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처치 칼럼

|  뉴질랜드 칼럼니스트들의 이야기

벧엘교회 오클랜드 서부교회
정신건강 이야기

코로나19 시즌2를 맞이하며

by 아람 posted Aug 25,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정신건강.jpg

 

 

언제든지 다시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뉴질랜드 국내 신규 확진자없이 100여일을 보내고 있던 8월 중순 경 갑자기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경계 태세는 많은 피로감을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단계 경보가 다시 발령된 오클랜드의 상황이 지난 경험에 의해 한편으로는 익숙했지만, 지난번과는 달리 매우 지치고 짜증스러웠습니다.

 

저의 경우 연초에 있었던 첫번째 락다운 시기에는 긴장감이 다른 어떤 감정들보다 더 크게 다가왔던 반면 이번에는 상실감 - 특히 일상을 잃어버림에서 오는 슬픔과 무기력함이 꽤 힘이 듭니다.

 

이번 락다운 시작 후 많은 분들께 연락이 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속이 메슥거리고, 무기력하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연락을 해 온 지인도 있고 또 많이 좋아졌던 강박 증세와 불안감이 높아져 연락이 온 지인도 있었습니다.

 

몇 일간 영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괴롭다는 연락도 있었는데 이런 모든 증상들은 전염병의 대유행과 같은 사태에서 흔히 경험 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코로나 블루, 팬데믹 블루라고도 칭하는 이런 경험의 대표적 증상들은 불안, 우울, 짜증, 위축, 무기력, 외로움, 공허감과 같은 심리적 증상 외에도 소화 불량이나 더부룩함, 식욕 저하나 두통, 불면이나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 평소와 다른 피곤함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사소한 일인데 과하게 화가 난다던지, 손을 끊임없이 씻는 것과 같이 한가지에 매여 반복 행동을 하는 것으로도 나타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계속 꼬리를 물며, 최악의 상황이 너무 크기 다가와 극단적인 생각을 멈추기 어려운 인지적 증상으로도 나타납니다.

 

크리스천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혼란한 사회와 고립된 생활은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에도 영향을 끼치게 마련입니다.

 

뉴질랜드의 많은 한인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와 교제에 상대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지만 교회의 대면 모임이 중단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겪는 다른 어려움들이 분명 있습니다.

 

평소라면 얼굴을 마주보고 온기를 느끼며 상호 안부를 묻고,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며 새 힘을 얻었겠지만, 온라인으로는 직접 만나는 것만큼의 친밀함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분들은 단절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정도가 더 크실테고 비자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까지 있으시다면 그 사회적 고립감은 더하실텐데, 고국에서 들려오는 홍수로 인한 자연 재해, 코로나 재확산 등 지난 몇 주간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염려가 더해진 상황을 겪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런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3월 칼럼에도 한번 다룬 주제이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가장 중요한 세가지를 정리해서 다시 적으려고 합니다.

 

첫째. 관련 뉴스는 하루 한번만!

 

코로나19 이전에도 뉴스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었지만 요즘에는 카톡, 유튜브, 라디오, 뉴스, 이메일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정보가 올라옵니다.

아이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각종 속해 있는 단체나 가게에서도 매일 혹은 매주 연락이 옵니다. 특히 뉴질랜드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뉴질랜드 뉴스 뿐 아니라 한국의 소식에도 시시각각 귀 기울이게 됩니다.

 

물론 이 중에서는 꼭 봐야할 기사들이 있고 들어야할 소식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코로나19 관련 소식만 찾다보면 이 상황 속에 온 생각과 마음이 매몰되게 됩니다.

그렇기에 핵심 내용 외에 관련 뉴스들은 조금 덜 찾아보시는 것이 이 막연한 상황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겨낼 여유를 갖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오후 1시에 매일 업데이트가 있으니 오후에 한번 정도 그날의 상황을 점검해 보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동 알림 서비스나 SNS알람 등을 꺼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 일상 되찾기!!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출근이나 등교를 하거나 작업이나 살림을 하는 등 개인이 가진 일상의 리듬이 있기 마련입니다. 매일의 일과가 아니더라도 주중에 참석하는 친교 모임이나 교회 모임 등 반복적인 일정도 있기 마련인데 이런 일과를 타의에 의해 잃어버리거나 제한을 받게되면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것 같은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꼭 나가야 할 일이 없으니 하루 종일 잠옷을 입고 지내기도 하고, 내내 침대에 누워있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고, 기상 시간이나 취침 시간이 들쑥날쑥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겨울 날씨라 이번 락다운 동안 집 밖으로 아예 나가지 않은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별거 아닌 것 같은 규칙적 기상, 식사, 잠깐의 스트레칭 등은  몸의 리듬과 건강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규칙적으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영의 건강에 중요하듯 말입니다.

 

물론 평소보다는 조금 더 늦게 일어나고 조금 더 휴식 시간을 갖는 여유를 즐기는 것은 좋습니다. 규칙적인 일과를 지키되 조금은 유연성을 가지고 하루 하루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은 지루해 질 수 있는 일과에 재미를 더해 줄 것입니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성경 통독을 마음먹고 시작하거나, 소장해 두기만 한 두꺼운 책을 읽어본다거나, 시간이 오래걸려 하지 못했던 특정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거나, 미루어 두었던 집 정리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곧 찾아올 봄을 앞두고 텃밭을 손질해 보는 것도 이맘때쯤 하는 일로써 일상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록 너무나 많은 것이 달라진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의 일상은 아직 우리 곁에 있고, 우리가 가꿔가야 합니다.

 

셋째. No man is an island! 섬과 섬을 연결하기!

 

코로나 블루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우울감, 외로움, 짜증, 공허함 등의 감정들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런 감정들을 느낄 때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을 피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이런 감정들을 더 강화시키게 됩니다.

 

혼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시고, 하나님 나라의 사람들로 부르셨습니다. 가정과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가능하다면 남은 레벨3기간동안 다른 이들의 연락을 기다리기 보다는 먼저 전화해 안부도 물어보고 오랜 시간 바빠 잊고 지낸 분들에게도 다시 연락을 해보는 등 관계를 가꿔가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가정 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시리즈를 함께 시청하거나 가족용 게임을 즐기고, 단 15분에서 30분이라도 함께 걸으며 오늘의 감사함을 나누는 것도 좋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평소에 별 어려움을 못 느끼던 분들이 코로나 블루를 겪을 수도 있지만 우울증, 불안증, 강박증이나 불면증 등 평소 겪고 있던 정신적 질환이 평소보다 악화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평소에 복용하던 약이나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술과 담배의 사용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늘어나는 경우도 많아 잘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에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계속 반복되서 듣게되는 구호가 있습니다. 바로 Be Kind입니다. 서로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우리는 조금 더 친절하게, 부드럽게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하여 사소한 일상과 반복되는 일과 속에서 찾아보는 ‘감사함’은 우울감을 이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 만약 영 기분이 좋지 않고, 모든 것이 귀찮고 짜증스러웠다면, 자신을 질책하기보다 한번만 더 친절한, 부드러운 말로 자신을 돌보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 예수님의 사랑과 인자하심이 우리를 통해 이웃과 나 자신에게도 드러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원처치 저자 김아람 장로

profile

오클랜드 의대를 졸업, 메시대학에서 인지행동심리치료 준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질랜드, 아일랜드 등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경력을 쌓고, 영국왕립정신과협회와 호뉴정신과협회 정회원 자격을 취득, 모성, 영유아, 교차문화 정신건강의학 분야 등에서 전문의로 활동해 왔다. 오클랜드 대학에서 명예강사로 일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칼럼과 세미나, NGO단체 활동 등을 통해 교민 및 지역 사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노스쇼어 한인교회 장로와 뉴질랜드장로교단 목회자후보생선발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원처치 칼럼

뉴질랜드 칼럼니스트들의 이야기

  1. 인간성을 대변하는 신앙의 위험

      인간성을 대변하는 신앙의 위험 “신앙은 인간성 그 이상의 경지인 하나님을 향한다”   Christchurch에 1882년 등장해서 1960년 중반까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기를 누렸던 Tram이었지만, 1960년 중반 이후부터는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
    Date2020.09.24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2.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Ⅱ

        하늘 문을 열고 부어 주신 하나님   "고통스러운 가난 중에도 함께하신 하나님"      내 인생에 가장 힘들었던 6개월 —“처음으로 한 금식 기도”    두 번째로 모집한 서른여섯 명의 중·고등학생이 영어 과정을 마친 후 현지 학교에 진학하는 데 어려움이 ...
    Date2020.09.22 Category이른 비와 늦은 비의 기적
    Read More
  3. 움츠러들지 말고 두루 행하라

      움츠러들지 말고 두루 행하라 “성실한 일상은 또 다른 일에 천거되어 복이 복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신앙이 된다”   겨울에 Desert Road를 지나가면 눈을 만날 수 있다. 눈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희고 복스러운 털을 가진 애견 스노위는 쉴 새 없이 뛰고 ...
    Date2020.09.17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4. 하나님이 출제하신 'TEST'

      하나님이 출제하신 'TEST'   “내일은 늦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 TEST를 기꺼이 받아야 한다”   북섬 1번 국도에 있는 Desert Road를 지나가다 보면, 길 양편으로 거대한 철탑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본다. 고압의 전류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송전탑이다....
    Date2020.09.10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5. 광야 길에 머물지 말아라

    광야 길에 머물지 말아라 “광야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 통과하는 길일 뿐이다” Taupo를 지나 1번 국도로 Wellington까지 가려면 Ruapehu 산을 옆에 두고 Desert Road를 지나가야 한다. 황량한 갈색 들판은 푸르름의 뉴질랜드와는 사뭇 다르다. 생...
    Date2020.09.02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6.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 “일상에서 개인이 붙잡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보호는 하나님 말씀이다”   Hamilton Zoo에서 만난 코뿔소는 진흙탕에서 방금 나온 듯 그 몸에 선명하게 흔적을 남겼다. 흔적뿐만이 아니라 흙탕물의 깊이까지도 가늠할 수 있을 정...
    Date2020.08.27 Category사진과 함께하는 일상묵상
    Read More
  7. 코로나19 시즌2를 맞이하며

        언제든지 다시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뉴질랜드 국내 신규 확진자없이 100여일을 보내고 있던 8월 중순 경 갑자기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경계 태세는 많은 피로감을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단계 경보가 다시 발령된 오클랜...
    Date2020.08.25 Category정신건강 이야기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