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요약] 가난한 과부와 헌금 500원
성경 말씀 | 마가복음 12:3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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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예배력을 따라서, 렙돈 두 개의 의미를 묵상합니다. 뉴질랜드 화폐로 바꾸면, 50센트 동전 정도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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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예수님의 산상 설교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하나님 나라를 약속하면서 시작하는 설교이지요. 여기에서, "가난"은 동전 한 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구걸할 수 밖에 없는 "극한 가난"을 뜻합니다.
마음이 가난하다고 하는 그 "가난"이, 그런 극한 가난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하다고 할 때 사용한 성경 그리스어 "프토코스"가 그런 "극한 가난"을 뜻하는 특별한 단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사용한 가난이라는 이 단어 프토코스를 "가난한 과부"를 소개할 때도 똑같이 사용합니다.
"프토코스 헤이라", "가난한 과부". 예수님께서는 과부를 "가난하다"고 하였습니다. 얼마나 가난한지, 렙돈 두 개, 곧 고드란트 한 개가 전 재산이었다고 합니다. 한국 돈으로 500원 정도입니다. 고드란트 한 개로는 빵 반 개도 살 수 없었습니다. 빵을 반 개만 파는 가게도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과부가 헌금한 렙돈 두 개가 아니라, 여덟 개를 모아야 빵 한 개를 살 수 있었겠지요.
## 렙돈 두 개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전 재산 50센트, 한국돈으로 500원이라면, 그리고, 생활이 나아질 가능성이 1도 없다면, 앞으로 과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성경에서 "과부"는, 그리고 특별히 "가난한 과부"는,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뜻입니다. "과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자체가 도움이 모두 끊겼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거지 나사로를 알고 있는 사람은, 나사로의 죽음이 어떠했는지 기억할 수 있습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아가는 부자집 대문 앞에서 구걸하다가 굶어 죽었습니다. 가난한 과부의 삶 또한 "거지 나사로"와 별로 다른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나사로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는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보다, 더욱 분명하게, 당시 사회의 구조와 경제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렙돈 두 개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 헌금이 얼마나 아픈 헌금이었는지는, 하나님만 아시겠지요. 그 헌금의 무게가 온 세상만큼 무겁다는 것도 하나님만 아시겠지요.
## 율법학자도 몰랐던 과부의 헌금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마가복음을 읽을 때,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와 율법학자의 이야기가 함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율법학자와 가난한 과부는 같은 도시에 살았습니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서로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습니다.
율법학자의 경제규모를 이야기할 때는 집 한 채를 단위로 이야기합니다. 가난한 과부의 전재산 빵 한 개도 살 수 없었던 렙돈 두 개와 완전히 비교됩니다.
과부가 입고 있었을 넝마조각과 율법학자가 즐겨 입었던 예복도 완전히 비교됩니다.
성경에서 율법학자는 과부의 형편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율법학자라고 하면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가르치는 전문가입니다. 모세의 출애굽 때로부터 시작되어 천 년 동안 계속된 율법의 역사와 흥망성쇠를 모두 꿰뚫고 있었던 아주 특별한 학자입니다. 평생 모든 성경과 계명과 율법을 공부하고, 쉽게 해석해서 올바로 살아가라고 사람들을 가르치는 직업이 율법학자라는 직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면, 그들이 가난한 과부의 형편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한 청년의 살인 사건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2021년 11월 10일, 그 청년의 항소심 선고가 내려집니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한 시간에 7천원 알바를 해서, 한 달에 72만 8천원, 월급을 받던 청년의 죄는, 아버지를 굶겨 죽였다는 죄입니다.
아버지는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하였습니다. 음식도 호스를 통해서 특별히 만든 죽을 섭취해야 했습니다. 계속 청구되는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병원에서도 요양병원에서도 퇴원하셨고, 치료비는 삼촌에게 빌려서 지불하였습니다. 아버지를 돌보는 데 필요한 모든 용품도 72만 8천원에서 지불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아버지의 대소변을 치우고 특별식을 호스로 제공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퇴원을 반대했지만, 병원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지난 3월 24일 삼촌에게 보낸 카톡은 이랬습니다.
> "삼촌 저 월급날이 15일인데요. 생활비가 없습니다. 10만 원만 빌려줄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전화가 안 되는데요. 문자 남겨 주시면 제가 답 드리겠습니다."
6시간 뒤에 다시 카톡을 보냈습니다.
> "부탁할 사람이 삼촌밖에 없어요. 쌀이라도 살 수 있게 2만 원이라도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월급 나오면 바로 갚을게요."
그 뒤 어느날, 마비된 몸을 마사지받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답니다.
> "미안하다.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라. 필요한 거 있으면 아버지가 부를 테니까, 그 전에는 아버지 방에 들어오지 마라."
프레시안이라는 작은 인터넷 신문에 실린 내용입니다.
## 가난한 과부의 헌금과 가난한 청년의 생활비는 묘하게 겹쳐져서 마음에 남습니다.
과부와 청년의 생활비를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는 가난하면 생존이 불가능한 사회구조와 경제체계입니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졌다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는 가난한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율법학자는, 예복입는 것을 좋아하고,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높은 자리에 앉기를 좋아하고, 윗자리에 앉기를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율법학자는 당시 사회에서 누구보다도 존경받고 존중받았습니다. 달리 말하면, 사람들이 율법학자를 그렇게 존경하고 존중하였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반대였습니다. 율법학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을 존경하고 존중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고 가르치십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정확하게 생활이 가난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너희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너희가 배부르게 될 것이다.
너희 지금 슬피 우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하셨습니다.
## 크리스천에게 예수의 십자가는 사랑입니다.
하지만, 예수께서 십자가 지신 이후에도 지금까지, (1) 가난한 사람이 가난을 탈출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2) 가난한 사람이 존경받고 존중받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3) 자신의 가난을 스스로 증명할 능력이 없으면,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제 성탄의 계절이 가까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우리 곁을 돌아봐야 합니다. 과부의 헌금 렙돈 두 개를 발견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십자가가 보입니다.
가난한 과부의 이야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선고를 불과 3일 앞 둔 그 마지막 7일 동안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크리스천은 예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가 보았던 세상으로 보고, 예수의 십자가 사랑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크리스천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존경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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