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론 가브리엘로 인해 도로와 주택이 피해를 입은 후 와이라라파, 티누이 지역 주민을 돕겠다며 기부된 식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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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론 가브리엘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혹스베이(Hawke's Bay), 기즈번(Gisborne), 오클랜드를 향해 전국 각지에서 기부와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사이클론이 강타한 후 뉴질랜드 북섬 지역의 주택들은 침수되고 손상되었으며, 다리와 도로가 파손되고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멀리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은 북섬의 사이클론 피해 뉴스를 보고 지난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캔터베리와 카이코우라 지진 당시에 입은 피해와 재난의 기억이 되살아나 마음이 아팠다.
한 주민은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우리 모두는 사이클론 피해 주민들에게 마음이 쓰입니다. 그런 재난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알거든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길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터널 끝에는 분명 빛이 있다"고 응원했다.
생필품조차 없는 주민들을 위해 시립 극장이 음식 배급소가 되었다. ©RNZ
한 주민은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생필품과 발전기를 도둑맞았다는 소식에 "사회에 해를 끼치는 벌레 같은 존재들은 가둬버려야 한다'며 이런 힘든 시기에 필수품을 훔쳐가는 비열한 도둑들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냈다.
웰링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재정과 물품을 기부했다.
웰링턴 주민 애나(Anna)는 부패하지 않는 음식과 위생 용품을 포함하여 피해 지역 고등학교에 여러 생필품을 기부했다면서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웰링턴 주민들의 가장 많은 대화 주제는 사이클론 피해 주민 이야기라고 한다.
MPI, HUHA, SPCA가 운영하는 임시 동물 보호소에 기부된 반려동물 사료들. ©Lauren Crimp
한편, 혹스베이 민방위(Civil Defence)는 침구, 옷, 수건 기부가 너무 넘쳐 감당하기 어렵다며, 현재 가장 필요한 도움은 재정 기부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부 센터들도 상하지 않는 음식, 물, 기저귀, 분유와 현금만 기부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네이피어의 가족이 운영하는 Ericksen Honda는 사이클론 가브리엘 후 지역에 다수의 발전기를 기부했다. ©RNZ
넘쳐나는 지역 자원봉사 허브
혹스베이 와이파와(Waipawa) 주민들은 사이클론 가브리엘로부터 대피한 지 며칠 만에 집으로 돌아와 청소와 피해 복구를 시작했다. RNZ 기자는 그곳에서 서로 돕고 싶어 하는 지역 주민들을 발견했다.
와이파와 초등학교 담장에는 의미심장한 표지판이 걸려 있다. "아로하 - 우리는 우리 지역과 우리 주민들을 돌봅니다".
Waipawa 초등학교 담장에 세워진 표지판. ©RNZ
센트럴 혹스베이의 작은 마을 도로가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한 주민들의 자원봉사로 인해 교통량이 부쩍 늘어 마치 고속도로 같다.
힘들게 일하는 봉사자들을 위한 테이블도 마련되었다. 지글지글 바비큐와 소시지, 빵, 물을 제공한다.
트럭, 트레일러, 굴착기로 실트(홍수에 쓸려온 고운 모래진흙)와 쓰레기, 잔해물을 치우느라 분주하고, 자동차로 자원봉사자들에게 점심과 빵을 배달하느라 바쁘다.
자원봉사 허브 센터에는 몇 분마다 한 번씩 사람들이 와서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본다.
봉사자들이 피해 복구 작업 중간에 먹을 수 있게 소시지, 빵, 물을 제공하고 있다. ©RNZ
이런 자원봉사 허브는 니콜라 프라이어(Nicola Fryer)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아이디어였다.
홍수가 발생한 후 주민들은 돕고 싶어 하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프라이어는 봉사를 하는 기분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눈물을 흘리며 "너무 기분이 좋아요. 제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해 줘요."라고 말한다.
마을 시립 극장은 주민 급식소가 되었고 교회는 기부된 옷, 수건, 담요를 분류하고 나눠주는 장소가 되었다.
홍수 피해 복구 자원봉사 허브가 만들어진 이후 매일 밤 지역사회 저녁 식사가 개최되고 있다.
이곳에서도 기부 상자, 음식 자루를 가득 실은 사람들이 꾸준하게 몰려왔다.
허브가 세워진 지 단 하루 만에 기름칠 잘 된 기계처럼 주민들의 봉사활동은 잘 돌아간다.
사이클론 가브리엘의 피해로 주민들의 결속력은 더 단단해져 서로를, 그리고 그들의 지역을 돌보고 있었다.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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