼인가?
A. W. 토저가 쓴 「예배인가 쇼인가」 라는 책이 떠오른다. 현장감 없는 온라인 찬양은 소리 없는 꾕과리 같은 느낌이였다. 최근 복음주의 교회들의 찬양은 젊은 이를 겨냥해 콘서트식 예배가 줄을 잇는다. 물론 필자도 콘서트식 예배에 필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지속되면 때로는 그 마저도 공허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현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색했다. 차라리 딱딱한 성경책 들고 찬송가 두어장 부르는게 나을 성 싶다. 뒤이어 설교다. 설교는 웨스트게이트점 담당 목회자가 설교했다. 본문은 시편 23편이다. 시편 23편,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구절이다. 인본주의적 설교를 하기 좋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설교의 내용인 즉슨 이랬다. 지난주까지 여름 휴가를 갔다왔고, 여름 휴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과장하면 절반 가까이 이야기 했고, 등등 그래서 우리는 “지키고, 따라가야 한다”로 귀결됐다. 설교가 끝나고, 그렇듯 잔잔한 음악과 어두운 조명아래 기도를 종용했다. 기도하기 좋은 환경을 연출했다.
필자는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를 하면서 설교에 대한 대원칙을 배웠고, 세웠고 변함없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다.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사도행전에서 베드로가 그랬고, 요한이 그랬고, 스데반이 그랬고, 바울이 그랬다. 설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여야 한다. 2주간 들은 설교에서 예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죄에 대한 깨우침도, 죄에 대한 반성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개신교 핵심 복음들은 빠져 있었다.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필자가 본 것은 빙산의 일각이였으면 좋겠다.
예배 이후 ©ONECHURCH
끝으로, 영화관을 나오면서 만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그 중 가장 크게 필자의 가슴을 친 것은 자기 반성이였다. 내 안에 들보를 깨닫지도 못하면서, 이 교회에 티끌을 평가하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필자는 회개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예배에 대한 고찰이다. 깊이 준비하고, 깊이 고민해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을 위한 예배를 만들어가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했다. 나는 예배를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헌신했는지, 어찌보면 매번 반복된 것이라 여겨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보게 되었다.
서머나교회에 감독이였던 폴리갑은 죽음의 순간 앞에서도 끝까지 그리스도를 부인하지 않고, 시인했다. 그의 삶 속에 철저하게 예배했고, 신앙을 고백했으며, 온 몸과 마음으로 찬양했다. 목숨을 내어 놓으면서까지 예배했다. 우리도 오늘 드리는 예배가 내 삶에 마지막이라면, 어떻게 예배를 드리게 될까?
송성한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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