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합법화 캠페인 의사, 3명 살인 전과 밝혀져
©Otago Daily Times
안락사 합법화 캠페인을 벌이던 의사가 해외에서 저지른 3건의 살인 전과를 공개하지 않고 뉴질랜드 의료협회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협회는 해당 의사의 등록을 취소했다.
숀 데이비슨(Sean Davison)은 2017년 뉴질랜드 의료과학협회(Medical Sciences Council)에 임상병리사(medical laboratory scientist)로 지원했다.
지원 당시 그는 불치병을 앓던 어머니의 조력 자살(안락사)에 가담하여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만 협회에 알렸다.
데이비슨이 안락사를 간청한 어머니의 뜻에 따라 모르핀을 투여해 어머니를 숨지게 한 이 사건은 2011년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이미 세간에 알려진 상태였다.
이 사건은 당시 안락사 합법화 요구를 크게 촉발했다.
그런데 데이비슨은 이후 남아공에서 3명의 사망에 관여하게 된다.
2013년 사지마비 환자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살인, 2015년 7월에는 운동신경질환 환자의 사망, 2015년 11월에도 뇌 손상을 입은 식물인간을 사망하게 했다.
하지만 데이비슨은 이 사실을 숨긴 채 뉴질랜드에서 안락사 행위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의료협회에 임상병리사 등록을 신청했다.
2018년 의료협회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그는 뉴질랜드 임상병리사로 등록되었다.
다음 해 9월, 데이비슨은 남아공에서 체포되었다. 3건의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고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남아공 고등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뉴질랜드 의료협회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의료협회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료협회가 이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묻자, 데이비슨은 첫 번째 사지마비 환자에 비해 나머지 2명은 자신이 안락사에 가담한 정도가 약하다고 해명했다.
의료협회는 남아공에서 데이비슨이 저지른 행위가 "생명의 신성함을 존중해야 하는 모든 의료 종사자들의 의무를 심각히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한 데이비슨이 의도적으로 관련 사실을 숨기고 3명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축소하려 했고, 의료협회가 언론 보도를 제시하면 그제야 사실을 인정하는 식이었다고 질책했다.
의료징계위원회(Health Practitioners Disciplinary Tribunal)는 데이비슨의 행동이 의료인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판결했다.
그리고 그의 행위는 의료과학 종사자들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슨은 뉴질랜드 임상병리사 등록이 취소되었고 재판 비용 25%를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뉴질랜드 안락사
뉴질랜드는 지난해 말 국민투표 결과 65.1% 찬성으로 인해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이 제정되는 결과를 맞았다. 2021년 11월부터 안락사 법이 시행되며 그때까지는 안전장치 및 절차를 확립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안락사는 6개월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말기 질환 환자(18세 이상의 시민·영주권자)가 회복 불가능한 육체적 쇠약 상태에서 진정될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될 경우 의사 2명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안락사를 희망하는 이유가 단순히 '정신 장애 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서, 혹은 장애가 있어서, 혹은 고령이라서'인 경우에는 안락사를 신청할 수 없으며 불법이다.
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R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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