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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울증' 이겨내기

by 아람 posted Mar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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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COVID-19) 가 모든 뉴스와 사람들의 대화를 잠식했습니다. 

 

실시간 뉴스 알림으로 스마트 폰이 계속 울려대고, 받은 메일함에는 급변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대책과 대응 매뉴얼이 잔뜩 쌓여가고, 병원에서도 관련 메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고 있습니다. 이 글 초안을 쓰고 수정을 하는 며칠 사이에 뉴질랜드 정부의 코로나19바이러스 대응 경보가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되었고 이 글이 게시될 때는 이미 최고 단계인 4단계 발령되었을 것입니다. 몇몇 업종을 제외하면 많은 수의 사업장과 공공 장소들이 임시 폐쇄되며 외부 이동에 제한도 가해질 것입니다. 우선 한 달 동안 이런 조치를 시행 후 확진자 증가세나 패턴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이런 제약 사항들로 인해 평소에 즐기던 여가 활동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모임이나 교회의 예배 등도 다 멈추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각자의 집에 고립되어 지내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뉴질랜드보다 두어달 앞서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이는 앞으로 뉴질랜드에도 동일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이 현상은 주요 우울장애보다는 적응장애나 우울감이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자세한 의료적 지식은 차치하고, 많은 분들이 경험하시게 될 심리적인 어려움이 조금은 덜 힘들게 지나가기를 바라며 몇 가지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뉴스와 거리두기

 

이미 과잉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지만 이런 사태 가운데 접하는 뉴스의 양은 평소보다 몇 배로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공식적인 뉴스 채널 외에도 SNS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뉴스'의 양 또한 매우 많습니다. 게다가 후자의 경우 잘못된 정보도 많아 불필요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조장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적당한 간격으로 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고 양질의 음식도 과식하면 몸에 좋지 않듯이 이런 때일수록 ‘건강한’ 뉴스를 적당히 ‘섭취’하기 위해서 정해진 시간 외에는 뉴스를 아예 보지 않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데 중요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만큼 ‘뉴스와 거리 두기’도 실천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둘째, 대화 많이 하기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정확히 말하면 ‘신체적 거리 두기’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신체적 거리는 두더라도 사회적(관계적) 거리는 더 좁혀야 ‘코로나 우울증’을 예방 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도 한국 정부 못지 않게 상황을 잘 관리하고 있지만 세계에 이미 넓게 퍼진 이 바이러스 관련 상황을 보며 걱정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반응입니다. 당연한 것 뿐만 아니라 건강한 반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과 ‘불안’이 너무 과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이에게는 그것이 공포나 공황으로 경험되어지기도 합니다. 개인에게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그렇습니다. 

 

공포, 불안, 슬픔, 짜증, 상실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듣고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그런 감정을 이야기 할 때 "그런 이야기 하지마!"와 같은 반응 보다는 "그래~ 그렇게 느끼고 있구나. 하지만 우리가 손을 잘 씻고, 기침 할 때 잘 가리는 것으로 우리도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어"와 같이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말로 하지 않더라도 부모가 느끼는 불안을 아이들도 감지합니다. 부모의 의연하고 침착한 행동들이 아이들의 불안과 우울을 막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패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과의 대화가 우리의 영적 건강을 포함한 전인적 건강을 지키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믿으시고 하나님과의 관계적 거리를 좁히는 시기로 훈련해 보시는 것 역시 권합니다. 
 
셋째, 건강한 습관 유지하기

 

건강한 습관과 하루 하루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휴교, 직장폐쇄,  자가격리 등을 하는 상황일때 이것은 더 중요합니다. 적당한 수면과 건강한 식사 그리고 아이들의 경우라면 학교 시간에는  자기 주도 학습이나 독서를 하며 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일상의 상실이라는 면에서 우리 모두가 애도의 기간을 겪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럴 때 일수록 기존의 삶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이 시간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됩니다. 

습관적인 측면에서 술과 담배 등의 사용이 급변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만약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많이 피운다면 기저의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감 증가 등의 표현일수 있으니 다른 건강한 방법으로 그런 감정들을 해소 할 수 있도록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전문적인 치료나 상담을 고려하실수도 있습니다.
 
넷째, 자연과 가까이 하기

 

뉴질랜드에 사는 우리가 누리는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는 자연 환경은 이런 상황 가운데서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한적한 해변가를 걷는다던가 조용한 산책로를 걷는 것도 좋을 것이고, 텃밭이나 정원을 꾸미는 일, 혹은 실내에서 작은 화분을 키워보는 일 등도 좋은 여가 활동이 될 것이고, 잠시 집 앞의 잔디를 맨발로 밟고 서서 그 푸릇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움직이는 운동의 효과나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 혹은 자연을 느끼며 그 한순간에 집중함으로서 복잡한 생각들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실 겁니다.


다섯째, 서로 챙겨 주기

 

우리의 정서적 건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한 요소는 소속감입니다. 이민자로 생활하다보니 주위에 가족이나 친지가 없거나, 이곳에 오래 거주하지 않은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완전히 고립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버림받은 것만 같은 느낌을 쉽게 받게 됩니다. 이런 때 일수록 작은 것이라도 도움을 주고 받을 때 우리는 연대와 소속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로 부르신 교회 공동체의 역할이 그래서 더 중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비록 교회 건물에 모여 예배 드리지 않더라도 안부를 묻는 전화 한통이나 문자 하나가 누군가의 우울감을 크게 덜어 줄 수도 있습니다. 그건 상대방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여섯째, 전문가를 찾으세요

 

아마 이 시기를 거치며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은 정말 많을 겁니다.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가실 겁니다.

그럼에도 혹시 우울감이 몇일 이상 지속되고 식욕이나 수면의 변화, 삶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확 사라진 것 처럼 느끼신다면 꼭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 

 

마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뉴질랜드만 놓고 본다면 대응 경보 4단계가 아주 오래 지속 되지는 않겠지만, 세계 전체를 놓고 본다면 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완연히 줄어드는데 있어서 어떤 이들은 최소한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몇 개월로 예측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 때문에 한동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가 아니라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말이 유행 했는데 장기전을 목전에 둔 현재, 우리는 비록 신체적 거리는 유지하더라도 마음만은 뭉쳐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각자 또 서로를 챙기며 함께 ‘코로나 우울증’을 이겨내기를 바람합니다

 

 

 

 

원처치 저자 김아람 장로

profile

오클랜드 의대를 졸업, 메시대학에서 인지행동심리치료 준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질랜드, 아일랜드 등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경력을 쌓고, 영국왕립정신과협회와 호뉴정신과협회 정회원 자격을 취득, 모성, 영유아, 교차문화 정신건강의학 분야 등에서 전문의로 활동해 왔다. 오클랜드 대학에서 명예강사로 일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칼럼과 세미나, NGO단체 활동 등을 통해 교민 및 지역 사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노스쇼어 한인교회 장로와 뉴질랜드장로교단 목회자후보생선발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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