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현 목회칼럼

목회 칼럼: 기억의 인출과 응고

by 희망중독 posted Feb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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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인출과 응고

 

"거룩한 기억의 인출과 응고는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도 끊임없이 나누어져야할 것들입니다."

 

김민식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기억의 과정은 크게 3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 첫 단계는 부호화 단계로 최초의 경험을 기억이라는 장치에 입력하는 단계입니다. 그 다음은 부호화된 경험 정보를 저장하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은 저장된 정보를 인출하는 단계입니다. 기억이 잘 되려면 부호화가 잘 되어야 하는데 강렬하고 독특함 경험일수록 나중에 기억해 내기가 쉽다고 합니다. 저장 단계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두부가 응고되듯 기억 내용이 굳어져 더 또렷하게 기억될 수 있습니다. 그 후 그 기억을 인출하고 또 응고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기억 내용이 더 확실해 집니다.

 

오래 전 기억은 오히려 또렷한데 최근 기억은 흐릿한 것은 최근 기억이 채 응고되지 않아 깨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래 전 기억은 그 사이 자주 인출하면서 응고 되는 과정을 거쳐 또렷하게 기억이 된 것입니다. 결국 기억은 자주 인출하지 않으면 응고되지 않아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관한 기억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 사건을 직접 체험하지는 않았지만 성경의 증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믿음의 과정을 통해 그것을 사실로 확신하고 받아들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관한 기억이 우리의 죽은 영혼을 살리고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게 합니다.

 

문제는 십자가와 부활의 기억을 자주 인출하지 않으면 기억 속에서 응고되지 않아 점차 그 기억이 희미해진다는 것입니다. 처음 구원 받았을 때는 뜨거웠던 심령이 시간이 지나면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사람들은 어쩌면 십자가와 부활의 기억을 자주 인출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자주자주 인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입으로 그것을 자주자주 고백하고 시인해야 합니다. 또한 십자가와 부활의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그 기억이 응고되어 항상 또렷하게 우리 안에서 기억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거룩한 기억의 인출과 응고는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도 끊임없이 나누어져야할 것들입니다. 만일 교회 안에서 십자가와 부활에 관한 기억이 계속해서 나누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교회일 수가 없습니다. 친교단체나 동호회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수다를 떨게 되지만 그 수다는 언제나 십자가와 부활에 관한 거룩한 기억에 관한 것으로 끝이 나야 합니다. 그래야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다울 수 있고, 교회가 교회다울 수 있습니다.

 

 

저자 배태현 목사

profile

서울신학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캐나다 크리스천 칼리지에서 기독교상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오클랜드에서 최초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를 개척한 후 2곳의 교단교회를 더 개척했으며, 현재는 크라이스트처치 새소망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1996년 '한맥문학'지를 통해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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