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회 잇따라 도둑맞아, 유독 교회에 도둑드는 이유
도둑맞은 물건 중 하나 ©The Holy Family Christchurch parish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교회가 2만 달러 상당의 성물을 도둑맞아 현상금을 내걸었다.
일요일 밤 리카턴(Riccarton)에 있는 세인트 테레사 카톨릭 교회(St Teresa's Church)에 도둑이 들어 성배와 성물, 소량의 현금을 훔쳐갔다.
크라이스트처치 교구 신부인 마이클 테레즈 셰어거(Michael Therese Scheerger) 신부는 도난 사건으로 인해 성도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단지 금전적 가치만이 아니라 도둑맞은 물건들은 예배와 성찬 거행에 사용되는 성물이며 성도들에게 깊은 영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애통해했다.
마이클 신부는 교회 CCTV 카메라를 통해 도둑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도둑 일당은 후드티와 장갑을 끼고 얼굴을 가리고 교회 문을 부수고 들어와 훔쳐갈 물건을 물색했다. 이후 모든 찬장이 열려 있었고, 물건은 여기저기 땅바닥에 널려 있었다.
훔쳐간 물건들은 특징이 도드라져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매매하거나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마이클 신부는 말했다.
일부는 2011년 캔터베리 지진으로 파괴된 교회에서 가져온 것으로, 새 교회로 옮기기 전 본당에서 보관하고 있던 것이었다.
도둑맞은 물건 중 하나인 성합 ©The Holy Family Christchurch parish
마이클 신부는 교회에서 훔친 물건으로 의심되는 것을 보거나 들은 사람이 있다면 제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 외에도 최근 몇 년 동안 같은 크라이스트처치 교구에 있는 교회 두 곳에서 10회 이상의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도둑맞은 물건 중 하나인 성배 ©The Holy Family Christchurch parish
이전에도 도둑맞아
세인트 테레사 교회는 이전에도 게러지에서 수천 달러 어치의 공구를 도난당했으며, 문서 금고가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적도 있다.
두 경우 모두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
다양한 보안 조치가 시행되었지만 도둑들은 항상 방법을 찾았다.
마이클 신부는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자동 경보 시스템과 같은 추가 보안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보 시스템(알람) 설치에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도둑맞는 물건 가치가 알람 설치비보다 더 큰 상황이라고 한다.
경찰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교회들이 자주 도둑의 표적이 되었는데, 이는 교회가 보통 도둑이 들어도 대응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어서 잡히지도 않고 쉽게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물품에 대한 경찰 신고가 접수됐고, 훔친 물건에 대해 아는 사람은 해당 교회 또는 경찰에 연락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는 단지 훔친 물건을 돌려받기 원할 뿐입니다. 우리에게 이것은 그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와 역사, 교회 공동체의 일부분으로 매우 소중합니다."
한편, 앞서 지난 1월에는 한 오클랜드 교회의 종을 도둑이 훔쳐갔었다. 지난 수요일에 종의 행방이 발견됐다.
1월 웰링턴의 교회에서는 성직자복을 훔쳐간 도둑이 뉴스 보도 이후 사과문과 함께 교회에 다시 돌려놓았다.
카라이티아나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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