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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영의 'TheArk 이야기'

이민 예배 그리고 Elsewhere

by 문지기 posted Feb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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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예배 그리고 Elsewhere

 

"이 모든 것들의 본질인 성령과 말씀 안에 거하고 있는가가 우리의 최우선이어야 함을"

 

미정부의 2000년 인구조사 통계(U.S. Census Bureau, Census 2000 special tabulation)를 보면 의외로 독일계 혈통이 15.2%로 1위이고 그 다음이 10.8%의 아이리쉬, 3위가 8.8%의 아프리카 계열이며 영국계는 8.7%에 불과하다고 발표하였다. 유럽 전역으로 뿔뿔이 흩어진 다른 게르만인들처럼 초창기 북미지역 독일 이민자들의 주된 이민 사유는 재앙 수준의 기근과 전쟁이었다. 개중엔 독립전쟁 시 영국 왕실에 고용된 용병들로 패전 후 미국 땅에 잔류한 독일계 병사들이 있었고, 이후에는 러시아 영토로 이주한 소위 볼가 독일인들이 자유를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북미지역으로 이민을 단행한 인구가 상당했다고 한다. 두 번째로 큰 혈통 순위를 차지한 아이리쉬들은 영국 당국의 극심한 압제와 감자 전염병이 만든 전무후무한 기근을 피해 넘어온 세대가 대다수이다. 

 

수 년 전 오클랜드 다운타운에 있는 초기 유럽 이민자들의 오래된 공동묘지를 우연히 둘러 본 적이 있다. 백 여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묘비 마다 제 주인 이름과 출생 및 사망 일자가 새겨져 있는데, 갓 태어난 아기, 한 날 한 시에 죽은 자매, 먼저 보낸 어린 자녀의 비석 옆에 새겨진 젊은 부모의 이름 등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저마다의 사연이 침묵 속에 웅변하는 듯 하였다. 

 

살 던 곳을 떠나 객지에 둥지를 틀고 뿌리 내리는 과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구구절절하다. 성경에 기록된 우리 믿음의 조상들도 아담과 하와의 이주에서부터 모세, 아브라함, 요셉, 다니엘 뿐만 아니라 신약시대 제자들의 삶과 사역에도 이주와 정착이라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마리아와 요셉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나사렛을 떠나 가버나움에 가서 사시니”라는 말씀(마4:13)처럼 이주와 정착이라는 과정 후에 본격적인 복음전파 사역에 임하셨다는(“이 때부터 예수께서 비로소 전파하여 이르시되….”마4:17) 것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이후 초기 디아스포라 공동체들뿐만 아니라 항해시대 복음전파자들도 이주와 정착이라는 인간 역사의 수레바퀴 안에서 선교의 꽃을 피운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때, 이방인들의 이주로 뒤섞인 사마리아인들과 객지에서 이주해 온 유대인들 사이의 치열한 갈등 관계 가운데 진정한 예배의 장소를 확인 받고 싶어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질문, 그리고 이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요4:21).” 우리가 비록 이주와 정착이라는 틀 내에서 삶과 사역을 이어 가지만,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영과 진리로 드려야 하기에 이러한 틀에 구애 받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 칼럼의 제목 “elsewhere”에 이러한 의미를 부여해 보고, 또한 우리 선교관 이름인 The Ark에도 “elsewhere”의 뜻을 생각해 본다. 지금까지 Ark of the covenant와 Noah’s Ark의 행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마치 본질의 중요성을 역설하시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를 감추신 듯하다. 어디로 이주하여 정착하느냐 보다, 그리고 어디에서 예배 드리냐 보다, 또 언약궤와 방주라는 기독교 유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느냐 보다, 이 모든 것들의 본질인 성령과 말씀 안에 거하고 있는가가 우리의 최우선이어야 함을 코로나 시대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물리적으로 이주와 정착이라는 틀 내에 거하지만, 이를 초월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날마다 증거 되길 소망한다.

 

 

원처치 저자 김후영 선교사

profile

태국 방콕과 서울에서 경영학을 공부하였고 2015년에 뉴질랜드로 넘어와 Carey Baptist college에서 Graduate diploma of applied theology를 취득. 현재는 All World Mission NZ Trust 소속으로 캠브리지 인근 TheArk라는 선교관 관장을 맡으면서, 뉴질랜드에 머무는 다양한 국적의 사역자을 섬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profile
    여름하늘 2021.02.24 09:59
    "어디로 이주하여 정착하느냐 보다, 그리고 어디에서 예배 드리냐 보다, 또 언약궤와 방주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느냐 보다, 이 모든 것들의 본질인 성령과 말씀 안에 거하고 있는가가 우리의 최우선이어야 함을.."

    마음에 와 닿는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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