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 샘물교회 오클랜드 한우리교회

선교

바누아투 선교 이야기 5 - 선교사와 태권도

by 원처치 posted Apr 28,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표지 선교이야기 5.jpg

 

분랍(Bunlap) 부시 부족은 복음을 거부하는 아주 폐쇄적인 부족이다. 호주의 백인선교사들을 비롯하여 서양 선교사들이 이 부족을 선교하기 위해 여러 차례 문을 두드렸으나 천둥, 번개, 지진, 태풍도 불러올 수 있는 초자연적 능력(super natural power)을 가졌다는 추장 Bancurd(뱅커드)의 리더십 아래 자신들의 custom(전통)을 고수해온 부족이다.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약 800여명이 12개 village(마을)에 흩어져 살고 있다.

 

대부분의 바누아투 부시 부족은 외부 손님에 대해 아주 친절하고 관대하여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데에 조금도 인색하지 않는데 이 부족은 그렇지 않았다. 바누아투 밀림에서 이동할 때에는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마치 군대에서 침투훈련을 할 때 건빵으로 몇일을 견디듯 밀림에서는 딱딱하게 구운 사각형 비스켓이 비상식량이다. 새벽부터 이어지는 일정 때문에 비스켓으로 끼니를 때워 배가 매우 고팠지만, 음식을 달라고 할 수 없어서 언제나 먹을 것을 주나 기다렸는데 저녁식사 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약간의 타로(원주민들의 주식)를 주어서 허기를 때웠다. 잠자리는 나까말(회당:회의하거나 밤에 모여서 담소하고 카바를 마시는 community hall과 같은 장소)에서 마른 나뭇잎으로 짠 매트를 하나 주면서 거기서 자라고 했다.

 

부족원들은 모닥불을 피우고 카바를 마시며 담소하고 나는 그 옆 땅바닥 매트 위에 누워 두 손을 가슴에 얹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했다. “주님! 이 불쌍한 영혼들을 이렇게 버려두시렵니까? 저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을 수 있도록 복음의 문을 열어주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때에 나의 눈에서는 구슬 같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성령께서 주님의 마음으로 흘리게 하시는 보배 같이 귀한 눈물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도하는 중에 저들이 복음을 거부하는 것은 자기들의 전통(custom)이 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정령숭배와 문맹은 그 부족을 무지와 혼돈과 불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강팍할대로 강팍한 저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았다.

 

조선 땅에 첫발을 밟은 선교사들이 미개한 조선 사람들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노라고 고백했던 서양 선교사들의 말을 생각하며 성령님의 지혜와 인도하심을 구하고 잠을 청하는데 웅얼웅얼거리는 듯한 부족원들의 대화 속에서 갑자기 귀에 익은 단어가 들려왔다. “가라데, 가라데”...... 눈을 슬며시 떠서 보니 부족원 중의 한 명이 주먹과 발을 지르며 싸우는 흉내를 내면서 흥이 나서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나머지는 그의 말을 재미있게 듣고 있었다. 아마도 저 아랫마을에 가서 무술영화 비디오를 보고 와서 영화 속의 장면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현지인 사역자 윈스턴에게 통역을 부탁하며 “여러분 태권도라고 들어보았습니까?” 물었고 그들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가라데는 일본인들이 수련하는 무술이고 한국인들은 태권도를 수련하는데 나는 한국 사람으로서 태권도 4단, 국제 사범 자격증, 심판 자격증을 가지고 있노라고 설명했더니 그들은 기이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며 신기해했다. 그중에 유일하게 영어를 할 줄 아는 한 젊은이가 태권도와 가라데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 물어보길래 나는 당연히 태권도가 가라데보다 더 강하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보았던 동양인 무술 고수가 어느날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나는 태권도에 대한 더 많은 얘기를 들려주었고 그들은 흥미진진하게 들으며, 그렇게 분랍 부시 부족에서의 첫날밤은 깊어갔다.

 

다음 날 아침에 원주민 사역자와 함께 부족원들 모르게 새벽기도를 하고 그들이 밤에 모닥불을 피우며 의식을 행하는 이곳에 십자가를 세워달라고 기도하며 땅을 밟고 있을 때 유일하게 영어를 할 줄 아는 그 젊은이가 나에게 다가와 혹시 어제 이야기했던 그 태권도를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내가 태권도 수련을 멈춘 지 30년이 지났지만 네가 보여달라고 하니 특별히 보여주겠다. 그러니 모든 부족원들을 이곳으로 모이도록 하라”고 했다.

 

5-1.png

 

부족원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나는 태권도의 정신을 설명한 후 수련에 앞서 준비운동(스트레칭)을 하는데, 수련을 멈춘지 오랜 세월이 지나서 다 잊어진 줄 알았지만 나의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밀림에서 누군가가 당신들을 공격해 올 때 자신을 어떻게 방어하며 상대방이 부시 나이프나 몽둥이로 공격할 때에 어떻게 상대를 제압할 것인가를 시범으로 보여주고 돌려차기(turning kick)를 보여주니 밀림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나에게 다가와 태권도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던 그 젊은이의 이름은 Bebe(베베)이고 추장 Telkon(텔콘)의 아들이었다.

 

내가 시범을 보여준 후에 베베는 나를 papa(빠빠)라고 불러도 되겠냐고 물었고 나는 분랍 부시에 들어간 지 하루 만 에 아들을 하나 얻었다. 베베는 그 후로 나의 신실한 동역자가 되었다. 조상 대대로 서양 선교사들에게 문을 꽁꽁 닫았던 이들이 동양의 한국 선교사에게 한순간에 그들의 경계를 풀어버렸으니 주님께서 시나리오를 쓰시고 성령께서 감독하신 분랍 부족 선교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5-2.png

추장 뱅커드와의 Brothership

 

선교의 현장에서 현지인들과의 접촉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하여 건강을 위해 수련했다가 군 복무시 사단 대표선수와 태권도 교관을 하고 전역 후에는 태권도 체육관을 운영하며 젊은 날의 한때에 깊이 몰두했던 태권도, 그러나 목회를 시작한 후로부터 태권도 수련한 것을 때때로 후회했다. 사랑과 온유의 모습을 보여야 할 목사의 몸과 정신에 깊이 베여있는 무도인의 강직함은 종종 원치 않는 오해를 가져올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애증이 교차하는 태권도가 복음의 불모지를 뚫고 들어가는 접촉점이 되어 선교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니 나의 후회는 한순간에 보상받은 셈이다.

 

 

기고: 정창직 선교사 (장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파송선교사)

 

원처치 뉴질랜드 onechurchnz@gmail.com

Copyright(c) Onechurch. All rights reserved. 


  1. notice

    원처치 6주년 기념 행사 ‘투게더’ … “지난 6년간 성장 모습 눈에 보여”

    원처치 투게더 영상 스케치 ©ONECHURCH 지난 4월 25일 월요일 오클랜드 노스코트에 위치한 에임하이카페에서 원처치 후원자 행사 ‘동행의 날, 투게더’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약 50여명의 후원 교회, 후원 기관 및 후원 업체 대표들과 개...
    Date2022.05.05 Category기관단체 file
    read more
  2. 28일 웰링턴에서 K-컬처 페스티벌 열려, 한류 K-팝 경연 대회도 진행

    ©주 뉴질랜드 대사관   웰링턴에서 오는 28일 한국과 뉴질랜드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K-컬처 페스티벌이 열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뉴질랜드대사관(대사 이상진)은 오는 28일 웰링턴 마이클파울러센터에서 2022 K-컬처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보도 자료...
    Date2022.05.25 Category일반 file
    Read More
  3. 한국, 해외입국자 격리면제, 음성확인서 제출 변경 안내 [대사관 공지]

    ©주 뉴질랜드 대한민국 대사관   [주 뉴질랜드 대한민국 대사관 공지입니다]   해외입국자 격리면제서 발급 지침 변경 안내(2022.5.17 업데이트)   질병관리청은 COVID-19 예방접종완료자에 대한 격리면제제도를 다음과 같이 변경, 시행할 예정입니다.   □ 대...
    Date2022.05.25 Category일반 file
    Read More
  4. 바누아투 선교 이야기 7 - 선교사와 설득의 미학

    분랍 부족 최초 유학생으로 집 떠나는 어린이들©ONECHURCH 분랍 부시 부족 선교에 아무런 열매 없이 3년이 지나가면서 나와 아내는 지쳐갔지만, 영혼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열심(겔39:25)은 변함없이 우리 가운데 함께 하셨다. 이번 행차가 마지막 여정...
    Date2022.05.19 Category선교 file
    Read More
  5. 크라이스트처치한인장로교회 8년 만에 장로 임직 감사예배 드려

    김혁민장로, 장춘엽장로, Phyllis Harris목사, 배수희목사 양병옥장로©크라이스트처치한인장로교회 지난 5월 15일 주일 크라이스트처치한인장로교회(담임 배수희목사)에서 장로 임직 감사예배를 드렸다. 2014년에 다섯명을 장로로 세운 후에, 8년만에 세...
    Date2022.05.19 Category교회 file
    Read More
  6. KYCF 수련회 "비전의 사람" 주제로 열려

    수련회 참석한 청년들©KYCF 지난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KYCF(Korean Young Adults Christian Fellowship)의 수련회가 Moirs point Mangaphai christian centre에서 75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KYCF는 1994년 설립된 오클랜드대학교 내 기독 선교...
    Date2022.05.13 Category기관단체 file
    Read More
  7. 예장합동 뉴질랜드노회 제 25회기 정기노회 열려

    정기노회에 참석한 회원들 ©뉴질랜드노회(예장합동) 지난 4월 26일(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클랜드온누리교회에서 예장합동 뉴질랜드노회 25회기 정기노회가 열렸다. 개회예배는 서기 박순종 목사의 인도로 회계 윤봉권 장로의 기도에 이어, ...
    Date2022.05.06 Category기관단체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125 Next
/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