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세 부류의 사람

by sukyoun posted Nov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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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jpg

 

세 부류의 사람

 

“기독교의 하나님 신앙은 마음으로 믿고 그 믿는 바를 행하는 신자에게서 특징지어진다.”

 

커피는 낭만적이다. 콧속으로 스며들어오는 커피 향은 마음을 감싸 안아준다. 커피잔에 드리워진 깜찍한 latte art를 보며 눈으로 맛을 느낀다. 스푼으로 휘저을 용기가 주춤거린다. 이내 입으로 그 맛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용기를 불러들여 커피잔에 입맞춤한다. 입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커피를 맛보는 순간 눈으로 본 맛과 재회하며 커피 찬가를 부른다. 커피는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아 알게 된다.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요2:9)

 

갈릴리 가나에 있었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져서 예수님께서 하인들에게 여섯 개의 돌 항아리에 물을 채우게 하시므로 처음보다 더 좋은 포도주를 하객(congratulator)들에게 내어다 줄 수 있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표적을 보이신 이 일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관련된다. 예수님의 어머니, 하인들 그리고 하객들이다.

 

예수님의 어머니는 이전에 기적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인데 어찌하여 예수님에게 포도주가 필요하다고 청했을까? 예수님의 인격에 비범하고 초자연적인 능력이 있음을 알고 또 믿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어머니의 요청에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4절)’라고 응답하셨다. 어떻게 어머니를 여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어머니의 태도였다. 독자는 여인이라 부른 것에 주목할지 모르지만 어머니는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다. 인간적 관계보다 하나님의 공적인 구원 사역이 더 중요했다. 예수님이 신적인 존재로 하셔야 할 때와 하셔야 할 일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알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구세주의 능력이, 부족한 포도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신자의 마땅한 태도로 능동적이고 주도적이며 선제적으로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발휘하였다.

 

하인들을 보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말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상관없이 행동했을 것 같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5절)’고 지시했을 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수님께서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7절)’라고 말씀하시자 항아리 아귀까지 물을 채웠다. 이어서 예수님이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8절)’고 하시자 갖다주었다. 하객들의 말을 듣고 더 좋은 포도주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방식이지만 오로지 예수님께 순종하면 예수님의 능력으로 더 좋은 포도주를 얻게 된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경험하고 알게 된 증인들이다. 호들갑을 떨기보다 순종했음에 의미를 두는 천상 종들이었다.

 

하객들은 포도주가 떨어 진지도 모르고 즐기던 중에 연회의 열기가 무르익고 취기(feel the effects of drink)도 올랐을 즈음에 새로운 포도주가 나왔다. 만들어지는 과정은 몰라도 더 좋은 포도주라는 사실만은 맛보아 알게 됐다. 취한 후에 처음 것보다 더 좋은 것을 내는 것은 신랑이 남겨뒀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하객들은 주는 대로 먹고 마시며 현재를 즐길 뿐이다. 좋은 것과 더 좋은 것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다. 일반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의심도 궁금증도 없이 즐거운 일에 즐거워해 주기 위해서 방문한 하객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이었다.

 

당신은 일상을 믿음에 의해 능동적이고 주도적이며 선제적으로 살고 있는가?

당신은 일상에서 신앙의 맛을 무엇으로 그리고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가?

 

기독교의 하나님 신앙은 마음으로 믿고 그 믿는 바를 행하는 신자에게서 특징지어진다. 신자는 일상을 믿음으로 살아내어 예수님을 믿는 믿음의 맛을 만들어내지만, 불신자들은 이 신앙의 맛을 본 후에야 더 좋은 삶의 맛이 있음을 알게 된다. 세상이 신앙의 맛을 볼 수 있도록 신자는 일상에서 믿음으로 능동적이고 주도적이며 선제적으로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신자에게서 세상은 행복한 삶의 희망을 보고 가능성을 찾는다. 신앙을 살아내는 당신이 기독교의 하나님 신앙이다. 당신은 예수님께서 관여하신 일상은 더 맛 좋은 살만한 일상이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보일 수 있다.

 

 

 

원처치 저자 윤석 목사

profile

강원대학교 Civil Engineering(BSc) 전공, 뉴질랜드 BCNZ(현 Laidlaw College) 목회학(BMin)을 졸업했다. 1988년부터 한국대학생선교회(KCCC) NLTC와 서울대학교에서 사역했다. 1994년 오클랜드 대학에서 KYCF를 설립하여 사역했고, 2005년에는 직장사역연구소(BMI) 뉴질랜드 지부를 운영했다. 2009년 주를향한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했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KOSTA 공동대표 및 운영위원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