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총격 사건 추모식에 모인 사람들 ©Stuff
뉴질랜드 언론매체 Stuff는 올해부터 뉴질랜드 초중학교의 종교(성경 수업) 교육 과정이 다문화 시대를 맞아 달라진다는 내용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뉴질랜드는 초기 기독교 선교사를 통해 기반이 세워지고 교육 및 전반적인 시스템이 기독교를 기초로 세워짐에 따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 등 성경 내의 가치와 도덕을 배우는 성경 수업(종교 수업)이 초중고교에서 기본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문화, 다종교 시대로서 더 이상 기독교가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Stuff의 기사도 그러한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래는 기사의 한글 번역입니다.
어제 보도한 '기독교 중심 벗어나기' 올해부터 바뀌는 뉴질랜드 학교의 수업 1편에 이어 2편입니다.
'기독교 중심 벗어나기' 올해부터 바뀌는 뉴질랜드 학교의 수업 2편
기독교 중심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종교를 가르치도록 초중고교의 교과과정 변경을 교육부에 권고한 모리스 교수는 공립학교의 성경 수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뉴질랜드에 공립학교가 설립된 이후 공립학교들은 비기독교적 학습 공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한 가지 예외는 종교 수업(성경 수업, religious instruction)이었다.
1960년대에 교육법이 개편되면서 학교들은 정규 수업 시간 외에는 아이들에게 종교 수업(성경 수업- 성경 내의 가치와 윤리, 도덕 등을 배우는)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세간은 법의 허점이라고 말한다).
*지난 2018년 성경 수업을 주관하는 교회교육위원회(Churches Education Commission)는 학부모와 학생, 학교 이사회들로부터 성경 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어린 학생들에게 담대한 마음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 용기를 갖는 법, 좋은 교우 관계 형성법, 올바른 선택을 하는 방법들을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성경 수업은 뉴질랜드의 인구 대다수가 기독교인이었던 시절에 실시된 것이지만 현재 뉴질랜드는 다문화 사회이며 다양성을 존중해야 합니다”라고 모리스 교수는 말했다.
이러한 법의 허점은 계속 존재하여 공립학교에서도 기독교 교육과 설교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Stuff는 자녀를 성경수업/종교수업에 참여시키지 않으면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학부모들을 만났다.
그러나 2020년에 법이 개정되어, 부모/보호자는 자녀가 성경수업/종교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 더 이상 학교에 별도로 편지를 보낼 필요가 없어졌다. 이전에는 종교수업 참여가 기본 설정이고, 참여를 원치 않는 경우 의사 표시를 해야 했지만, 이 이후로 참여를 원하면 신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변경 이후 종교 수업을 제공하는 학교 수는 감소했으며, 학부모들이 교육부에 제기하는 교내 종교 수업에 대한 불만도 감소했다.
모리스는 종교 수업에 더 높은 투명성이 필요하다며, 특정 신앙을 장려하는 '종교 수업(religious instruction)'과 다양한 신앙 공동체를 중립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종교학 수업(religious studies)'은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학교에서의 '종교 수업'에 반대했고 78%는 '종교학 수업'을 지지했다면서 “종교적,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안은 갈등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종교학 연구자이자 종교다양성센터 회원인 폴 모리스 교수. ©Stuff
그동안 뉴질랜드 학교의 종교 수업을 반대하며 소송을 벌여온 비종교교육네트워크(Secular Education Network)의 회장인 페니 에어하트(Penny Ehrhardt)도 종교 수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종교 수업 단체를 모니터해야 합니다. 우리는 LQBTQI(성소수자) 아이들이 이러한 종교 수업을 들을 때 어떤 기분일지 헤아려야 합니다."
에어하트는 학교에서 다양한 종교를 가르치는 종교학 수업을 지지하긴 하지만, 비종교인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우리 비종교교육네트워크와 비종교인들을 포함시켜서 교육과정 변경을 논의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사회의 다양성을 지지해주는 것입니다. 이제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인구 집단인 종교가 없는 사람들을 소외시킨다면 다양성은 존중되지 않는 것입니다.”
루비 팽크허스트(1편 참조)는 어릴 적 종교 수업을 받던 작은 교실을 회상하면서 "사람들마다 믿는 신념이 다르고 이 점은 중요하다"며 모든 어린이가 존중받고 이해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중심 벗어나기' 올해부터 바뀌는 뉴질랜드 학교의 수업 1편 보기
지난 관련 기사:
뉴질랜드 법 개정 '공립학교 종교 수업, 부모 동의 없으면 받지 못해'
참고로 뉴질랜드에서 신성모독죄(blasphemous libel)는 지난 2019년에 폐지되었다. 지난 기사 참조: 뉴질랜드 국회, 신성모독죄 폐지
이전까지는 공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나 기독교를 모독/비방하는 행위를 신성모독죄로 간주하여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었으나 2019년 3월 뉴질랜드 국회는 신성모독죄 법을 폐지시켰다.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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