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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현의 목회칼럼

겨울은 추워도 추억은 따뜻하다

by 희망중독 posted Apr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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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추워도 추억은 따뜻하다

 

"하나님과의 추억을 붙들며 그분을 향한 신뢰를 절대로 놓지 마십시오."

 

지난주에는 계속 날씨가 쌀쌀했습니다. 해가 잘 들지 않는 제 방의 기온은 바깥보다 더 낮을 때가 많습니다. 문을 닫고 히터를 켜면 조금 따뜻해지기는 하지만 방이 작은 탓에 공기가 나빠져 곧 머리가 아프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웬만하면 히터도 켜지 않고 두터운 외투를 껴입고 버팁니다. 그러나 손이 시린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문서를 작성하느라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몇 자 적다가는 그만두고 시린 손끝을 비비곤 합니다. 때로는 호호 입김을 불며 손을 비비기도 합니다. 그러느라 문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집니다.

 

손을 비비다가 문득 어린 시절 한국의 겨울이 생각났습니다. 추운 겨울 저녁, 퇴근하신 아버지는 외투 안쪽에서 무언가를 꺼내 저와 제 동생에게 주시곤 했습니다. 바로 집에 오시는 길에 사신 군고구마가 든 종이봉투였습니다. 식을까봐 외투 안에 넣으시고는 종종 걸음으로 달려오셨던 것입니다. 식사하시는 아버지 곁에 앉아 동생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군고구마를 까먹는 것이 그리도 맛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장난기가 동하면 까만 재가 묻은 손으로 동생의 얼굴을 만지며 모른 척 검은 자국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온 식구들이 그 모습을 보며 함께 웃었습니다.

 

겨울은 계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늙어 쇠약하시고, 동생은 아이 둘 대학공부 키우느라 바쁘게 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먼 곳 뉴질랜드에 와서 목회를 한다는 핑계로 가족들을 챙기지도 못하고 살아갑니다. 하루하루 외로운 투쟁과 같은 이민자의 삶을 살면서 문득 내 마음이 입김을 불며 손을 비벼야할 만큼 쌀쌀한 이곳의 겨울날씨보다 더 춥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보고 싶어 졌습니다. 다행인 것은 때때로 겨울이 찾아오는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따뜻한 추억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군고구마 하나가 전해준 그 따스한 기억이 또 다른 기억들과 함께 불꽃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추운 날이면 그 추억의 불을 다시 지피며 따뜻한 온기를 마음 가득 느끼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내 마음에도 겨울이 가고 봄이 오겠지요.

 

신앙생활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살다보면 겨울 같이 쌀쌀하고 추운 시간들이 오겠지만 날 구원하신 하나님께서 지금껏 내 삶에서 행하신 일들을 추억하며 기도하다 보면 어느새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와 있는 것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겨울은 춥지만 추억은 따뜻합니다. 하나님과의 추억을 붙들며 그분을 향한 신뢰를 절대로 놓지 마십시오.

 

 

원처치 저자 배태현 목사

profile

서울신학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캐나다 크리스천 칼리지에서 기독교상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오클랜드에서 최초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를 개척한 후 2곳의 교단교회를 더 개척했으며, 현재는 크라이스트처치 새소망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1996년 '한맥문학'지를 통해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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