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와이탕이 데이에 기독교가 지배적인 이유
와이탕이 데이 새벽 예배 ©STUFF
이번 주말은 와이탕이 데이(Waitangi Day)가 낀 연휴다.
2월 6일 월요일은 와이탕이 데이이며 뉴질랜드의 공휴일이다. 1840년 2월 6일에 뉴질랜드의 건국 문서로 간주되는 와이탕이 조약(Te Tiriti o Waitangi)이 처음 서명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매년 2월 6일 새벽에는 국가적인 공식 기념식으로서 와이탕이 데이 새벽 예배((Waitangi Day dawn service))가 와이탕이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도 거행된다.
와이탕이 새벽 예배에 참석하면 일반 예배와 마찬가지로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는데, 기독교 성공회의 영향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와이탕이(Waitangi)는 뉴질랜드 국가의 발상지로, 토지와 마오리 부족장의 권리를 보호받는 대신 영국 왕권에 주권을 이양하는 건국 조약이 체결된 곳이다. 즉, 두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탄생한 곳이다. 와이탕이가 뉴질랜드의 정치적 발상지였다면 뉴질랜드의 영적 발상지는 바로 기독교였다. - Ewen McQueen
현재 와이탕이가 속한 Te Tai Tokerau 교구의 주교인 피카아후(Te Kitohi Pikaahu) 목사는 “와이탕이 새벽 예배는 전반적으로 성공회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20년 이상 와이탕이 예배를 책임지고 있는 피카아후 목사는 1840년부터 와이탕이 기념식에서 성공회 교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이는 1823년 베이오브아일랜즈(Bay of Islands)에 도착한 영국 성공회 선교사 헨리 윌리엄스(Henry Williams) 목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5년에 서명된 뉴질랜드 독립 선언문(He Whakaputanga)과 1840년 체결된 와이탕이 조약 모두 윌리엄스 목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영어로 된 와이탕이 조약 초안을 마오리어로 번역하는 데 윌리엄스 목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영어를 모르는 마오리인들에게 "희망을 보장하는" 내용의 조약 번역을 제공했다.
조약 번역에서 윌리엄스 목사는 영어 단어 'governorship'을 kāwana로 번역했는데, 이는 소유권보다는 '후견인으로서의 책임'과 같은 개념이라 더 훌륭한 번역이라고 피카아후 목사는 평가한다.
와이탕이 조약문에 등장하는 문구는 기독교 가치와 일치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보편적인 인간 가치"와도 일치한다고 피카아후 목사는 말한다.
"조약을 작성한 사람이 평등과 공정성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생각합니다."
조약 초안에 서명한 많은 마오리인들이 그때 세례를 받고 기독교 가르침을 받았다.
피카아후 목사는 "당시 성공회 교회는 선언문과 조약문에서 땅과 국민을 위한 희망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오리인은 왜 가난하고 건강, 교육, 주택, 고용 면에서 결핍되어 살고 있습니까? 이것은 사실 와이탕이 조약이 빚은 문제입니다. 저희 조상을 포함해 조약에 서명한 어느 누구도 그들의 후손이 가난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베이오브아일랜즈 세인트폴(St Pauls) 성공회 교회,
헨리 윌리엄스 선교사를 기념하여 설립된 교회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교회 중 하나로 여겨진다.
©STUFF
피카아후 목사는 이러한 이유로 성공회 교회가 구조적인 역할 그 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회 교회는 와이탕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특권을 누리는 만큼 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와이탕이 조약의 약속 때문에 성공회 교회는 마오리족을 옹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성공회 교회가 와이탕이 데이 기념 행사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만, 피카아후 목사는 매년 다양한 교단을 초대하여 예배를 인도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라타나(Rātana) 교회, 카톨릭 교회, 침례 교회, 감리 교회가 와이탕이 예배를 인도했다.
올해 와이탕이에서 열리는 공식 예배는 구세군(Salvation Army)이 인도한다. 오전 5시 새벽예배와 오전 10시예배 모두 구세군 형식으로 진행된다.
예배에서 불리는 찬송가는 피카아후 목사가 선택하며 영어와 마오리어로 성가대가 찬양한다.
피카아후 목사는 꼭 와이탕이 데이가 아니더라도, 국민들이 와이탕이 조약을 제대로 이해하고 오늘날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성공회 교회가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년 이상 와이탕이 예배를 책임지고 있는 피카아후 성공회 목사 ©STUFF
"와이탕이 조약은 희망을 약속한 것이었음을 모든 국민이 깨닫게 말입니다."
200여 년 전인 1814년 크리스마스 날, 와이탕이 인근 랑이호우아(Rangihoua) 해안에 상륙한 영국의 선교사 사무엘 마스든(Samuel Marsden) 목사는 뉴질랜드에 처음으로 기독교 복음을 전파했다. 당시 그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glad tidings of great joy)"을 선포하며 누가복음 말씀을 전했다.
지난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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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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