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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넥트, 다시-연결

'함께 하는 것', 그 자체 만으로의 은혜

by 원처치NZ posted May 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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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말은 사람의 무지함을 일깨워준다. 다만 그 말은 지금 누구든 흘려들을 수 있을 만큼 가볍지 않다. 전 세계를 위협하는 팬더믹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여러 나라의 대항책에 의해 평범한 일상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친구들은 함께 먹고 놀 수 없고, 커플들은 기념일을 챙기기 어렵고, 사업들을 운영 중단에 경제적인 부담이 늘고, 가족들은 여행을 취소하고, 학생들은 집에서 공부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평범한 하루와 격차가 커져 버린 상태에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더 많게 느껴진다. 어색함과 아쉬움, 때로는 불안함까지 섞인 채로 다들 나름의 대안을 궁리하는 모습이다. 리커넥트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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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넥트

 

리커넥트의 오프라인 활동은 중단됐고 미팅도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이전처럼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사뭇 조용한 분위기다. 매주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달려오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리고 향초를 만들던 공방에는 사람들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 것만 같다. 활동에 제약이 생기니 다시 준비만 하는 시기로 돌아간 것 같아 안타깝지만 지금 찍힌 쉼표가 우리에게 손을 놓으라고 강요하진 않는다. 멈췄기에 보인 새로운 아이디어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계정 @re.reconnectnz를 통해 이벤트성 활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며칠에 걸쳐 뉴질랜드 사회와 관련된 퀴즈를 진행하고 우승자들에겐 상품으로 향초를 전달했다).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멤버들뿐만 아니라,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들에 기도하는 멤버들도 있다. 여전히 따뜻한 마음들이 리커넥트를 하나 되게 하지만 그보다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건 이 상황이 아무렇지 않은 내 자신이었다.

 

심각해진 건강 상태가 초래한 결과는 현시점의 격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생활이었다. 그래서 록다운 조치도 나에게는 어떠한 어색함도 타격도 주지 않은 듯했다. 다만 리커넥트를 포함한 모든 활동이 내 삶에서 도려져 나간 공간은 시간도 치료해주지 못했다. 가장 오래된 멤버 중 한 명인 탓인지 자리를 비운 6개월 동안 나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처럼 느껴졌고 그 괴로움은 고스란히 내 신앙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지. 욥이 버틴 삶은 감히 가늠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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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넥트

 

그런 와중에 리커넥트는 새로운 멤버들과 엠티를 갔다. 나는 아쉬운 대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잠깐 나눔에 동참했는데 놀랍게도 그 짧은 순간은 나에게 굉장한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멤버 한 명 한 명 리커넥트를 향한 마음을 나누는데 따듯함과 대견함, 더 나아가 사랑스러움까지 차올랐다. 단체에 속해있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하여금 하나님이 우리를 바라보시는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건강한 몸, 그로 인해 가지고 있던 자유로움, 그리고 일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의 부재 속에서만 경험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있을 때와 없을 때를 적나라하게 체험한 어리석은 나를 친히 물가로 인도해주시는 하나님이셨다. 리커넥트를 통해 받은 은혜에 깊이 감사할 수 있었고 리커넥트와 함께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은혜임을 상기시켜주셨다. 어떠한 행위보다는 사랑이라는 본질과 직면할 수 있었다.

 

이렇듯 리커넥트를 통해 배운 하나님의 뜻과 현재 재난을 통해 우리가 배우는 하나님의 뜻은 동일한 것 같다. 인생의 수많은 어려움은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주님께 돌아오라고 부르시는 도구로 사용된다. 유한성을 지닌 우리라는 존재의 연약함을 보게 하신다. 그런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구원으로 이끄신다. 작은 우리에게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 얼마나 진실하고 힘이 있는지 보여주신다. 그 사랑을 시작으로 긍휼한 마음을 품게 하시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기회도 부여하신다. 그런 수많은 기회를 리커넥트가 놓치지 않고 경험하게 하신다. 리커넥트는 주어진 환경을 품고, 나이기에 마음이 가는 사람들에게,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할 수 있는 장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도 낭비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이 모여 작은 일을 해나가는 단체다. 누군가를 사랑으로 도울 수 있는 건 특권이자 은혜이고 리커넥트는 그것을 누리는 복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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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넥트

 

작년 이맘때를 되돌아본다. 우리만의 유튜브 콘텐츠에 힘을 들여봤고 정신건강 워크숍에도 참여하고 어린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그로부터 1년 뒤, 계획에 없던 상황 때문에 리커넥트의 바퀴가 속력을 내지 못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몸은 잠시 멈춰도 신앙은 전진할 수 있고 우리가 미처 다 알 수 없는 하나님의 큰 그림은 선과 지혜로 갖춰졌기에 괜찮다. 리커넥트는 처음부터 세상이 말하는 성공을 목표로 한 기업이 아니다. 그저 내 옆에 소외된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싶어 시작됐다. 이처럼 삶으로 드리는 예배는 우리 눈에 휘황찬란해 보일 필요 없다. 겨자씨만 한 믿음뿐일지라도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꽃 피우실 것이다. 그 믿음으로 리커넥트는 걸어왔던 길을 계속해서 기쁨으로 갈 것이다. 사랑을 전하고 그로 인해 이웃과 사회가 연결됨으로 우리가 말하는 성공을 이뤘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태 걸어왔던 길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리커넥트가 걸어갈 행보를 모두가 따듯한 관심과 사랑의 손길로 함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원처치 저자 리커넥트, 최유진

profile

리커넥트는 하나님의 사랑을 가지고 사회를 섬기는 자선 단체이다. 사회 이슈들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사회 참여의 장을 마련하는 플랫폼 메이커이다. 현재는 노숙인들을 위한 자립 활동 프로그램과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리커넥트에 함께하고 있는 크리스천 청년들이 사회를 섬기면서 들었던 생각과 품게된 마음들을 칼럼에 담았다. 삶의 예배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고민을 각 멤버의 시선에서 글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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