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곡에서 말씀을 만나다 7 ] 내 맘의 강물 : 멈추지 않는 은혜의 플로우(Flow)

가곡에서 말씀을 만나다
내 맘의 강물 : 멈추지 않는 은혜의 플로우(Flow)
"그들은 그곳을 지날 때(They pass through), 불평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그 열악한 환경 자체에 도전하여 '샘물(Springs)'을 만들어 냈습니다. "
두통약과 진짜 문제 :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머리가 아프다는 엄마에게 여덟 살 막내아들이 아스피린을 건넵니다. "엄마, 약 안 먹어서 머리가 아픈 거야." 아이의 눈에는 '두통약 부족'이 통증의 원인처럼 보였나 봅니다.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한구석이 찌릿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다를까요?
어떤 문제나 현실을 만날 때 우리는 늘 두 갈래 길에 서게 됩니다. 하나는 증상만 얼른 덮어버리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짜 '원인'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문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증상을 잠재우는 것'을 '문제를 해결했다'고 착각한다는 점입니다. 아스피린은 진통제일 뿐, 두통의 근본 원인을 치료해주지 않습니다.
익숙하고 많은 사람이 다니는 넓은 길이라 해서 덥석 들어섰는데, 그 길이 단지 '아스피린을 사러 가는 길'에 불과하다면 우리의 삶은 참 허무해지지 않을까요? 원인을 찾아 나서는 길은 좁고 낯섭니다. 아무나 선뜻 가지 않는 어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때에 우리는 바로 그 낯선 길, 본질을 향한 길을 걸어야 합니다.
The Valley of Baca: 눈물 골짜기를 통과하는 법
시편 84편을 보면, 시온(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며 길을 만들어 나갔던 거룩한 순례자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들이 걸었던 시온을 향한 길은 결코 '비단길'이 아니었습니다. 그 길 한복판에는 '눈물 골짜기(The Valley of Baca)'가 있었습니다.
'Baca'는 거칠고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는, 말 그대로 고통의 현장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예고 없이 이 'Baca'를 만납니다. 시험 낙방, 취업 실패, 인간관계의 상처, 불확실한 미래… 인생의 빡빡한 가뭄 속에서 우리는 대개 어떻게 반응해 왔나요?
"왜 나한테만 그래?" 하고 짜증을 내거나, 도망치거나, 혹은 술이나 순간적인 자극으로 잊어보려 아스피린을 찾진 않았나요? 그러나 성경 속 순례자들은 달랐습니다. 시편 84편 6절은 말합니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통행할 때에 그곳으로 많은 샘의 곳이 되게 하며..." 영어 성경 표현대로 그들은 그곳을 지날 때(They pass through), 불평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그 열악한 환경 자체에 도전하여 '샘물(Springs)'을 만들어 냈습니다.
'모진 된서리' 끝에 맺히는 진주알
한국 가곡 <내 맘의 강물>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새파란 하늘 저 멀리 구름은 두둥실 떠나고, 비바람 모진 된서리 지나간 자욱 마다 맘 아파도, 알알이 맺힌 고운 진주알 아롱아롱 더욱 빛나네."
모진 된서리와 비바람을 맞을 때, 우리는 거친 눈물 골짜기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조개가 고통스러운 모래알을 감싸 안아 영롱한 진주를 만들어내듯, 믿음의 시선을 가진 사람은 고통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보배를 발견해 냅니다.
눈물 골짜기에 웅덩이(Pools)를 파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 빈 웅덩이에 비를 내려 샘(Springs)이 되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영역(이른 비의 은택)입니다. 어차피 마른땅이라면, 불평하는 대신 하나님의 은혜를 담아낼 웅덩이를 미리 파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웅덩이를 다 파놓았다면, 그다음은 겸손히 그분의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릴 때, 비로소 그 웅덩이는 생명이 넘치는 샘터가 됩니다.
마음에 '시온의 대로'를 깔아라
위기를 기회로, 눈물을 샘물로 바꾸는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결정적인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에 시온의 대로(Pilgrimage)'가 있다는 점입니다.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시편 84:5) 그럼 우리 마음속에 하나님을 향한 오솔길이라도 나 있나요? 아니면 그 길마저 잡초가 자라 끊어져 있나요?
오솔길이 튼튼한 '대로'가 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나님과의 '추억'과 '흔적'이 자주 쌓이면 됩니다. 세상과의 흔적이 많아지면 세상으로 통하는 대로가 뚫리고, 하나님과의 추억이 많아지면 시온의 대로가 넓어집니다.
그 추억은 거창한 이벤트에서 오지 않습니다. 매일 숨 쉬고, 걷고, 찬양하고, 책을 읽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하나님의 기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감사)에서 시작됩니다. 일상을 비범함으로 볼 수 있는 눈이 바로 하나님과 만드는 최고의 추억입니다.
당신의 강물은 어디로 흐르고 있습니까?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 <가지 않은 길>에서 훗날 이렇게 고백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남들이 다 가는 편안한 아스피린의 길 대신, 불평 대신 웅덩이를 파고, 일상의 감사를 통해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대로를 내는 그 낯선 길. "수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그날 그땐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세월은 흐르고 세상의 환경은 계속 변하지만, 하나님과 쌓은 추억과 감사로 채워진 우리 마음의 강물은 결코 마르지 않고 끝없이 흐를 것입니다. 오늘 하루, 눈물 골짜기 같은 삶의 한복판에 서 계신가요?
짜증 대신 은혜를 담을 웅덩이를 파봅시다. 모진 된서리가 지나간 자리에 아롱아롱 빛나는 진주알을 준비하고 계신 하나님을 기대하며, 마음에 '시온의 대로'를 힘차게 걸어가기를 응원합니다.
내 맘의 강물
이수인 작사-작곡
수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그날 그땐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새파란 하늘 저 멀리 구름은 두둥실 떠나고
비바람 모진 된서리 지나간 자욱마다 맘 아파도
알알이 맺힌 고운 진주알 아롱아롱 더욱 빛나네.
그날 그땐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으며, 원처치의 신학적, 정치적 등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원처치 저자 박성열 목사
박성열 목사는 뉴질랜드 남십자성어린이예술단 음악감독으로 8년 간 봉사했으며, 뉴질랜드 시온합창단(성인혼성) 지휘자로 또 8년 간 봉사했다. 또 뉴질랜드 오페라단 단원으로 12년 간 활동했다. 오클랜드 장로합창단 지휘자로 13년 째 봉사하였으며, 현재는 오클랜드 오라토리오코랄 운영위원장으로 13년 째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예수찬양교회 시니어 목사로 20년 째 사무하고 있다.
원처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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