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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 선교 이야기 7 - 선교사와 설득의 미학

by 원처치 posted May 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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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선교이야기 7.jpg

분랍 부족 최초 유학생으로 집 떠나는 어린이들©ONECHURCH

 

분랍 부시 부족 선교에 아무런 열매 없이 3년이 지나가면서 나와 아내는 지쳐갔지만, 영혼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열심(겔39:25)은 변함없이 우리 가운데 함께 하셨다. 이번 행차가 마지막 여정이라고 주님께 기도하고 힘없이 분랍을 향하던 우리에게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면 출애굽 시키라”라는 성령님의 음성은 분랍 부족으로 들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을 다시 힘차게 하셨다.

 

우리가 분랍에 들어가기 전날 밤에 12개 마을에 흩어져 사는 부족원들이 한곳에 모여서 세르모니(전통 의식)을 행하고 일부는 돌아갔지만, 아직 많은 부족원들이 그곳에 남아 있었다. 그날은 날씨가 덥고 햇빛이 얼마나 강렬한지 온몸을 땀으로 적시었다. 나는 그들이 밤에 불을 피우고 뛰면서 세르모니(의식)을 행하는 그 마당에서 뙤약볕을 맞으며 부족원들을 다 모아놓고 성령님의 강력한 인도 하심으로 설교가 아닌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60여 년 전 우리 한국은 여러분들의 바누아투보다 더 가난했습니다. 바누아투에는 음식이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이 없지만, 한국에는 먹을 음식이 없어서 죽은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여러분들 중에는 집이 없는 사람이 한 명도 없지만, 한국에는 집이 없어서 겨울에 추워서 얼어 죽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세계에서 열 한 번째로 잘사는 경제 강국이 되었습니다. 한국이 이렇게 부유한 나라가 된 배경에는 역사적인 아픔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1800년도 중반에 한국에는 한 왕이 있었습니다. 서양의 국가들이 한국과의 교류를 위해 문을 두드렸지만 몇 가지 이유로 그 왕은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굳게 닫았습니다(대원군 이야기). 그러나 일본은 문호를 개방하여 서양의 발달한 학문과 과학을 받아들였습니다. 서양과의 교류를 시작한 일본은 서양의 과학을 배워서 군함을 만들고 대포와 총을 만들어서 그로부터 50여 년 후에 한국에 쳐들어왔습니다.

 

아직도 칼과 활을 무기로 싸우는 한국의 군대가 군함과 대포와 총으로 싸우는 일본군대를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그래서 애석하게도 우리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36년 동안 종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마치 여러분들이 힘이 없어서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 생활을 했듯이 말입니다.

 

1945년 일본의 식민지에서 해방이 되자 한국의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공부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가난해서 끼니를 거르면서도 자녀들만은 학교에 보내 공부를 시켰습니다. 부모 세대에 겪었던 불행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미국이나 영국이나 독일같이 문명이 발달한 나라에 유학 가서 서양의 학문과 과학을 배워 돌아와 공장을 세우고 산업을 부흥시켜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서양뿐 아니라 전 세계 나라에 수출하여 한국을 더욱 부강한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이 잘살게 된 것은 바로 교육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힘이 있습니다. 첫째는 육체적인 힘입니다. 나도 젊었을 때 육체적 힘을 갖기 위해 여러분에게 보여주었던 태권도를 수련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아주 강하고 힘이 셉니다. 다른 부족하고 싸운다면 당연히 여러분들이 이길 것입니다. 그러나 이 육체적인 힘보다도 더 센 힘이 있습니다. 그것은 돈의 힘입니다. 왜냐하면, 돈이 있으면 아주 힘센 사람에게 월급을 주어 나를 지킬 수 있으므로 돈이 있으면 육체적인 힘이 약해도 힘센 사람처럼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러나 돈보다 더 큰 힘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식이라는 힘입니다. 왜냐하면, 이 지식이 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국의 자녀들이 서양에서 지식을 배워와서 그 지식으로 서양 사람들이 만드는 제품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서양으로 수출을 하여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총도 만들고 군함도 만들고 비행기도 만들어 다른 나라 군대가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나라를 보호할 수 있으니 지식이야말로 가장 센 힘입니다.

 

지금 바누아투에는 교육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다른 부족에 가면 코프라(코코넛 열매 내피를 말린 것)를 팔고 카바(마취시키는 뿌리식물)를 팔아서 그 돈으로 자녀들을 학교에 보냅니다. 학교를 졸업한 자녀들이 돈을 벌어서 자기 동생들을 학교에 보냅니다. 그래서 그들 중에 선생님도 나오고 경찰도 나오고 사업가도 나오고 국회의원도 나와서 자기들의 부족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자녀들을 공부시키지 않으니 육체적인 힘은 강하지만 지식이 없어서 이대로 10년, 20년이 지나고 나면 다른 부족보다 훨씬 가난하고 힘없는 부족이 되고 말 것입니다.

 

당장이라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관광객이 이 섬에 찾아와서 며칠간 머무르기를 원하면 당신들은 그 손님을 맞이하지 못하고 다른 부족에 빼앗기고 말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 중에는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여러분들처럼 이렇게 살기를 원하십니까? 묻자 그들은 고개를 설래 설래 흔들었고 얼굴에는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였다. 나의 설득은 계속되었다. 만약 여러분의 자녀를 나에게 맡겨 주시면 데리고 가서 숙소를 제공하고 모든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여 학교에 보내고 장차 훌륭한 인물이 이 부족에서 나오도록 내가 돕겠습니다.

 

7-1.png

 

나의 설득에 11명의 부모와 아이들이 동의했고 그들은 부모님과 아쉬움의 인사를 하고 나를 따라나섰다. 소위 분랍 부시 부족에 최초의 집단 유학생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이나 바누아투나 헤어지는 모습은 비슷했다. 헤어짐은 슬픔이다. 그러나 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그 어린 소년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헤어지는 슬픔을 잘 견디어 냈다.

 

이처럼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은혜와 섭리로 멈추려고 했던 분랍 부족 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돌아오는 길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트럭이 밀림을 통과하는 동안 나는 “주 하나님 지으신 세계”를 열창했고 우리 아이들은 한국어로 찬양하는 나의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여느 때와 변함없는 밀림의 모습이 그날따라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기는 처음이었다.

 

복음의 역사는 설득의 역사이다. 설득하는 자가 있고 설득을 당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역사는 일어난다. 2천 년 전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제자들을 설득하셨고 제자들은 설득당해 주었다. 제자들의 설득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가장 강력한 설득자이신 성령께서 오늘도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하여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나가신다.

 

설득을 당하지 않는 것은 영적 무지함 때문이다(엡4:18). 이 무지함이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게 만든다.

조상대대로 무지함에서 살았던 분랍 부족, 그러나 나에게 설득당해 준 소년들이 훗날 자기 부족을 깨우는 복음의 일꾼이 될 것을 굳게 확신한다.

 

 

기고: 정창직 선교사 (장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파송선교사)

 

원처치 뉴질랜드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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