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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향회의 15번째 전시회, 25명이 한지에 수놓은 아름다운 붓 글씨

posted Feb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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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향회의 15번째 서예전이 마이랑이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ONECHURCH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잔잔한 가야금 소리와 함께 먹의 향기가 가득 풍겨온다. 

 

작은 전시장에는 하얀 한지에 수 놓인 서예 글들이 가득히 걸려 있다.

 

이는 한우리교회 문화센터 연향회에서 개최한 기해년 설맞이 서예전이다.

 

지난 2월 1일부터 5일까지 연향회의 15번째 서예전이 오클랜드 북부의 마이랑이 아트센터(Mairangi Arts Cenre)에서 열렸다.

 

연향회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기천 유승재 씨는 뉴질랜드에서 젊은 후손들에게 한국의 전통 문화를 넘겨주고, 동양의 문화를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본 전시회를 매년 설에 맞춰 개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하버사이드교회(Harbour Side Church)를 출석하고 있는 유 씨는 한국에서 대학시절부터 서예 활동을 해왔으며, 2006년 10월부터 연향회의 강사로 활동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서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와는 다르게 4천년 이상 역사의 우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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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천 유승재 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ONECHURCH

 

사자성어와 시조

 

총 25명의 연향회 회원들의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는 본 전시회에는 이민 세대들에게는 낯설면서도 아련하게 가슴을 울리는 사자성어와 옛 시조들이 걸려 있다.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해본다.

 

노적성해(露積成海) –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삼사일언(三思一言) – 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한다.

 

위민덕치(爲民德治) – 통치자는 덕으로써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

 

막외어욕 막선어인(莫畏於慾 莫善於忍) – 욕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없고 인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사의혼초색 백로하계지 혹공경비거 욕기환불기 (蓑衣混草色 白鷺下溪止 或恐驚飛去 欲起還不起) – 도롱이 색갈이 풀빛과 같아, 백로가 냇가에 내려앉네, 혹여 놀라 날아갈까 두려워, 일어나려다 다시 주저앉았네 (이조시대 시인 이양연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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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 서예 작품 ©ONECHURCH

 

한지 검은 먹으로 수놓은 하나님의 말씀들

 

그리스도인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은 역시 한지에 검은 먹으로 쓰여진 성경말씀들이었다.

 

“오직 주만 바라보나이다” (역대하 20장 12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 10절)

 

“예수 그리스도”

 

연향회의 총무를 맡고 있는 준봉 김경옥 씨는 힘겹게 투병 생활을 하던 시기 담임목사로부터 받은 말씀이 마음 깊이 새겨져, 이를 작품으로 남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여호수아 1장 9절)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이사야 53장 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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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유승재 씨의 독립선언서를 감상하고 있다 ©ONECHURCH

 

긴 한지에 오롯이 적힌 독립선언서

 

연향회의 총무 김경옥 씨가 특별히 소개해주는 작품이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데, 붓, 벼루, 먹 등과 함께 옆에 놓여 있는 긴 한지에 빼곡히 작은 글씨들이 적혀 있었다.

 

이는 유승재 씨가 독립선언서를 그대로 옮겨 오롯이 적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유 씨는 올해 3월이 독립선언 100주년을 맞는 날임을 알려주었다.

 

독립선언서의 글을 보고 있자면 당시 민족대표 33인이 비장하게 글을 적어내려가는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또한 한눈에 이해하기 한자 글들 또한 많이 섞여 있어 바로 이해하기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그 가운데 내용들은 충분히 가슴에 전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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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천 유승재 씨(좌)와 총무를 맡고 있는 준봉 김경옥 씨(우) ©ONECHURCH

 

King Different! Inspiring!

 

전시장 입구에 놓인 방명록에는 삐뚤삐뚤하지만 정성껏 쓰여진 방문객들의 글들이 적혀 있다.

 

그중에도 눈에 띄는 “King Different!”, “Inspiring”과 같은 현지인들의 코멘트도 있다.

 

유승재 씨는 현지인들에게 서예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라 큰 관심을 보이며, 그중에는 연향회 강의까지 참가하는 현지인들도 더러 있다고 유 씨는 언급했다.

 

또한 교민들의 방명록 글로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 (한일수)”, “아름다운 재능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감사합니다. (은혜나눔교회)” 등이 있었다.

 

한편, 유 씨는 많은 교민들이 찾아주었지만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지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유승재 씨와 연향회 회원들을 통해 뉴질랜드 이민 세대 가운데 계속해서 한국의 문화가 전해져가기를 소망한다.

 

 

 

원처치 뉴질랜드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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