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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현의 목회칼럼

봄의 생명처럼

by 원처치 posted Sep 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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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생명처럼

"우리는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생명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내려와서 두 번째로 겨울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겨울 혼자 자취하면서 너무 추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이번 겨울은 그나마 가족들이 곁에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덜 추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새벽마다 일어나 교회에 갈 때면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장갑까지 끼고 갔으니까요. 웬만해선 전기장판을 켜지 않고 자는데 이번 겨울엔 전기장판을 켜고 잔 날들이 있었습니다. 추위를 타는 체질이 아니었는데 어느새 겨울이 싫어지는 것은 나이 탓도 있나 봅니다.

 

겨울이 겨울다워야 여름이 여름답다는 자연의 법칙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추위에 떨던 기억을 더 이상 낭만이라고만은 부를 수 없을 만큼 나이가 들어서인지 어서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더 간절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주중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틈을 이용해 길을 걸은 적이 있었습니다. 모처럼 여유 있게 천천히 길을 걸으면서 내 잔등에 조용히 내려앉는 햇볕을 즐기던 중에 우연히 길가에 서 있는 나무에 꽃이 피기 위해 꽃망울이 선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주색 꽃망울들이 금방이라고 터질 것 같은 모습으로 가지마다 서 있었던 것입니다.

 

 

 

겨울이 제아무리 추워도 오는 봄을 막을 힘은 없나 봅니다. 꽃망울 안에 간직된 봄의 생명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겨울의 기운을 조금씩 밀어내며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생명의 힘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생각해 보면 우리 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생명이 있습니다.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사신 우리 주님의 생명이 우리 안에 살아 있습니다. 비록 우리 삶에도 겨울 같은 고난이 있고,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시련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생명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겪은 고난과 시련들은 마치 나무의 나이테와 같습니다. 특히 나이테의 경계선은 겨울을 나며 만들어진 것입니다. 테와 테 사이의 간격이 촘촘할 때는 나무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같은 시기에 나무는 물을 찾아 더 깊이 뿌리를 내렸을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나무는 살아남았고, 좋은 환경이 찾아왔을 때, 더 왕성하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생명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있습니다. 고난과 시련이 있지만 그 생명의 증거는 언젠가는 신앙의 나이테로 분명하게 남을 것입니다.

 

 

 

원처치 저자 배태현 목사

profile

서울신학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캐나다 크리스천 칼리지에서 기독교상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오클랜드에서 최초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를 개척한 후 2곳의 교단교회를 더 개척했으며, 현재는 크라이스트처치 새소망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1996년 '한맥문학'지를 통해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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