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처치 칼럼

|  뉴질랜드 칼럼니스트들의 이야기

김용환 자서전

11. 바누아투 선교 이야기 (4) 선교지에서 첫날 밤

by 원처치 posted Oct 26,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11. 바누아투 선교 이야기

 

(4) 1990년 7월 15일, 선교지에서 첫날 밤

 

첫날 밤 이란 흥분된 밤이요 기대하는 밤이요 상상하는 밤 이다. 우리는 첫날밤을 이야기하면 신혼의 첫날밤을 연상하면서 달콤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이야기하는 첫날밤이란 신혼의 첫날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첫날밤은 그 밤에 따라서 일생을 두고 잊지 못할 일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동리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를 다녔다. 우리 마을은 촌명이 예배촌 혹은 교인촌 이라고 했다. 이는 전 동리 사람들이 다 교회를 다닌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특별한 마을이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복을 많이 주신 마을이란 것은 분명했다. 올해는 예배촌 마을이 생긴 지 꼭 75년이 되는 해이다. 내가 이 마을 생겨나던 해에 태어나 지금 75세가 되었으니 예배촌 또한 75년 역사를 지닌 셈인 것이다. 하나님의 축복된  마을이라고 하는 이유는 75년 된 이 예배촌 마을에서 목사와 교역자가 40여명이 배출되었다는데 있다. 지금 이 40여명이 주의 종들이 되어 전국 방방곡곡과 멀리 해외에서 목회와 선교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하나님의 축복치고 너무 큰 축복이라고 생각을 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서울에서 방학을 하여 내려오신 당시 엄두섭 전도사(당시 신학생)님이 여름성경 학교 강사로 오시어 여름성경학교를 하게 되었었다. 그때 그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귀한 일은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하는 일’이다”라고 하며 우리 또한 앞으로 커서 목사가 되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나는 당시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령의 감동이었는지 “나도 목사님이 되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 어린 나는 기도하면서 인생목적을 정하고 목사의 길을 택하여 걷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가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1985년에 방파선교회의 후원으로 선교사의 사명을 받아 먼 이역만리 뉴질랜드와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까지 와서 사역을 하면서 이런 일 저런 일들을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Scan_009.jpg

바누아투 마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김용환 목사

 

뉴질랜드 장로교회의 소개로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라는 나라에 첫 원주민 선교가 시작되었다. 남태평양은 21개의 작고 큰 나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누아투라는 나라이다. 1980년에 프랑스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이다. 독립한지 약 30 년 밖에 안 되었기에 모든 면에 어려움이 있었다. 제대로 자립한 교회도 거의 없어서 7~8개 교회를 교역자 한 명이 담당할 정도였다. 그런 섬나라에 1990년초에 들어가 원주민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바누아투 선교 첫날 신학교 교장의 안내로  와이라파(Wairapa)라는 원주민 마을에서 첫날밤을 지내게 되었다. 원주민 마을은 약 20여개의 움막집으로 되어 있었는데, 동리 한 가운데를 중심으로 20여개의 움막집들이 뺑뺑 둘러있었으며, 운동장을 한 가운데 두고 생활하고 있었다.

 

와이라파(Wairapa) 원주민 마을에 들어가 한 원주민의 집에서 첫날밤을 지나는데, 밤에 전혀 불이 없을뿐더러 움집 안에는 땅 바닥위에 코코넛 잎으로 만든 깔것을 깔고 자야했다. 더욱 30도가 넘는 찜통 같은 움막에서의 첫날밤은 그야말로 생지옥 같은 밤이었다. 움막 안 천장에는 어디서 왔는지 도마뱀이 마라톤을 하고 있었고, 모기는 수없이 달려들어 피부를 물어뜯어 가려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샌드플라이’라는 한국의 깔다귀(하루살이) 같은 것들은 얼굴이며 다리며 손발에 악착같이 달라붙었다. 너무도 더운 날씨에 수많은 모기 때와 수많은 깔다귀 때들의 침공에 결국 견딜 수가 없어 움집을 뛰쳐나왔다. 움집에서 나와 동리 한 가운데 마을 마당을 보니 어둠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마치 아프리카 야생 동물원 같은 광경이었다.

 

v03.jpg

바누아투 움막집의 모습

 

우선 풀어 놓은 소 때들은 동리 운동장에서 풀을 뜯으며 대소변을 분별없이 방뇨하고 있었고, 돼지들은 수십 마리가 무리를 지어 소리소리 지르면서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게다가 개 때들은 다 모여 짓고 싸우고 쫓고 쫓기면서 그 긴 밤을 지내었다. 더욱이 동리 온 짐승들이 암, 수컷별로 다 모였으니 소, 돼지 할것 없이 수컷 짐승들이 암컷 사냥에 날뛰는 밤중 광경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선교지에서의 첫날밤, 움막집의 무더위 속에서 모기 때와 깔다귀 때에 시달려 잠을 이루지 못하였고 동리 운동장은 소, 돼지, 개 때들의 수라장이었으니 그 날은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 밤새토록 한숨도 못잔 나는 동리 추장에게 지난밤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동물들을 풀어놓은 것은 와이라파 동네가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운동장 풀 깎는 방법이라고 했다. 넓은 동리 마당을 오직 짐승들에게 맡겨 해결하고 있다면서 지극히 평상적인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동리 마당현장을 가보니 완전히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밤새도록 수십 마리의 동리 짐승들의 똥, 오줌이 진창이 되어있어 어느 한 군데 발 디딜 곳이 없었다. 게다가 밤새 온 동리 짐승들이 배설한 똥, 오줌으로 인해 악취냄새는 진동을 하였다. 그러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위생문제도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그날 아침 나는 조용히 생각을 했다. 선교를 생각할 때 현지인들에게 복음이란 큰 틀 안에서 보건위생의 문제 또한 선교적으로 섬겨야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선교지의 첫날밤은 흥분의 밤이라기보다 모기 때와 깔다귀 때들의 침공의 밤이었고 짐승들의 똥 오줌의 악취의 밤이었기에 심히 괴로운 고통의 밤이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오늘 바누아투에 보건 간호학교를 세우게 하시고 원시인 같은 원주민들에게 복음과 치유와 위생교육으로 영과 육을 살게 하는 사역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나의 여생을 이렇게 영 육간에 무지한 그들에게 복음과 치유로 새로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이 최상의 선교사역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원처치 칼럼

뉴질랜드 칼럼니스트들의 이야기

  1. 카바에서 마리화나로! 몸살을 앓는 남태평양 섬나라들

    “남태평안 섬나라 사람들에게 성령의 열매인 절제가 절실합니다” 평화롭고, 조용하며, 왠지 하와이안 특유의 멜로디가 흥얼거려질 것 같은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람들은 어떠할까? 언젠가 섬나라 중에 한 군데를 방문했을 때 ‘이곳은 술이나...
    Date2019.04.16 Category뉴질랜드 절제회 칼럼
    Read More
  2. 뉴질랜드 연대별 부흥 역사 (14) - 평신도 치유 사역자 제임스 무어 힉슨

    평신도 치유사역자 제임스 무어 힉슨 ©EBAY 1923: 평신도 치유 사역자 제임스 무어 힉슨 (James Moore Hickson) 제임스 무어 힉슨은 1923~1924년에 뉴질랜드를 방문한 치유 사역을 하는 성공회 평신도 였으며 그의 복음 운동은 성공회 신부들에게 지지를...
    Date2019.04.16 Category뉴질랜드 종교 이야기
    Read More
  3. 영적인 다이어트

    영적인 다이어트 "영적인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영적인 비만이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2012년 통계이긴 합니다만 마이크로네시아와 통아가 세계 177개 국가들 중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지구상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가...
    Date2019.04.06 Category배태현의 목회칼럼
    Read More
  4. 적당한 좌절

    적당한 좌절 "적당한 좌절을 경험하면서 더 건강하고 견고한 신앙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교육학자들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경험하는 적당한 좌절(optimal frustration)이 인격의 바른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습니...
    Date2019.03.26 Category배태현의 목회칼럼
    Read More
  5. 뉴질랜드 연대별 부흥역사 (13) - 웰링턴 시티미션

    1922년 웰링턴 시티미션 건물 ©natlib.govt.nz   뉴질랜드 연대별 부흥역사 (13) 웰링턴 시티미션   *다음은 오순절계통의 단체에서 작성한 글을 번역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1923년: 웰링턴 시티미션(Wellington City Mission)   뉴질랜드 오순절교회   1...
    Date2019.03.18 Category뉴질랜드 종교 이야기
    Read More
  6. 뉴질랜드 청년 청소년 음주와 우울증성 자살 보고서

    뉴질랜드 청년 청소년 음주와 우울증성 자살 보고서 “중독성을 알면서도 술과 담배, 음란을 끊을 수 없는것에, 청년, 청소년들이 절망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가도 잊혀지지 않는 사건들이 있다. 더욱이 무궁무진한 미래를 갖은 청소년들의 어처...
    Date2019.03.15 Category뉴질랜드 절제회 칼럼
    Read More
  7. 시선, '낯선'

    시선, '낯선' "그 첫 만남은 그들에겐 세상으로 열린 작은 소통의 창구를... 우리에겐 그리스도의 사역에 참여하는 첫발을 허락하게 하였다" “어디서 왔다고?” “몰라, 지난주부터 보이던데.” 낯선 동양인에 대한 시선이 이곳...
    Date2019.03.15 Category라누이, 낮은마음 이야기
    Read More
  8. 뉴질랜드 연대별 부흥역사 (12) - 스미스 위글스워스의 두 가지 예언

    복음주의자 스미스 위글스워스의 모습   뉴질랜드 연대별 부흥역사 (12) 스미스 위글스워스의 두 가지 예언   *다음은 오순절계통의 단체에서 작성한 글을 번역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스미스 위글스워스(1859~1947)는 세상을 떠나기 전 "향후 수십 년 간 ...
    Date2019.03.05 Category뉴질랜드 종교 이야기
    Read More
  9. 기적을 만드는 교사

    기적을 만드는 교사 "얘들아, 선생님 강아지를 위해서 기도해 주겠니?" 교회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사교육을 진행할 때면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여러분의 어린 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 혹은 교회학교 선생님은 어떤 분인가요?’ 그...
    Date2019.03.02 Category교회교육 현장 이야기
    Read More
  10. 라누이, 낮은마음 이야기 - 들어가며

    라누이, 낮은마음 이야기 - 들어가며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차 문을 열 때면 언제나 엷게 베어 나오는 쉰내가 훅 하며 먼저 나를 반긴다. 한여름의 후덥했던 시간이 지나며 베어...
    Date2019.03.01 Category라누이, 낮은마음 이야기
    Read More
  11. 17. 아름다운 노년

    17. 아름다운 노년 일찍이 '앙드레 지드'는 말했다. "늙기는 쉽지만, 아름답게 늙기는 어렵다." 그게 누구든 늙게 마련이다. 아무리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해도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젊은이들은 흡사 늙지 않을 것처럼 살지만, 그들도 역시 늙게 된...
    Date2019.03.01 Category김용환 자서전
    Read More
  12. 16. 여러분 감사합니다

    16. 여러분 감사합니다 1985년에 시작했던 서교사역을 2016년까지에 공식적인 선교사역을 미치게 되니 꼭 31년이 된다. 51세의 젊은 나이로 선교사역의 길을 떠나 이제 82세의 은퇴목사가 되어 지나온 세월을 지나면서 동분서주하면서 선교사로 목회자로 학원...
    Date2019.03.01 Category김용환 자서전
    Read More
  13. 개인인가 공동체인가

    개인인가 공동체인가 "공동체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것" ‘사랑’과 ‘용서’는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모인 교회는 조금 다릅니다. 신약성서는 교회라고 하는 신앙 공...
    Date2019.03.01 Category배태현의 목회칼럼
    Read More
  14. 뉴질랜드 연대별 부흥역사 (11) - 허버트 부스, 토마스 켐프, 스미스 위글워스

    복음주의자 스미스 위글스워스의 모습 뉴질랜드 연대별 부흥역사 (11) 허버트 부스, 토마스 켐프, 스미스 위글스워스 *다음은 오순절계통의 단체에서 작성한 글을 번역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1919: 허버트 부스 (Herbert Booth) 1919년 고(故) 부스 장군(구...
    Date2019.02.21 Category뉴질랜드 종교 이야기
    Read More
  15.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풍부한 내적 자원으로 사람들을 품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목회자이다 보니 이런 저런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이젠 제법 연륜이 깊어 처음 보는 사람과도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의 내면이 어떤 상태...
    Date2019.02.21 Category배태현의 목회칼럼
    Read More
  16. 15. 은퇴 후 나의 생활 - 해외선교사역과 성서공회사역

    2018년 7월 김용환 목사가 오클랜드의 한 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ONECHURCH 15. 은퇴 후 나의 생활 4) 해외 선교사역 시절 1990년부터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를 중심으로 해외선교사역이 시작되었다. 선교 파송 당시 뉴질랜드장로교 총회의 간곡...
    Date2019.02.13 Category김용환 자서전
    Read More
  17. 교회교육의 신비

    교회교육의 신비 "전도사님! 침대에서 기도하는데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어요" 첫 번째 이야기 사역 초기의 유치부를 섬기고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6살 진우는 교회에 출석한지 두 달 정도 된 남자아이였다. 눈망울이 크고 심성이 착한 아이로 교회의 모 권사...
    Date2019.02.12 Category교회교육 현장 이야기
    Read More
  18. 목회 칼럼: 변화와 도전

    평화 또는 도전 "평화 속에서도 도전하고, 위험 속에서도 평화를 누리라!"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가 세계에서 평화스러운 나라 2위였습니다. 호주의 경제·평화 연구소에서 발표한 ‘세계평화지수(GPI) 2018’ 보고서에 의하면 뉴질...
    Date2019.02.09 Category배태현의 목회칼럼
    Read More
  19. 임신 중에는 술 한잔도 심각하게 위험하다

    임신 중에는 술 한잔도 심각하게 위험하다 "태아알코올증후군, 태아알코올범주장애를 가진 아기는 평생 치료 불가하다" 뉴질랜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난 수 십 년에 걸쳐 여성 음주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특별히 젊은 여성들의 지속적인 음주 증가율...
    Date2019.02.09 Category뉴질랜드 절제회 칼럼
    Read More
  20. 목회 칼럼: 기억의 인출과 응고

    기억의 인출과 응고 "거룩한 기억의 인출과 응고는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도 끊임없이 나누어져야할 것들입니다." 김민식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기억의 과정은 크게 3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 첫 단계는 부호화 단계로 최초의 경험을 기억이라는 장치...
    Date2019.02.01 Category배태현의 목회칼럼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