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al Christinity'(기독교인의 실천적 영성)
성경을 가까이 하는 거룩한 루틴 만들기
"말씀을 가까이하는 삶, 영적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루틴이다"
규칙적인 식사가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하듯, 성경을 꾸준히 읽고 묵상하는 습관은 우리의 영적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영적인 양식을 멀리하면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무관심, 영적 나태함, 그리고 죄의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성경신학자 제임스 보이스(James Boice)는 성숙한 신앙인들이 하루에 2~3시간씩 말씀을 연구하지만, 바쁜 일상 속 그리스도인들은 10~15분 정도의 시간을 겨우 내는 현실을 지적한다. 그는 규칙적인 성경 연구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만들고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에게 집중력이 가장 높은 아침 시간이 말씀 묵상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예수님께서도 이른 새벽 미명에 습관적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셨던 것처럼, 거룩한 습관의 루틴은 경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세상속의 학문안에서도 루틴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습관 형성을 넘어, 인간의 인지 및 행동을 이해하는 심리학, 뇌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이다. 특히 행동주의 심리학과 뇌과학 관점에서 루틴 형성의 학문적 원리를 살펴볼 수 있다.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습관의 고리(Habit Loop)라고 부른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루틴을 외부 자극과 그에 따른 행동, 그리고 보상이 연결된 일련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듀크 대학교의 웬디 우드(Wendy Wood) 교수와 같은 행동 심리학자들은 우리 행동의 상당 부분이 무의식적인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습관은 '습관의 고리(Habit Loop)'라는 3단계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고 한다.
먼저는 신호(Cue)이다. 이것은 행동을 유발하는 특정 자극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눈을 뜨는 것, 커피 냄새를 맡는 것, 알림이 울리는 소리 등이 신호가 될 수 있다. 두번째는 행동(Routine)이다. 신호에 반응하여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행동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 커피 냄새를 맡고 습관적으로 커피를 내리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세번째는 보상(Reward): 행동 이후 얻게 되는 만족감이다. 스마트폰에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는 즉각적인 즐거움, 커피 한 잔으로 얻는 상쾌함 등이 보상이다.
이러한 고리가 반복될수록 행동은 점점 더 의식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동적인 루틴으로 자리 잡게 된다. 좋은 루틴을 만들려면, 기존의 신호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신호를 만들어 원하는 행동을 유발하고, 그 행동 뒤에 긍정적인 보상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루틴을 설계할 때는, 작고 달성하기 쉬운 목표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작은 성공이 보상으로 작용하여 도파민 회로를 강화하고, 이는 다시 루틴을 지속할 힘이 된다. '영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어린 시절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영양분을 섭취하듯, 우리는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할 때 말씀에 대한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스스로 균형 잡힌 식단을 찾아 먹는 것처럼, 이제는 하나님 말씀에 대한 의존적인 태도를 벗어나 스스로 말씀을 탐구하고 적용하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말씀을 바르게 대하고 영적 루틴을 만들어가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1. 포괄적으로 대하라.
성경은 모든 부분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책이다(디모데후서 3:16). 특정 구절이나 좋아하는 부분만 읽는 것이 아니라, 성경 66권 전체와 친숙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간 성경 통독 계획표를 활용하여 매일 3장 이상씩 읽는 습관을 들이면 1년에 성경 전체를 완독할 수 있다.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말씀을 익숙하게 만드는 이 루틴은 우리의 신앙적 균형 감각을 길러준다.
2. 체계적으로 묵상하라.
말씀을 깊이 이해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묵상(Meditation)이 필수다. 큐티(QT) 가이드북을 활용하거나, 일정 분량과 시간을 정해 주제별로 말씀을 깊이 탐구하는 방식을 시도할 수 있다. 모세오경, 시가서, 예언서, 복음서 등 성경의 항목별로 순서를 정해 다양하게 묵상하는 것은 균형 잡힌 영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3. 기도와 함께 나아가라.
성경 공부의 목적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다. 예수님 시대의 율법학자들처럼 율법에 능통했지만, 믿음의 본질을 놓쳤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시편 기자가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기이한 것을 보게 하소서”(시편 119:17)라고 고백했듯이, 말씀을 대하기 전 기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기도는 우리의 마음을 열어 하나님의 계시가 온전히 마음에 새겨지도록 돕는다.
4. 삶에 순종하며 적용하라.
성경 공부의 가장 위대한 열매는 순종이다. 야고보 사도는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야고보서 1:22)고 강조한다. 말씀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바를 깨닫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말씀 공부의 진정한 목표다.
저명한 성경 신학자 하워드 핸드릭스(Howard Hendricks)는 성경 공부를 역사나 문학을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이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다음 세 가지 질문을 활용하여 말씀을 삶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성경을 삶에 적용하는 세 가지 질문
1. 관찰(Observation): “이 말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가? 등장인물은 누구이며, 어떤 교훈을 주는가?”
2. 해석(Interpretation): “이 말씀의 핵심 의미는 무엇인가? 성경 전체의 가르침 속에서 이 단락이 차지하는 위치는 어디인가?”
3. 적용(Application): “이 말씀이 내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나는 이 말씀을 통해 어떤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가? 가정, 직장, 학교 등 나의 일상에서 이 말씀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성경은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과 그분의 성품을 증언하는 특별한 계시이자 큰 선물이다. 이 귀한 선물을 확신하고, 오늘 다시 말씀 앞으로 나아가는 역동적이고 거룩한 루틴을 창조하고 실천해 보시기를 바란다.
원처치 칼럼은 저자의 주장이 담긴 글입니다. 정치적, 신학적 의도나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처치 저자 김택훈 목사
김택훈 목사는 합동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M.Div), 리버티 세미너리 신학석사(Th.M) 설교학을 전공했다. 현재 덴버신학교에서 리더쉽 박사학위(D.Min) 과정 중이다. 현재 저자는 리더쉽 개발 분야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하며, 나아가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비전을 연구 및 제시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