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키아 기도 묵살은 잘못' 뉴질랜드 인종관계 위원장
멩 푼 위원장 ©RNZ
뉴질랜드 인종관계개선위원회(Relations Commissioner) 멩 푼(Meng Foon) 위원장이 의회 시작 때 카라키아 기도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얼마 전 오클랜드 북부 지방인 카이파라 구의회(Kaipara District Council) 회의에서 새로 선출된 구청장이 카라키아(마오리식 기도)로 회의를 시작하자는 마오리 의원의 요청을 묵살했다는 논란이 보도되었다. 기사 참조: 뉴질랜드 지방 회의서 '카라키아 기도 안 돼' 묵살 논란
카라키아는 좋은 결과를 얻도록 영적 인도와 보호를 구하는 마오리식 기도로, 뉴질랜드에서는 회의나 지방의회를 시작할 때 카라키아를 공식 순서로 두는 경우가 흔하다.
크레이그 젭슨(Craig Jepson) 구청장은 앞으로 의회를 시작할 때 카라키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했다.
멩 푼 위원장은 이 같은 처사에 충격과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 의회 및 모든 기관들은 와이탕이 조약을 존중하여 마오리족이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표현할 수 있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카이파라 구의회 지도자들이 이것을 인정하여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 것을 독려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당시 회의에서 마오리 의원은 카라키아를 하게 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구청장이 가로막았다.
젭슨 구청장은 "이 의회가 종교를 가진 사람과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 다양한 민족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모든 사람들을 존중할 수 있게 종교색이 없는 구의회를 운영할 생각이며 거기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카라키아 기도를 막은 젭슨 구청장 ©LDR / Northern Advocate
결국 마오리 의원은 카라키아를 하지 못했고 대신 자신의 취임 연설에서 카라키아를 했다.
멩 푼 위원장은 와이탕이 조약을 바탕으로 지방자치 정부는 마오리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나나이아 마후타(Nanaia Mahuta) 지방자치 장관은 의회 회의 순서는 선출된 의원들의 결정에 달려있다면서 "지역사회를 대표하도록 주민들이 선출한 시/구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회의 티캉아/절차를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나나이아 마후타 지방자치 장관 ©LDR / NZME
한편, 젭슨 구청장은 전국에서 수십 명으로부터 카라키아를 금지한 행동을 지지한다는 전화, 문자,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마오리에 반감이 있는 것이 아니며, 카라키아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모두를 포용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구청장으로 선출되기 전, 그는 주민투표 없이 마오리 구(Māori ward) 도입을 반대하는 캠페인과 서명 운동을 벌이는 행보를 보였었다.
젭슨은 카라키아 없이 회의를 시작한 것은 다양한 문화권의 의원들과 어떻게 하면 회의를 잘 진행할 수 있을지를 고려한 처사이며 마오리나 종교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구의회 기념 사진, 카라키아 기도를 요청한 파니오라 마오리 의원과 나란히 앉아 있는 젭슨 구청장(가운데 빨간 가운).
©LDR / Susan Botting
그런 가운데 황가레이(Whangārei) 지역 단체에서 활동하는 수 셰퍼드(Sue Shepherd)는 회의에서 카라키아를 금지시킨 것은 잘한 일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시간은 돈이고 기도에 의회 시간을 빼앗길 여유가 없다고 말한 그는 "마오리족이 의회에서 특별한 권리를 갖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젭슨 구청장이 새로 오기 전까지 카이파라 구의회는 지난 수년 동안 카라키아로 회의를 시작해왔다.
회의를 여는 카라키아 기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Kia hora te marino
Kia whakapapa pounamu te moana
Hei hurahi mā tātou I te rangi nei
Aroha atu, aroha mai
Tātou i a tātou katoa
(평화가 널리 퍼지기를, 많은 바다가 녹색 옥(뉴질랜드 마오리 고유의 귀한 보석)과 같기를, 오늘날 우리 모두의 길이 이와 같기를. 서로를 존중하고 우리 모두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지난 관련 기사:
뉴질랜드 지방 회의서 '카라키아 기도 안 돼' 묵살 논란
뉴질랜드에서 기독교식 기도로 회의를 여는 지방의회 여전히 많아
국회 기도문에서 '예수' 삭제 시도 수년간 계속되어 왔다
혹스베이 지방자치단체들도 기존 기도문을 종교 언급 없는 카라키아로 바꾸고 있다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저작권자 ⓒ 원처치 뉴질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를 인용하실 경우 '출처: 원처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rnz.co.nz/news/ldr/479978/karakia-ban-should-be-reconsidered-race-relations-commissioner
뉴질랜드 뉴스
뉴질랜드 기독교 관련 소식들을 전합니다.
-
'의료진 부족' 뉴질랜드, 해외 간호사 등 영주권 패스트트랙 확대
©RNZ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심각한 의료진 부족을 체감한 뉴질랜드가 간호사와 조산사의 해외 인력을 확대한다. 한경,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이민 시스템을 개정해 오는 15일부터 간호사와 조산사를 포함한 교육 종사자와 건설 부문...Date2022.12.13 Category일반 -
뉴질랜드가 눈여겨보는 크리스천 푸드뱅크 '6개 교회 연합... 핵심은 사람들'
30주년을 맞은 크리스천 푸드뱅크 ©BAY OF PLENTY TIMES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뉴질랜드에서 푸드뱅크에 식료품 지원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가운데, 크리스천 푸드뱅크들의 역할도 두드러지고 있다. 타우랑가 근처에 자리한 카티카티 크리스천 푸드...Date2022.12.09 Category교계 -
'뉴질랜드 최초' 동성애 혐오 발언 목사 소송에 법원 기각
뉴질랜드 최초로 반 동성애 설교 목사를 제소한 러셀 호번 ©1NEWS 동성 커플은 총살되어야 한다고 말한 오클랜드 목사를 법정에 세운 남성의 항소가 기각되었다. 지난해 오클랜드 남성이 동성애자 혐오 발언을 한 목사를 인권심의재판소에 제소하는 뉴질...Date2022.12.08 Category동성애 -
'카라키아 기도 금지 안 한다' 구청장 입장 바꿔
카라키아 기도를 요청한 파니오라 마오리 의원과 나란히 앉아 있는 젭슨 구청장(가운데 빨간 가운). ©LDR / Susan Botting 지난주 오클랜드 북부 지방인 카이파라 구의회(Kaipara District Council)에서 새로 선출된 구청장이 카라키아(마오리식 기도)로 회...Date2022.12.08 Category정치 -
'백신접종자 피 안 받겠다' 수혈 거부한 뉴질랜드 부모, 보호권 박탈
오클랜드 고등법원에 나온 아이 엄마와 변호사 ©RNZ 7일 뉴질랜드 법원은 어린 아들의 긴급 수술을 앞두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혈액을 수혈하는 수술은 받지 않겠다고 거부한 부모의 자녀 의료보호권을 일시적으로 박탈한다고 판결했다. 보건 ...Date2022.12.08 Category일반 -
뉴질랜드 전도집회 16,500명 참석, 수백여 명 그리스도 영접 (사진)
오클랜드 전도집회 현장 ©BGEA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목사가 지난 11월 크라이스트처치, 웰링턴, 오클랜드에서 ‘갓 러브스 유’(God Loves You) 전도집회를 열었다.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열린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의 전...Date2022.12.07 Category교계 -
뉴질랜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7000명 돌파, 7월 이후 처음
©123rf 뉴질랜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지난 겨울이었던 7월 이후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다. 새로운 강력한 변이들이 유입되면서 기존에 뉴질랜드를 지배하던 BA.5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전체 감염의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Date2022.12.07 Category코로나19 -
뉴질랜드 '반지의 제왕' 호빗집에서 2박 3일 기회 이벤트
반지의 제왕을 촬영한 호비튼 ©Airbnb 에어비앤비(Airbnb)가 영화 '반지의 제왕&호빗'의 촬영 현장인 호비튼(Hobbiton)에서 2박 3일을 보낼 수 있는 이벤트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J.R.R.톨킨(J.R.R. Tolkien)의 대표적 판타지 소설인 ’...Date2022.12.07 Category일반 -
'크리스마스에 사라진 예수님 살리기'... 개인, 회사, 교회 실천 방법
HopeProject Christmas ©alltogetherNZ 크리스마스에 사라진 예수님 찾기 뉴질랜드 전역의 복음화 비전을 가지고 교회 지원 사역을 하고 있는 뉴질랜드 호프프로젝트(Hope Project)는 크리스마스에 예수님을 회복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호...Date2022.12.06 Category교계 -
뉴질랜드 교회 크리스마스 공연 '나니아 연대기 뮤지컬'
라이프처치 크리스마스 스펙타큘러 공연 ©christmas at life 뉴질랜드 현지 교회인 오클랜드 라이프처치(LIFE)의 크리스마스 스펙타큘러 공연이 올해 다시 돌아왔다. 이번 주 C.S. 루이스(C.S. Lewis)의 인기 판타지 소설 'The Chronicles of Narnia: The L...Date2022.12.06 Category교계 -
뉴질랜드인 4명 중 1명 '행복하지 않다'... '불행한 사람 증가하는 이유'
©Stuff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질랜드인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지난 5일 나왔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Stuff)는 최근 뉴질랜드인 6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7%가 행복하다고 응답했지만, 행복...Date2022.12.06 Category일반 -
같은 교회에 두 번 침입한 도둑 '성도들이 판사에게 한 진술'
©123RF 도둑이 뉴질랜드 교회에서 리모컨 훔친 뒤 닷새 만에 돌아와 훔쳐간 것 뉴질랜드에서 같은 교회에 두 차례나 침입해 도둑질을 한 남성의 재판이 열렸다. 교회에 들어가 TV 리모컨을 훔쳐간 도둑이 닷새 만에 다시 같은 교회에 가서 TV도 훔쳐갔...Date2022.12.02 Category교계 -
'카라키아 기도 묵살은 잘못' 뉴질랜드 인종관계 위원장
멩 푼 위원장 ©RNZ 뉴질랜드 인종관계개선위원회(Relations Commissioner) 멩 푼(Meng Foon) 위원장이 의회 시작 때 카라키아 기도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얼마 전 오클랜드 북부 지방인 카이파라 구의회(Kaipara District Council) 회의에서 새로...Date2022.12.02 Category정치 -
오클랜드 성소수자 축제 '시민 참여 높이기 위해 장소도 변경'
오클랜드 프라이드 행진 ©STUFF 뉴질랜드 최대 성소수자 축제 중 하나인 오클랜드 프라이드(Auckland Pride) 행진이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추진되고 있다. 오클랜드 프라이드 관계자 맥스 트위디(Max Tweedie)는 지역사회와의 협의를...Date2022.12.02 Category동성애 -
'뉴질랜드-핀란드 총리, 나이 비슷한 젊은 여성…' 기자 질문 논란
뉴질랜드의 자신다 아던 총리(오른쪽)와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왼쪽)가 회담 이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1News 일부 기자들이 회담을 마친 자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에게 '나이'와 '성별'에 대한 질문 공세를 펼쳐 '성...Date2022.12.02 Category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