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교회 브솔시내교회

인터뷰

[인터뷰] “47년 만의 첫 한국계 결선 진출”… 오클랜드대 법대생, 미스 유니버스 뉴질랜드 무대에 선 이유

posted Apr 27, 202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IMG_2032.PNG

미스유니버스 뉴질랜드와 최종 결선 15명 ©ONECHURCH

 

최초! 최연소! 뉴질랜드 교민으로 또 다른 역사가 쓰여졌다. 

 

Miss Universe New Zealand에 도전하는 이혜교 씨이다. 올해 결선 무대에 오른 15명의 참가자 가운데 한국계 참가자가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대회가 시작된 이후 47년 만에 처음 있는 기록으로, 뉴질랜드 한인 사회는 물론 다문화 공동체 안에서도 의미 있는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19세 한인 청년 이혜교 씨는 현재 오클랜드 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며, 에덴장로교회(담임 김태원 목사) 청년 공동체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이번 결선 진출자 15명 가운데 최연소 참가자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어린 나이, 한국계 최초, 법대생, 그리고 신앙을 가진 청년이라는 여러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을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담담히 소개했다.

 

“저와 닮은 사람이 무대 위에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혜교 씨는 이번 대회 참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어느 날 갑자기 큰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신 오랜 시간 마음속에 쌓여온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어릴 때는 저와 닮은 사람이 큰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어요. 한국계이면서 뉴질랜드에서 자라고, 또 신앙을 가진 사람이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없었죠. 그래서 언젠가 어린 소녀들이 자신과 닮은 사람을 보고 꿈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이번 도전이 단순히 외모 경쟁을 위한 참가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계 청년으로서 자신의 문화적 배경과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다양성이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존중받아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제가 무대에 서는 것이 누군가에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메시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IMG_2037.PNG

애비 스터진(2025 미스유니버스 뉴질랜드)과 이혜교 자매 ©ONECHURCH

 

어린 시절의 인종차별, 그리고 이제는 희망의 얼굴로

이혜교 씨가 이번 무대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어린 시절 겪었던 경험 때문이다. 그는 뉴질랜드 학교에 다니며 김밥 도시락을 가져갔을 때 받았던 낯선 시선, 보리차를 들고 다닌다는 이유로 들었던 조롱, 그리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반복해서 설명해야 했던 순간들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때는 제가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내가 충분히 뉴질랜드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어린 나이에 스스로에게 하기도 했죠.”

 

그는 당시의 상처가 결코 작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그 경험이 오히려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제 다름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라는 걸 알아요. 두 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 더 넓게 사람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무엇보다 그는 앞으로 뉴질랜드 사회에서 어린 아이들이 자신과 같은 이유로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가 미스 유니버스 무대에 선 이유 중 하나도 그것이에요. 다시는 어떤 아이도 도시락이나 피부색, 이름 때문에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연소 참가자, 그러나 누구보다 단단한 준비

이번 결선 진출자 15명 가운데 이혜교 씨는 가장 어리다. 대부분 참가자들이 다양한 무대 경험과 커리어를 갖춘 가운데, 19세 참가자가 결선까지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나이를 약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다른 참가자들을 보며 위축되기도 했어요. 다들 너무 멋지고 자신감 있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 되더라고요.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될까?’라는 질문이 들 때가 성장의 순간이라는 걸 배웠어요.”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경쟁보다 배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과 대화하고 서로 응원하며, 여성 리더십과 자신감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클랜드대 법대 3학년… 치열한 현실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

현재 이혜교 씨는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다. 뉴질랜드 내에서도 학업 강도가 높은 전공으로 알려진 법대 생활과 대회 준비를 동시에 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법대는 늘 많은 읽을거리와 과제가 있어요. 시험 기간에는 늦은 밤까지 공부할 때도 많고요. 솔직히 부담이 크죠.”

 

그는 특히 2학년 시절 큰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대 수준은 높아졌고, 스스로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했던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남들과 저를 비교하게 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를 다시 붙잡아 준 건 감사함이었어요. 이 길은 제가 한때 간절히 원했던 길이고, 노력해서 얻은 기회라는 걸 떠올렸죠.”

 

그 이후 그는 압박을 불행이 아닌 특권으로 보기 시작했다.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 있는 자리에 서 있다는 뜻이라고 믿게 됐다는 것이다.

 

IMG_5774.JPG

이혜교 자매 ©ONECHURCH

 

에덴장로교회 청년… “신앙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

이혜교 씨는 에덴장로교회 청년 공동체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화려한 무대보다 삶의 중심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삶이 힘들거나 벅찰 때 저는 가장 먼저 하나님을 찾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감사함을 잊을 때도 있지만, 말씀과 기도를 통해 다시 방향을 바로잡게 돼요.”

 

그의 신앙을 더욱 깊게 만든 경험 중 하나는 지난 2년간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참여한 선교 활동이었다. 그는 현지에서 아이들과 주민들을 만나며 사랑과 섬김의 의미를 새롭게 배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선교를 통해 제가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았어요. 또 사람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언어가 달라도 진심은 전해진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 시간이 제 신앙을 훨씬 깊게 만들었어요.”

 

그는 신앙을 거창한 언어보다 태도로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친절함, 겸손함, 섬김,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작은 방식 속에서 믿음이 나타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시편 46편 5절이다.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 아멘. 불안할 때마다 이 말씀을 떠올리면 마음이 다시 안정돼요.”

 

새벽 런닝, 꾸준한 운동, 그리고 노래가 주는 회복

무대 위 밝고 건강한 에너지의 비결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운동”이라고 답했다. 이혜교 씨는 평소 런닝과 피트니스 운동을 즐긴다. 단순히 몸매 관리가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한 루틴이라고 설명했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쉽게 흔들리더라고요. 그래서 꾸준히 뛰어요. 런닝은 제게 운동이면서 동시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에요.”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의욕이 줄어드는 주에는 오히려 한 번 더 운동하러 나간다고 했다. 포기 대신 움직임으로 자신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은 노래다. 그는 평소 혼자 있을 때도 자주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찬양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다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노래는 제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게 해줘요. 말로 못하는 마음을 노래로 풀 때가 많아요.”

 

14살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 카페와 핫도그 가게에서 배운 삶의 가치

이혜교 씨는 또래보다 이른 나이인 14살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카페, 핫도그 가게 등 여러 현장에서 직접 일하며 사회를 배웠다.

 

“처음엔 용돈을 벌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돈보다 더 큰 걸 배웠어요.”

 

카페에서는 손님을 대하는 태도와 서비스 정신을 배웠고, 바쁜 시간대에는 팀워크와 배려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핫도그 가게에서는 빠르게 몰려드는 주문 속에서 침착함과 책임감을 익혔다고 했다.

 

“일해보면 보이지 않던 수고가 보여요. 누군가 만들어 주는 한 끼, 깨끗한 공간, 친절한 미소가 얼마나 큰 노력 위에 있는지 알게 됐죠.”

 

그 경험은 지금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와 감사하는 마음의 바탕이 되었다고 말했다. 

 

IMG_5790.JPG

이혜교 자매 ©ONECHURCH

 

“왕관은 승리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이혜교 씨는 왕관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잠시 생각한 뒤 이렇게 답했다.

 

“왕관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책임이고, 영향력이고,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예요.”

 

그는 만약 더 큰 역할이 주어진다면 청년 정신 건강, 정체성 문제, 다양성 존중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뉴질랜드와 한인 청년들에게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당신은 이미 축복받은 존재입니다. 인생의 어려움은 끝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일 수 있어요. 산이 매끄럽다면 오를 수 없듯이, 어려움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듭니다.”

 

47년 만의 첫 한국계 결선 진출. 그리고 최연소 참가자. 그러나 이혜교 씨의 도전은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넘어, 이제는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 무대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미스 유니버스 뉴질랜드 선발은 5월과 6월 합숙과 훈련, 트레이닝 등을 거친 후 7월 최종 선발될 예정이다. 

 


송성한 기자 onechurchnz@gmail.com

 

 

<저작권자 ⓒ 원처치 뉴질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를 인용하실 경우 '출처: 원처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1. 워크워스에서 만난 한국의 맛 "한인 가족이 연 한국식 치킨집 ‘Hey Monsters’ 화제"

    Jay Kim 교민 ©ONECHURCH 오클랜드 북쪽의 조용한 지역 도시 워크워스(Warkworth)에 한국식 치킨의 진한 매력을 그대로 담아낸 특별한 가게가 자리 잡았다. 바로 한인 교민 Jay Kim 씨 가족이 운영하는 한국식 치킨 전문점 ‘Hey Monsters’다...
    Date2026.05.11 Category일반 file
    Read More
  2. KPCA, 해외한인장로회 희년총회 참석하는 뉴질랜드노회 “다음세대와 미래목회 준비”

    김경수 총회장과 뉴질랜드 노회 총대로 참석한 권효진 목사와 이재근 장로 ©ONECHURCH 해외한인장로회(KPCA) 제50회 희년 총회가 오는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뉴욕 퀸즈한인교회에서 열린다. KPCA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희년 총회에는 전 세...
    Date2026.05.06 Category기관단체 file
    Read More
  3. 알파크루시스 신학대학 한국부, 제6회 학위수여식 개최

    교직원과 졸업생들 ©알파크루시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위치한 Alphacrucis College 한국부가 지난 4월 18일(토), 새롭게 이전한 핸더슨 지역 “Our City Church” 캠퍼스에서 제6회 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5명의 신학 학...
    Date2026.05.06 Category기관단체 file
    Read More
  4. NZ 한인 기독의료인 모임, 의료선교 사명 이어가며 캄보디아 섬김 지속

    식사 교제 ©ONECHURCH 뉴질랜드 한인 기독 의료인 모임(KCMF)이 의료선교 사명을 이어가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섬김을 이어가고 있다. KCMF는 지난 5월 2일, 박태주(가정의)와 이겸희(소아과)의 자택에서 정기 모임을 갖고 말씀 나눔과 선교 사역을 공유...
    Date2026.05.02 Category선교 file
    Read More
  5. [기고] 정혁기 전도사의 시선에서 UNITYNZ 청소년 연합 수련회, '예비하신 길'

    ©정혁기 전도사 본 기고는 에버그린처치 정혁기 전도사의 시선에서 본 UNITYNZ 청소년 연합 수련회를 은혜 가운데 보내고 쓴 글로 필자 개인의 주관적 견해가 담긴 글이다. [본문] 최근 Auckland 에서 UNITYNZ 청소년 연합 수련회가 은혜 가운데 마무리...
    Date2026.04.28 Category기고 file
    Read More
  6. [인터뷰] “47년 만의 첫 한국계 결선 진출”… 오클랜드대 법대생, 미스 유니버스 뉴질랜드 무대에 선 이유

    미스유니버스 뉴질랜드와 최종 결선 15명 ©ONECHURCH 최초! 최연소! 뉴질랜드 교민으로 또 다른 역사가 쓰여졌다. Miss Universe New Zealand에 도전하는 이혜교 씨이다. 올해 결선 무대에 오른 15명의 참가자 가운데 한국계 참가자가 처음으로 결선에 ...
    Date2026.04.27 Category인터뷰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233 Next
/ 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