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말기암으로 죽어가던 여성, 국민에 '안락사 법안 반대' 호소

by OneChurch posted Oct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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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비키 월시 ©RNZ

 

고통스러운 암으로 죽어가던 한 여성이 뉴질랜드 국민들에게 안락사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안락사가 합법화되면 살 날이 많은 사람들도 강압에 못 이겨 일찍 죽음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10월 17일 안락사 법안(End of Life Choice Act, 생애마감선택법/생명종식선택법)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안락사 법안은 6개월 이내 사망 시한부 선고를 받고,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있는 불치병 환자가 의학적인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이다.

 

국민투표는 '안락사 법안이 발효되는 것에 찬성하십니까?(Do you support the End of Life Choice Act 2019 coming into force?)라는 질문에, 'Yes(예), 또는 'No(아니오)' 중 하나를 선택하는 형식이다.

 

현재 53세인 비키 월시(Vicki Walsh)는 2011년 6월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 Multiforme) 진단을 받았다.
 

뇌종양 중 가장 악성으로 '터미네이터(생명 종결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진단 후 14개월 이내에 사망한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 비키는 남편, 그리고 두 자녀와 함께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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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9년 후 지금의 삶이 너무 좋다는 비키 월시 ©RNZ

 

비키는 24,000 달러의 아바스틴(Avastin)이라는 약을 복용해왔고 현재 암 덩어리 크기가 절반으로 줄었다.
 

"제가 의사들에게 항상 들은 말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였어요. 하지만 9년의 시간 동안 저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도 여러 번 받고 이제는 이 약을 구입해 먹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상태가 많이 호전됐어요."
 

하지만 뇌종양 진단을 받은 지 얼마 안 되어서는 심한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꼈다.
 

해외에서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안락사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희망을 잃었어요. 남편과 저는 아무렇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처음에 작게 시작된 뇌졸중이 아주 심각한 암으로 발전되면서 그냥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룻밤에 끝나지 않고 이게 몇 주 동안 계속되니까 이럴 거면 더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비키는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꿨다.
 

비키는 만약 자신이 그때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포기했더라면 지금처럼 예쁜 손자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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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와 영상 통화를 하며 행복해하는 말기암 극복 환자 비키 월시 ©RNZ

 

"지금처럼 사는 것이 좋냐고 물어보신다면, 15년 전의 제 삶은 지금만큼 삶의 질이 높지 않았어요. 저는 지금의 제 삶이 너무 좋습니다. 정말 좋아요."
 

비키는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제시된 안락사 법안은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안락사 법안은 안락사 신청자가 강압에 의해 안락사를 선택했다고 판단될 경우 의사가 이를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비키는 안락사 법안이 통과되면 아직 살 날이 많은 사람들이 일찍 죽음을 선택하도록 주변의 강압을 받게 될 것이 가장 무섭다고 한다.

 

"안락사 법안이 통과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받을 강압이 가장 걱정됩니다. 사람들은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이미 노인 학대가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족들이 나를 짐처럼 느껴지게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나 자신이 스스로 짐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안락사가 불법이라 적어도 안락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지는 않습니다."

 

14개월 안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9년이 지난 지금 손자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하는 뇌종양 환자 비키가 털어놓는 솔직한 심정이 안락사 합법화가 사회적으로 어떠한 압박을 초래할지 미리 짐작케 한다.

 

안락사 법안은 국민투표에서 찬성 50% 이상이 나오면 곧바로 법으로 제정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게 된다.

 

 

NZ 패밀리퍼스트의 안락사법 팸플릿 한국어 버전 보기(프레이어투게더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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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원처치

원본 기사: RNZ

https://www.rnz.co.nz/national/programmes/checkpoint/audio/2018762966/i-feel-like-a-burden-sometimes-dying-woman-urges-public-to-say-no-to-euth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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