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5조에 기독교가 반영되어, 성경이 국가의 상징으로 인정된 파푸아뉴기니 ©RNZ
기독교적 가치가 반영되며, 성경이 국가의 상징으로 인정
파푸아뉴기니 국회가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 정체성을 공식적으로 '기독교 국가'로 명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표결에서 찬성 80표, 반대 4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통과됐다.
개정된 헌법 서문에는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령을 온 우주의 창조자이자 주관자로 인정하며, 우리에게 부여된 모든 권위와 권한이 그분들로부터 비롯됨을 선언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한 국가 목표 중 하나로 기독교적 가치가 반영되며, 성경이 국가의 상징으로 인정된다.
제임스 마라페(James Marape) 총리는 이번 개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그는 "이번 개정을 통해 파푸아뉴기니가 기독교 국가임을 헌법적으로 인정하게 됐다"며 "이는 국가 발전에 기독교 교회들이 기여한 바를 최고 수준에서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푸아뉴기니, 헌법 개정으로 '기독교 국가' 선언…논란도 이어져
그러나 일부 종교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가톨릭계 자선단체 카리타스 PNG(Caritas Papua New Guinea)의 조르지오 리치니(Giorgio Licini) 신부는 "21세기에 국가를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국가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이는 단지 '형식적인 변화'에 불과하며, 국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치니 신부는 또한 "헌법 서문은 이미 1975년부터 기독교 유산을 인정해왔다"며 이번 개정이 특별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점점 세속화되는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와 같은 이웃 국가들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기독교 국가 선언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독교 교회 건물 근처의 마을 시장, 파푸아뉴기니 ©123RF
한편, 마라페 총리는 이번 개정이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역사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정이 운영법(operational law)이 아닌 헌법적 선언임을 명확히 하며, 이는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푸아뉴기니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는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독립 당시 국가를 특정 종교와 결부시키는 것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창립 지도자들이 '기독교 국가' 선언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종교적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파푸아뉴기니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종교적 이해 부족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저작권자 ⓒ 원처치 뉴질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를 인용하실 경우 '출처: 원처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RNZ
https://www.rnz.co.nz/international/pacific-news/544665/papua-new-guinea-declares-christian-identity-in-constitutional-amendment
https://www.rnz.co.nz/international/pacific-news/545167/catholic-priest-calls-png-s-christian-state-declaration-cosmetic-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