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카이 예수사랑교회 주기쁨교회

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광야 길에 머물지 말아라

by sukyoun posted Sep 02,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광야길.jpg

 

광야 길에 머물지 말아라

“광야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 통과하는 길일 뿐이다”

 

Taupo를 지나 1번 국도로 Wellington까지 가려면 Ruapehu 산을 옆에 두고 Desert Road를 지나가야 한다. 황량한 갈색 들판은 푸르름의 뉴질랜드와는 사뭇 다르다. 생명은 살지 못할 것 같고, 아무런 볼거리도 없을 것 같은 광야이다. 그래서일까 어떤 사람들은 광야를 지나가는 것이 불편하고 지루해서, 다른 길을 택하거나 가급적 지나갈 일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나름 흔하지 않은 길을 운전하는 맛이 있고, 갈색 들판이 볼만하고, 겨울에는 눈도 보고 만질 수 있기에 일부러 갈 일을 만들고도 또 가고 싶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따갑게 눈총을 준다. 광야 길을 지나 Wellington에 다다를 것을, 마치 광야에 머무를 것처럼 쓴소리를 한다.

 

“바로가 이스라엘 자손에 대하여 말하기를

그들이 그 땅에서 아득하여 광야에 갇힌 바 되었다 할지라(출14:3)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는 전지(omniscience)하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바로가 광야 길로 가겠다는 이스라엘을 죽으러 간다고 여길 것을 말씀하셨고, 바로는 한치의 틀림도 없이 그렇게 생각했다.  바로는 하나님 없이 세상의 통념에 점령당한 자기 생각과 판단을 믿었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이스라엘을 업신여기고 비아냥대며 비극적 종말을 속단(hasty conclusion)했다. 요즘 기독교가 광야에 들어섰다고 말하는 소리들과 현상들도 바로의 허망한 소리와 다르지 않다.

 

‘아득하여’는 ‘당황하여’, ‘혼돈하여’라는 뜻으로 광야에서 길을 잃고 목적도 방향도 능력도 없이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을 묘사한 말이다(the land in confusion, NIV). 하나님 없는 바로가 보기에는 아득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분명한 목적과 방향과 능력으로 진행했다. 이스라엘에게는 하나님께서 계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게 바로의 속단은 무의미하다. 울리는 꽹과리 소리이자 외롭고 두려운 독백(monolog)에 불과하다.

 

‘광야에 갇힌 바 되었다’는 바로가 광야에 갇힌 이스라엘을 군대를 동원하여 추격할 것을 암시한다. 광야에 갇혔기 때문에 군대로 공격하면 몰살시킬 수 있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나안으로 향하는 과정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것이 곧 결과이고 결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고난은 하나님을 신앙 함의 증표이자, 축복에 도달하는 과정(신2:7)임을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불신자는 삶을 조각난 파편(fragmentarily)으로 보지만, 신자는 하나하나 맞춰지는 퍼즐로 본다. 불신자는 오늘을 판단하지만 신자는 내일을 기대한다. 불신자는 무시되는 과정이 낳은 오늘의 결과로 좌절된 그 자리에 머물러 서서 인생을 말하지만, 신자는 과정으로 완성되는 내일의 축복된 신앙을 삶이라 말하고 한결같은 일상을 산다.

 

오늘날의 기독교에 대한 세상의 비아냥과 협박과 저주 섞인 공격들은 완성될 축복된 삶을 이루는 광야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이 조각이 맞춰져야 퍼즐은 완성되기에 기꺼이 광야를 간다. 신자가 보여주고 살아내야 할 단 하나의 일상은, 현대의 바로에게 위축되거나 논쟁하거나 굴복당하지 않고 가나안을 향하여 광야 길을 묵묵히 지나가는 것이다. 광야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 통과하는 길일 뿐이다. 비밀을 아는 자의 여유로움, 비밀을 모르는 자를 위로하는 배려심,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함으로 어제와 같은 오늘을, 내일과 같아야 할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다.

 

당신의 광야는 무엇이며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당신은 광야에 머물러서 뒤를 돌아보고 주변을 살피며 걱정과 원망을 하지는 않는가?

 

광야에 머물지 말아라. 광야를 빠르게 지나가려고 만도 하지 말아라. 광야를 살피고 분석하며 축복된 신앙의 삶을 위한 긍정의 요소들을 수확하라. 광야가 아직 끝나지 않은 길에서 남은 길을 섣불리 절망적으로 전망하지 말아라. 현재의 광야를 냉철한 이성적 신앙의 관점으로 분석하고 분별하라. 광야로 불편해하고 불만스러워하지 말고, 광야로 인해서 하나님 신앙의 절실함과 극복된 이후에 주어질 영광을 바라보라. 오늘을 극복하지 못하면 내일은 더 고통스럽겠지만, 오늘을 극복하며 내일은 더 단단해지고 더 영광스러운 신앙을 살 수 있다. 광야 길에서 멈추지도 머물지도 않고 한결같은 신앙을 살며 통과할 때 곧 광야의 끝에 서서 가나안 땅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원처치 저자 윤석 목사

profile

강원대학교 Civil Engineering(BSc) 전공, 뉴질랜드 BCNZ(현 Laidlaw College) 목회학(BMin)을 졸업했다. 1988년부터 한국대학생선교회(KCCC) NLTC와 서울대학교에서 사역했다. 1994년 오클랜드 대학에서 KYCF를 설립하여 사역했고, 2005년에는 직장사역연구소(BMI) 뉴질랜드 지부를 운영했다. 2009년 주를향한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했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KOSTA 공동대표 및 운영위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지난 칼럼 모음

뉴질랜드 칼럼니스트들의 칼럼 모음

  1. 진실과 전심의 신앙

      진실과 전심의 신앙 “하나님의 초점은 흠 없는 완전한 삶이 아니라 순전한 동기로 신앙하는 일상에 두신다”   오랜만에 외출을 감행했다. 마스크를 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주변 산책을 하려고 나섰다. 불어오는 바람을 시원하게 맞이하는 내 몸이 봄이 왔...
    Date2020.09.30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2.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Ⅲ

    하늘 문을 열고 부어 주신 하나님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영어 학교로 복귀 —“다시 학교 일을 하라고요?” 그러던 중 함께 영어 과정을 운영했던 크리스천 랭귀지 스쿨에서 연락이 왔다. 학교의 부학장(Vice P...
    Date2020.09.29 Category이른비와 늦은비의 기적
    Read More
  3. 인간성을 대변하는 신앙의 위험

      인간성을 대변하는 신앙의 위험 “신앙은 인간성 그 이상의 경지인 하나님을 향한다”   Christchurch에 1882년 등장해서 1960년 중반까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기를 누렸던 Tram이었지만, 1960년 중반 이후부터는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
    Date2020.09.24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4.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Ⅱ

        하늘 문을 열고 부어 주신 하나님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내 인생에 가장 힘들었던 6개월 —“처음으로 한 금식 기도”    두 번째로 모집한 서른여섯 명의 중·고등학생이 영어 과정을 마친 후 현지 학교에 진학하는 데 어려움이 ...
    Date2020.09.22 Category이른비와 늦은비의 기적
    Read More
  5. 움츠러들지 말고 두루 행하라

      움츠러들지 말고 두루 행하라 “성실한 일상은 또 다른 일에 천거되어 복이 복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신앙이 된다”   겨울에 Desert Road를 지나가면 눈을 만날 수 있다. 눈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희고 복스러운 털을 가진 애견 스노위는 쉴 새 없이 뛰고 ...
    Date2020.09.17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6. 하나님이 출제하신 'TEST'

      하나님이 출제하신 'TEST'   “내일은 늦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 TEST를 기꺼이 받아야 한다”   북섬 1번 국도에 있는 Desert Road를 지나가다 보면, 길 양편으로 거대한 철탑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본다. 고압의 전류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송전탑이다....
    Date2020.09.10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7. 광야 길에 머물지 말아라

    광야 길에 머물지 말아라 “광야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 통과하는 길일 뿐이다” Taupo를 지나 1번 국도로 Wellington까지 가려면 Ruapehu 산을 옆에 두고 Desert Road를 지나가야 한다. 황량한 갈색 들판은 푸르름의 뉴질랜드와는 사뭇 다르다. 생...
    Date2020.09.02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8.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 “일상에서 개인이 붙잡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보호는 하나님 말씀이다”   Hamilton Zoo에서 만난 코뿔소는 진흙탕에서 방금 나온 듯 그 몸에 선명하게 흔적을 남겼다. 흔적뿐만이 아니라 흙탕물의 깊이까지도 가늠할 수 있을 정...
    Date2020.08.27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9. 코로나19 시즌2를 맞이하며

        언제든지 다시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뉴질랜드 국내 신규 확진자없이 100여일을 보내고 있던 8월 중순 경 갑자기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경계 태세는 많은 피로감을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단계 경보가 다시 발령된 오클랜...
    Date2020.08.25 Category정신건강 이야기
    Read More
  10. 새로운 방식으로 사는 일상

    새로운 방식으로 사는 일상 “신앙은 영과 복음으로 일상을 살아내는 거룩한 수고를 요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Lockdown 기간에 아내의 빵 굽는 기술과 실력이 전문가 수준으로 일취월장(daily progress and monthly advance)했다. 빵 가게에서 ...
    Date2020.08.20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11. 일상의 초점을 주께 맞춰라

      일상의 초점을 주께 맞춰라 “신앙은 사람과 사건에서 하나님께로 일상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몰아치는 비바람으로 운전은 불편했지만 창밖 풍경은 물을 머금어서 그런지 여전히 푸르르고 정겨웠다. 사진에 담아놓고 두고두고 보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
    Date2020.08.12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12. 삶을 대적하는 역풍을 이기는 법

      삶을 대적하는 역풍을 이기는 법 “안심하는 신앙은 더 용기를 내어 담대하고 두려움 없이 순종하는 일상을 계속 살아내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로 남섬 일주 여행을 위해서 쿡해협을 가로질러 웰링톤과 픽톤을 오고가는 Interislander ferry를 ...
    Date2020.08.06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13.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하늘 문을 열고 부어 주신 하나님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미지의 땅 뉴질랜드 —“뉴질랜드? 어디 있는 거지?”    방황은 길었고 하나님은 오래 기다리셨다. 교통사고로 어린아이를 치고 주의 종이 되겠다고 서원한 후 13년이 흘렀...
    Date2020.08.04 Category이른비와 늦은비의 기적
    Read More
  14. 하나님을 경험적으로 알자

      하나님을 경험적으로 알자   “신앙은 교실 밖에서 경험적으로 알게 될 때 성장한다.”   Upper Harbour Primary School 입구에 세워진 Mobile Classroom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신체, 우정, 정체성, 음식 및 영양 등에 대해서, ...
    Date2020.07.29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15. 길을 막고 새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나를 살린 사랑의 매와 기적들 "길을 막고 새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나를 살리기 위한 교통사고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신다” 대한배구협회에 근무하는 동안 집도 생기고 차도 생겼다. 그렇게 소원하던 외국 출장까지 다니...
    Date2020.07.28 Category이른비와 늦은비의 기적
    Read More
  16. Q&A로 풀어보는 정신건강 이야기 시리즈 4편

    <질문> 상담이 필요한가요? 상담사는 어떻게 만날 수 있죠? 한국에 가니 화장품을 사던, 전화를 새로 하나 장만 하던, 어디를 가도 ‘상담’을 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부동산에 가도 상담을 받습니다. 이런 다양한 상황과 ...
    Date2020.07.25 Category정신건강 이야기
    Read More
  17. 사랑해서 함께한다

    어린 나이부터 교회를 다녔던 나는 교회의 밖 보다는 교회 안에서 지내는게 더 편했고 좋았다. ‘세상 속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에 부담은 없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졌다가 다시금 죄에 넘어지는 나를 보며 ...
    Date2020.07.24 Category리커넥트_다시,연결
    Read More
  18. 주께 하듯 일상을 살자

      주께 하듯 일상을 살자 “하나님 보시기에 옳고 좋고 바른 것이라면 하나님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Hobsonville Point Coastal Walkway는 여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멀리 Upper Harbour Bridge도 보이고 Ferry Terminal과 Catalin...
    Date2020.07.22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19. 한전에서 가장 많은 특혜를 누린 사람

        나를 살린 사랑의 매와 기적들   한전에서 가장 많은 특혜를 누린 사람     주일 성수를 기뻐하신 하나님의 선물 —“최고의 직장, 한국전력공사”  주일 성수 문제로 취직도 물 건너가고 생활비도 떨어져서 하루하루 힘들게 버텨 갈 때쯤, 누나가 한국전력공...
    Date2020.07.22 Category이른비와 늦은비의 기적
    Read More
  20. 일상적 신앙으로 발전된 생활 신앙

    일상적 신앙으로 발전된 생활 신앙 “하나님을 기뻐함의 신앙을 신앙 활동에서 일상적 신앙으로 발전시켜 생활 신앙을 살자.” Christchurch에서 차를 몰아 Queenstown으로 가는 중에 Canterbury 평야를 지나면서 스치듯 보게 된 건초(hay stack)더...
    Date2020.07.15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5 Nex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