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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크루시스 대학에 대해 듣는다: 권오영 한국어학부 학장 인터뷰

posted Aug 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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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크루시스대학 호주 본교의 권오영 학장이 오클랜드를 방문했다 ©ONECHURCH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를 아우르는 신학교육의 ‘허브(Hub)’ 지향

 

권오영 학장은 유교 색채가 매우 강한 한국 경상북도의 문경이 고향이다. 게다가 유림으로 유명하고 양반이라는 자부심이 남다른 안동 권씨 집안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배경만 보면 별로 그리스도의 가르침과는 연관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가 예수님의 복음을 전파하는 목회자가 되고, 호주의 알파크루시스대학 (Alphacrucis College) 한국어학부 학장이 되기까지 범상치 않은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짐작이 되는 이유다.


알파크루시스대학 호주 본교의 권오영 학장이 뉴질랜드 알파크루시스대학 한국어 과정의 신약 집중강좌를 위해 오클랜드를 방문했다. 알파크루시스대학은 오세아니아주 최대의 신학대학이다.


우선 먼저 권 학장에게 알파크루시스대학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다.


지금은 여러 다양한 학부를 거느린 종합대학 성격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최초 1948년에 ‘서던크로스대학 (Southern Cross College)’으로 설립될 당시에는 ‘하나님의 성회 (Assembly of God)’에 기반을 둔 신학교로 출발하였다. 현재는 초교파적이 된 이 대학의 사명선언문에는 변함없이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기독교 지도자를 육성한다 (To equip Christian leaders to change the world)”고 되어 있다. 그리고 ‘이웃과 민족을 변혁하는 글로벌 기독교 대학 (To be a global Christian university, transforming neighbourhoods and nations)’이 알파크루시스의 비전이다.


이 대학에는 한 해 천 명이 넘는 학생이 입학을 한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퍼스, 호바트, 애들레이드 등에 있는 캠퍼스와 온라인 과정을 합쳐 5천 명 가까운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철학박사(PhD) 과정에만 8십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니 그 규모가 놀랍다. 글로벌 기독교대학을 표방하는 학교답게 모든 강의실에서 온라인(Online) 강의가 가능하도록 설비가 구축되어 있다. 이를 통해 영국, 스웨덴 등 세계 각지의 협력대학들과 연계 강좌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단 규모만 큰 것이 아니고, 세계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도 한국어로 학위 취득 가능

 

입학생 중 매년 50~60 명이 한국 학생이고 현재 약 3백여 명이 재학 중인 가운데, 지금까지 2천여 명의 ‘코리언’이 이 대학을 거쳐 나가 목회/사역과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과정은 1986년에 시작되었고 2000년대 말에 학사과정이 개설된 이래 지금은 철학박사(PhD)까지 한국어로 취득할 수 있다. 권 학장의 말에 따르면, 한국 밖에서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유일한 PhD 과정이란다. 이 외에 신학/목회학 과정뿐만 아니라 상담학과 교회음악 과정도 한국어로 진행이 된다.


최근에는 기존 한국의 신학대학에서 공부하던 신학생들이 학점을 교류하여 알파크루시스대학으로 유학을 오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권 학장은 알파크루시스대학이 8백만 명에 이르는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를 아우르는 신학교육의 ‘허브(Hub)’를 지향하고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뉴질랜드 알파크루시스대학에도 작년부터 한국어 과정이 개설되어 언어적 제약을 뛰어넘어 신학학위를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호주 본교와 같은 수준의 과정이 제공되는 오클랜드 캠퍼스에서도 한국어로 학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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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 학장의 인터뷰 모습 ©ONECHURCH

 

복음 전파에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먼저 이해하는 철저한 지역화(Contextualization)가 필요

 

유교적 색채가 그토록 강한 지역에서 태어나 어떻게 주님의 일꾼이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권 학장은 자신의 신앙여정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권 학장은 감사하게도 선대로부터 믿음을 이어받았다. 그런데도 지역적이고 문화적인 특성은 그의 어린 시절 교회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주일날 앞 자리에 유건(儒巾: 한국에서 전통적 유학자들이 쓰던 두건)을 쓰고 앉아 예배를 드리던 외조부를 바라보며 그는 생각했다. “저 분이 생각하시는 예수님은 어떤 모습일까?” 이런 그의 의문은 후에 그가 신앙을 문화의 바탕 위에서 깊이 생각하고, 신학의 영역에서 이를 적용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대표 유학자 퇴계 이황과 사도 바울을 연관시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북이 고향인 그의 처가를 통해서도 북한의 실상과 관련하여 초대교회의 고난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황제를 ‘주(Lord)’라 불러야 했던 로마시대나, 독재자를 ‘주석’ 혹은 ‘수령’으로 불러야 하는 북한에서 예수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해야 하는 제자들이 받는 탄압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필리핀과 호주에서 살며 거쳤던 사역과 목회의 경험도 그의 이런 문화적 바탕에 근거한 신학 추구에 뿌리를 더 깊게 만들었다. 특별히 필리핀 사역 현장에서는 아름다운 복음이 전해지는 선교의 현장에, 이와 더불어, 복음의 바탕이며 그리스도로부터 기인한 사랑의 마음으로라기 보다는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베풀 듯 다가가는 식민사관이 배어 있음도 목격했다. 그 지역에 하나님께서 이미 자리잡게 하신 문화를 등한시하고 서구의 문화만 최선인 것처럼 전하고 군림하려는 적선의 자세가 없지 않음을 감지하게 된 것이다. 어느 지역의 습성과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이런 바탕 위에 복음이 뿌리내리게 하는 철저한 지역화(Contextualization)가 그의 신학의 화두가 된 것은 이런 맥락으로부터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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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HURCH

 

"지역교회를 섬기지 못하는 신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권 학장의 지론

 

호주의 현지 교회에서 목회자로 일하며, 신학교육이 교회의 필요(Needs)를 채워주지 못하는 아쉬움을 절감하기도 했다. 지역교회를 섬기지 못하는 신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권 학장의 지론이다. 이런 연유로 비전문 목회자이지만 지역교회에서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양성하기 위해 알파크루시스대학에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는 것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목회자와 이들 지역교회 지도자들을 재교육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말그대로 신학과 교회의 상생(相生) 노력이다.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위해서도, 위기에 처한 교회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알파크루시스대학의 모든 한인 PhD 과정 학생들에게 디아스포라에 관한 내용을 필수적으로 이수토록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학장은 개인적으로 매년 열리는 ‘세계성서학회’에 참여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교류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요한복음 4장에서 예수님이 지경을 넘어 사마리아로 건너가서 그의 사랑을 보여주셨던 것처럼, 자신도 이미 한국이라는 범주에서 경계를 넘어 호주의 문화에 접목된 사람으로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복음을 전하며 살기를 열망한다.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본을 자녀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고린도전서 9장의 말씀대로, ‘이기기를 다투는 자’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고대 경기에서는 단지 3일 간만 싱싱함을 유지하는 월계관을 얻는 것이 고작인데도 승리하려고 그렇게 힘써 노력했는데, 영원히 썩지 않을 영광의 면류관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에게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느냐는 권 학장의 말에 숙연함이 느껴졌다. 이같은 각오와 소망으로 오늘도 정진하고 있는 알파크루시스대학의 모든 학생들과 성원 모두에게 느껴지는 큰 기대가 인터뷰를 마치며 일어서는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원처치 뉴질랜드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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