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아파”라는 거짓말, 아이에게 더 큰 상처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정직한 설명이 아이의 신뢰와 회복력 키운다” 조언
아이를 병원이나 치과에 데려갈 때 “걱정 마, 하나도 안 아파”라는 말을 해본 적 있는가? 전문가들은 이런 ‘선의의 거짓말’이 오히려 아이에게 더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정신건강 전문가 앨리슨 스위트 그랜트(Allison Sweet Grant)는 11살 때 겪은 다리 연장 수술 당시, 자신이 겪을 고통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아이에게 고통 그 자체뿐 아니라, 믿었던 어른에게 속았다는 감정까지 더해지면 심리적 충격이 배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에게는 진실을 말할 권리와, 스스로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통은 감출 수 없지만, 신뢰는 지켜야”
크라이스트처치 아동치과 전문의 아룬 나타라잔(Arun Natarajan)은 “부모들이 선의로 거짓말을 하더라도, 실제 경험이 그 말을 반박하면 아이는 혼란과 배신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오클랜드 임상심리학자 재키 맥과이어(Jacqui Maguire)도 “진실을 피하면 아이는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잃고, 어른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클랜드 스타십 병원에서 놀이치료사 팀을 이끄는 니콜라 울래스턴(Nicola Woollaston)은 “장기적으로 아이가 의료진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려면 정직한 설명이 필수”라고 말했다.

장난감으로 병원에 언제 가고 얼마나 머무는지 설명해주면 아이의 걱정을 덜 수 있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함께 가져가는 것도 아이에게 큰 위안이 된다.
어떻게 설명할까? 나이·성향 맞는 언어가 중요
놀이치료팀은 생후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발달 단계에 맞는 언어로 시술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편도 수술처럼 흔한 수술을 앞둔 경우, 3~4세 아이라면 수술 하루 전쯤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너무 일찍 말하면 걱정만 키우고, 너무 늦으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울래스턴은 “아이에게 ‘좀 따끔할 수도 있다’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되, 어른 기준의 고통을 미리 단정 짓는 표현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약은 살짝 따끔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고, 따끔보다는 간지럽다고 말한 아이도 있어. 네가 느낀 걸 알려주면 다음 친구들에게도 잘 설명해줄 수 있을 거야’처럼 아이의 감각을 존중하는 언어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주사', '절개', '피'처럼 위협적이거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단어 대신, '잠자는 빨대(sleepy straw)', '작은 구멍', '모터소리 나는 칫솔' 같은 은유적 표현이 도움이 된다. 이는 아이를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 낯선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주기 위한 접근이다.

병원 놀이치료사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인형을 꾸미게 한 뒤, 그 인형을 활용해 의료 절차를 설명해준다. 아이는 자신이 만든 인형을 통해 시술 과정을 눈으로 보고, 만지고, 이해하며 자연스럽게 불안을 덜 수 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세요
전문가들은 “작은 선택권이 아이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밴드 색깔 고르기, 숫자 세고 시작하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장난감이나 담요 가져가기, ‘멈춰’ 사인 정하기 같은 방식이 있다.
어떤 아이는 모든 정보를 미리 알고 싶어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최소한의 설명만 듣고 싶어 하므로 아이 성향에 맞춘 대응이 중요하다.
진료가 순조롭지 않았을 때 아이와의 마무리 대화가 중요
의료진도 때때로 혈관을 찾기 어렵거나, 시술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럴 땐 “생각했던 것과 달랐네, 다음엔 어떻게 하면 더 좋을까?”라고 말하며 경험을 되짚고 긍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울래스턴은 “아기에게는 백신 접종 시 수유를 하거나, 아이들에게 마취 크림·냉찜질기 등을 사용하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부모가 이런 방법들을 사전에 요청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타라잔 박사 역시 “잘된 점과 아쉬웠던 점을 함께 이야기하고, 아이가 용기를 낸 것 자체를 인정해주는 것이 회복의 일부”라며 “작은 보상이나 칭찬은 아이에게 큰 격려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수아 기자 onechurchn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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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NZ
https://www.rnz.co.nz/life/wellbeing/is-it-okay-to-lie-to-children-about-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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