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관리하기 2] 좋은 페인터 고르는 법

Gulf Rise 인테리어 현장
집 관리하기
좋은 페인터를 고르는 법
"가격보다 중요한 것들"
집보다 사람이 더 오래 남는다
오랜 기간 동안 페인터로 일하면서 나는 집보다 사람을 더 많이 기억하게 됐다. 공사가 끝난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해하던 사람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며 “처음부터 다시 해야겠네요”라고 말하던 사람들이다. 집의 크기나 위치보다 그 장면들이 더 오래 남는다. 그 둘을 가른 건 대부분 페인터 선택이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 가격
집주인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늘 같다. “얼마면 되나요?”, “많이 비싼가요?” 물론 비용은 중요하다. 하지만 페인팅 현장에서 수없이 확인한 사실이 하나 있다. 가장 싼 선택이 가장 비싼 결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더 그렇다. 이곳의 집들은 습기와 바람, 강한 자외선에 항상 노출돼 있고, 목조 주택 비율이 높다. 페인트 상태가 곧 집의 상태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의 페인팅은 색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집을 보호하는 작업에 가깝다.
좋은 페인터는 말을 먼저 꺼낸다
경험상 좋은 페인터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붓보다 말을 먼저 든다. 어떤 페인트를 쓸지, 왜 그 제품을 선택했는지, 이 집 구조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어디인지, 지금 꼭 해야 하는 작업과 나중에 해도 되는 작업은 무엇인지까지 설명한다. 설명을 많이 한다는 건 일을 질질 끈다는 뜻이 아니라, 책임질 범위를 분명히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다 됩니다”라는 말이 편할 때
외벽 작업을 예로 들면 단순히 “외벽 페인트입니다”로 끝나지 않는다. 이 집이 햇볕을 많이 받는 방향인지, 비와 바람을 직접 맞는 면은 어디인지, 기존 페인트가 어떤 성분인지, 과거에 수분 문제가 있었는지 같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반대로 “다 됩니다”, “문제 없어요”, “다 똑같아요”라는 말만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듣기 편하다. 고민할 필요도 없고 결정도 빨라진다. 하지만 그 말은 대부분 ‘지금은 괜찮다’는 뜻이지, ‘나중에도 괜찮다’는 보장은 아니다.
겉보기엔 멀쩡했던 노스쇼어의 집
노스쇼어에서 작업했던 한 집이 떠오른다. 외벽 상태는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았다. 집주인은 “샌딩만 살짝 하고 바로 칠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니 기존 페인트 아래로 수분이 스며든 흔적이 있었고, 일부 웨더보드는 이미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그냥 덧칠하면 1~2년 안에 다시 들뜨는 건 시간문제다.
나는 문제 구간만이라도 부분 교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프라이머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처음 생각했던 예산보다 견적은 올라갔다. 집주인은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그 방향을 선택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집 외벽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때 조금 더 들인 비용이 이후의 반복 작업을 막아준 셈이다.
“렌탈이라서요”라는 말의 끝
반대로, 싼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도 여러 번 봤다. 오클랜드 서부의 한 렌탈 하우스였다. 집주인은 여러 견적 중 가장 저렴한 페인터를 골랐다. 조건은 단순했다. “일단 빨리, 싸게.” 작업은 빠르게 끝났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외벽 페인트가 들뜨기 시작했고, 창틀 주변에서는 벗겨짐이 심해졌다. 확인해보니 프라이머 작업은 거의 없었고, 손상된 목재 위에 그대로 덧칠한 상태였다.
결국 나는 그 집을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했다. 총 비용은 처음 견적의 거의 두 배였다. 집주인은 작업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조금 더 주더라도 제대로 할 걸 그랬네요.” 이 말은 현장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이다.
페인터에게 꼭 물어봐야 할 것들
그래서 나는 집주인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꼭 해보라고 말한다. 프라이머 작업이 포함돼 있는지, 손상된 목재는 어떻게 처리할 건지, 사용할 페인트 제품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지, 작업 후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은 어떻게 되는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거나 얼버무린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
결과는 붓을 들기 전에 정해진다
페인팅은 붓을 드는 순간 시작되는 작업이 아니다. 누구를 선택하느냐,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를 결정하는 순간 이미 결과는 상당 부분 정해진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집주인에게 돌아온다.
다음 회차에서는 많은 집주인들이 여전히 놓치고 있는 부분, 뉴질랜드 집에 맞는 페인트 선택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색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이 왜 중요한지, 현장에서 느낀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다.
SLP 송명진 대표는 원처치 소개로 온 고객에 한하여 전체 수입의 5%를 원처치 선교헌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원처치 칼럼은 저자의 주장이 담긴 글입니다. 정치적, 신학적 의도나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원처치 저자 송명진 대표
송명진 대표는 SLP 대표이자 오랜 경력과 다양한 경험을 지닌 전문 페인터로, 개인 주택과 상업용 건물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공 경력을 갖추고 있다. 풍부한 현장 노하우와 정직한 시공으로 고객의 신뢰를 받아왔으며, 모든 작업에 10년 워런티를 제공한다. 또한 뉴질랜드 마스터 페인터(Master Painter)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로서, 품질과 책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공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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